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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완벽한 하루] 04
#1. 양호실 안
바닥에 떨어진 cctv 테이프. 수아, 믿을 수 없는 듯, 두려움에 미복을 보는데.
굳은 표정의 미복. 불길한 침묵.
수아 (두려운) 이게- (미복보고) 이게 왜 여기 있어요?
미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차갑게) 그게 왜. 그게 뭔데?
수아 (똑바로 보며) 아까 cctv 고장 났다고 했는데- 이거 그 테이프잖아요!
미복 (자르며) 몰라. (하며 침대에서 일어나며) 난 나가봐야겠어. 이러고 앉아
있는다구 애가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수아 도훈엄마!
미복 (수아를 노려보며) 나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라. 그럼 설마 내가,
무슨 일을 벌이기라도 했단 말이야?! 우리 애한테?
수아 (냉정히) 그건 모르는 일이죠. 대체- 여기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에요?! 네?
미복, 수아를 한 번 노려보더니. 양호실 문을 열고 휙 나가버리는.
수아, 혼란스러운 듯 고개를 젓는데. 걱정스러운 듯 수아를 보는 예린.
그 때 수아의 핸드폰으로 메시지 들어오는 소리.
예린 엄마. 문자...
수아 어...? 어. 그래. (하며 핸드폰을 꺼내 보다가. 쇼크받아) 이게... 뭐야?
수아의 핸드폰 C.U. 미복과 상욱의 다정한 연인 풍의 사진. 그 아래로 문자.
‘모두가 알게 해줄게. 당신 진짜 모습을.’
뭐가 뭔지 혼란스러운 수아. 충격받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예린 (걱정) 엄마... 왜 그래? 괜찮아?
수아 (잠시 생각하다가) 예린아. 꼼짝하지 말구 잠깐만 있어? 엄마 금방 올게.
예린 (고개 도리도리) 싫어. 무서워.
수아 바로 문 앞이야. 금방 올거야. 응?
예린 (걱정스런 표정으로 있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수아, 급히 문을 열고 나가는.
#2. 양호실 밖 복도 / 밤
문을 열고 나온 수아.
수아 (다급히) 도훈엄마-!!
하며 급히 뛰어가 모퉁이를 돌면. 얼빠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 서 있는 미복.
핸드폰을 보고 있는. 미복의 핸드폰. 수아가 받은 것과 같은 사진이다.
수아의 기척에 보는 미복.
미복 (아무 말도 못하고 파래져 수아를 보는)
수아 (핸드폰의 사진을 보고 놀라) 이거..! (하고 미복 보는)
미복 (겁에 질린) 어떡해... 어떡하지..! 우리 도훈이!!
미복,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바닥으로 떨어진 핸드폰.
수아 누가 그런 건지, 짚이는 데 있어요?
미복 (고개 저으며) 없어... 몰라... 누구지? 응?!?
수아 (미복을 진정시키며) 진정해요..! 누가, 그냥 장난친 걸 수도 있어요!
미복 (고개 젓고) 누가, 누가 우리 도훈일 데려 가고... 이걸 보낸 걸거야! (패닉)
수아 (믿을 수 없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도훈일 누가 데려가다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게 얘기해요!!!
절망하는 미복의 얼굴.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 속 사진. C.U.
F.O.
타이틀 - 그녀들의 완벽한 하루
4부 - 겨울나라 여왕의 눈물
F.I.
호텔 전경 / 낮
#3. 수영장 안
(호텔 수영장 같은 고급스런 분위기가 나는 수영장)
풀 안. 도훈, 키판을 잡고 수영을 하고 있고. 사이드에서 지도하는 상욱.
조금 떨어진 곳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이를 보는 미복.
상욱 (호루라기를 불고)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하며 손으로 도훈을 잡아 끌어올리는. 도훈,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올라와
미복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면. 미복, 웃으며 타올로 도훈의 몸을 닦아주는.
뒤쪽에서 걸어오는 상욱.
미복 많이 늘었는데? 킥도 그렇고. 재밌지?
도훈 (시큰둥) 재미없어.
미복 왜. 너 수영 좋아하잖아.
도훈 (오는 상욱을 흘긋 보고) 나 수영 싫어해.
미복 얘가... (오는 상욱을 보고 생긋 웃고) 나가서 같이 밥먹을까?
상욱 (미소) 좋죠, 저야.
도훈 (못마땅한) 싫어. 왜 맨날 선생님하구 같이 가.
상욱 (달래는) 어이구. 우리 도훈이가 선생님하구 가는게 못마땅한가 부네?
도훈 (부루퉁한)
미복 왜그래 도훈아. 가자. 엄마가 너 좋아하는 스테이크 사줄게. 응?
미복 도훈을 달래며. 상욱에게 눈짓하는. 어색하게 웃으며 도훈을 보는 상욱.
#4. 레스토랑 안
식사 중인 도훈, 미복, 상욱. 도훈, 미복의 핸드폰을 갖고 놀고 있고.
대화중인 미복과 상욱.
미복 암튼. 그렇게 됐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상욱 (심란한 표정) 어쨌든... 제 시간에 애가 다쳤으니까. 맘이 안 편하네요.
미복 ...어차피 원엔 다른 애 들어올 거구. 그렇게 시간가다 보면, 잊혀질거야.
상욱 그래도...
미복 자기한테 불똥 안 튀게 할 거니까. (상욱의 손을 잡아주며) 나 믿어.
알았지?
상욱 (미복 보고. 고개 끄덕)
도훈, 미복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넘겨보는데. 미복과 상욱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이 보이고. 도훈, 못마땅한 표정. 삭제버튼을 눌러 사진들을 지워버리는.
#5. 미복의 집 안 거실 / 저녁
미복과 도훈 들어오면. 거실에 잔뜩 쌓여있는 트렁크며 짐들.
미복 (놀라) 이게 다 뭐야? (주방을 향해) 아줌마!
시모 왔니?
거실 저편에서 오는 시모. 도훈, ‘할머니~’ 하고 뛰어가 폭 안긴다. 놀라는 미복.
시모 (반갑게 안으며) 아이구, 우리 강아지-!
미복 (당황한) 어머님 오셨어요? 전화라도좀 하시지...
시모 (차게) 애미가 아들집 오는데. 꼭 말 하구 와야 하니? 넌 안사람이 살림
안하고 다 저녁에 어딜 싸돌아다녀?
미복 도훈이 레슨이 있어서... 근데.. (하고 집 둘러보며) 다들... 어디 갔어요?
시모 내가 다 보냈다. 너랑 나 있는데 사람이 뭐 필요해?
미복 (너무 어이없어서) 네..? (기막혀서) 근데.. 계시는 동안이라뇨? 그리구
이 짐은 다-
시모 종도가 얘기 안했어? 나 당분간 여기 있기로 한 거.
미복 (멘붕) 네...?
시모 (엄살시늉) 아휴... 내가 요즘 너무 몸이 찌뿌드드 한게 안 좋다 했드니.
우리 종도가 하도 와 있으라길래. (미복 빤히 보며) 왜. 내가 와서 싫으냐?
미복 아, 아니에요. 잘 오셨어요.
도훈 할머니, 우리 집에서 자구가?
시모 그럼! 할미 오~래오래 자구 갈게?
도훈 진짜?! 와~ 신난다~!! (폴짝폴짝 뛰는)
미복 (미치겠다)
(Jump)
주방. 굳은 표정의 미복, 앞치마를 두르고 도마에 칼질을 하고 있고.
거실쪽으로. 크게 TV를 틀어놓고. 바닥에 화투패를 깔고 TV를 보는 시모.
‘가요무대’ 쯤의 프로그램이 왕왕 울리고. 흥얼흥얼 따라부르는.
사뭇... 미복의 집과 안 어울리는 분위기.
미복 (거칠게 도마 칼질을 하며 중얼) 어디가 안좋으시긴 무슨...?
그 때 거실에서 시모, 박수치며. ‘아이고~’ 호들갑 연발.
시모 쟈는 차암~! 노래를 으찌 저리 찰지게 하는지!
미복, 열 받아 칼을 도마에 내리치는. ‘탕’ 하고 내리꽂히는 칼.
#6. 미복네 집 안방
화장대에 앉아 화장품을 바르고 있는 미복의 차가운 표정. 잠시 후 미복남편,
문을 열고 조심 들어오다가. 확 째려보는 미복과 눈이 마주치고. 깜짝 놀라는.
미복남편 아 깜짝이야... 아직 안 잤어?
미복 (노려보며) 오실거면, 언제 오신다 정돈 얘기해달라 했잖아요! 어째 매번-!!
미복남편 뭘 그래. 몸도 안 좋으신데 그냥 좀 오시면 어때서. 울엄마 당신처럼
까다롭게 따지는 사람두 아니잖아?
미복, 일어나더니 영수증 하나를 턱 하고 화장대 위로 올려놓는.
미복 이번 달 고지서. 육백짜리 핸드백에 삼백짜리 원피스. 백짜리 구두.
이거 지난 번 새벽 3시에 전화해서 울고짜고한 그년한테 줬어요?
미복남편 (당황) 어? 아니, 그게- (하다 짜증) 아니 왜 고지서는 뜯어보고...!
다 지난 일로 하기로 했잖아.
미복 (피식 웃고) 어쩜 취향이 이렇게 한결 같으신지... 차암 일관성 있어.
미복남편 그냥 술집 애야. 신경 쓸 것두 없어. 응?
미복 (노려보는)
미복남편 쫌있음 크리스마슨데. 당신, 뭐 필요한 거 없어? 뭐 해줄까?
미복 (차게) 됐구요. 지난 달 일본 갔다온 거 땜에, 잔고 얼마 안남았으니까.
통장에 한 이천만 넣어놔요.
미복남편 어? 어...
미복 그리구 호텔 회원권 연장이랑. 어머님 용돈두 드려야 되요.
미복남편 으이구.. 돈 얘기랑 도훈이 얘기, 것두 도훈이 돈들어가는 얘기 빼면
뭐 없냐...?
미복 (냉소) 왜요. 당신 여자 얘기도 있지.
미복, 화장대 옆 드레스룸으로 통한 다른 문으로 확 나가는. 미복남편, 한숨.
#7. 다른 룸
미복, 침대에 앉아 패션지를 뒤적거리다. 마음이 심란한 듯 한숨을 쉬고 있으면.
잠시 후 방문이 빼꼼 열리며 고개를 내미는 도훈.
도훈 (풀죽은) 엄마아...
미복 도훈아. 왜 안 자구 왔어? 일루 와-
도훈 (와서 침대위로 올라와 안기며) 아빠랑... 싸웠어?
미복 아. 아니야. 엄마랑 아빠랑 좀... 너두 친구랑 다툴 때 있잖아.
도훈 또. 할머니 와서 그래?
미복 (씩 웃고 마는) 아니라니까.
도훈 엄마... 아빠랑, 이혼해?
미복 (놀라) 아니~ 누가 그런 얘길 해? 어?
도훈 그냥...
미복 그런 일 없으니까. 자. 누워.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자. 응?
도훈 응.. (하며 미복의 품으로 파고드는) 히히.
(Jump)
다음날 아침.
침대에 잠든 도훈과 미복. 그때 방문이 확 열리며. 시모 들어오는.
시모 (언성) 야! 아가!
미복 (놀라 일어나며) 어, 어머님-
시모 (기세등등) 지금이 몇 신데 여편네가 아직 퍼자냐? 종도 아침 안 먹여
보낼 거야? 이건 아주...
미복 (참는) 그 사람, 열 두시 넘어야 나가요.
시모 아무리 그래도, 시에미가 와 있는데! 넌 참 속도 좋다?
미복 ...지금 나갈게요.
시모, 확 돌아 나가고. 미복, 가슴치며 허- 하고 한숨쉬고.
침대에서 꾸무럭 거리는 도훈. 협탁 위 시계. 6시를 가리키는.
#8. 유치원 앞 / 아침
피곤한 얼굴의 미복, 도훈이의 손을 잡고 걸어오면. 삼삼오오 모여있는 엄마들이
보인다. 혜주, 경화도 있고.
미복 (도훈에게) 도훈아? 잘 갔다 와.
도훈 응. 엄마 안녕~
하고 도훈, 유치원 쪽을 향해 가면. 미복, 엄마들 쪽으로 간다.
상훈엄마 (얘기하는) 그래서. 앤 어떻게 됐대? 깨어나긴 했대?
수연엄마 어... 3일 만에 일어났대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휴... 정말이지 난
그때 보구, 진짜 애 죽는 줄 알았다니깐.
상훈엄마 에이~ 큰일 날 소릴.
경화 (불안한 표정으로 말 못하고)
혜주 근데 뭐. 애가 그렇게 됐으니. 그 엄마, 가만있겠어요.
수연엄마 (걱정) 그러게...
미복 (오며) 무슨 일이야?
혜주 언니, 얘기 들었어요? 걔 영지-
#9. 병실 안
침대 위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있는 영지. 곁에 있는 영지엄마
영지, 원망스럽다는 듯 엄마를 노려보다가. 홱 하고 벽 쪽으로 몸을 돌려앉는.
영지엄마, 영지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혜주 (E) 깨어나긴 했는데... 입을 안 연대요. 사고 쇼크로 실어증인거 같다구...
#10. 유치원 앞 / 낮
모여있는 엄마들.
혜주 암튼, 지난번 학원 일도 그렇구... 계속 왜 이런데요? 정말...
상훈엄마 (못마땅) 아유... 안 그래도 신경 쓰여 죽겠는데. 이런 일까지 터지면
어쩌란 거야?
혜주 (불안한) 근데 그 엄마.. 행여라두 우리 걸구 넘어지면-
엄마들, 불안한 표정 되고. 미복, 순간 경화와 시선이 마주치고. 시선을 피하는.
미복 이제 그 얘긴 그만 하지? 벌써 다른 애도 들어왔구. 자꾸 입에 오르내려서
좋을 것두 없잖아?
엄마들 (조용해지는)
#11. 원장실 / 낮
미복, 원장과 마주앉아 있다.
미복 그럼 그 쪽은, 어떻게, 법대로 하겠다던가요?
원장 아직 그런 말은... 어쨌거나 원 차원에서 최대한 신속히 대응할 겁니다.
미복 법대로 해봤자, 시간만 끌고 득되는 게 없단걸 알면, 합의하겠죠.
원장 (송구) 네... 어쨌거나 죄송합니다. 이런 일로 신경 쓰시게 해드려서...
미복 저희야 원장님 믿으니까요. 혹 도울 일 있으면, 연락주세요. (하고)
참. 그리구. 전에 말씀드렸던 건-
원장 아! 제가 말씀을 드린다 하구선. 깜빡...
하며 책상 서랍을 열고. 테이블 위로 명함을 한 장 꺼내 내미는.
원장 여기. (목소리 낮추고) 정실장이라고. 이 바닥에선 꽤 유명해요. 사실, 이건
오프더레코든데... 저희 원 졸업생 중에도 소개받아 간 애들이 꽤 있어요.
미복 (눈 반짝) ...그래요?
원장 정실장이면. 빈틈없이 잘 처리해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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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전경 / 낮
#12. 병원 복도 / 낮
경화, 걸어오다가. 병실 앞에서 멈추면. 병실문 앞. ‘환자 김영지’ 써있고.
경화, 들어갈지 말 지 망설이다가. 그냥 돌아서는.
경화 돌아서서 가는데. 뒤쪽에서 휠체어에 앉은 영지를 데리고 오는 영지엄마.
가는 경화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는.
#13. 까페 안 / 낮
엄마들, 둘러앉아 커피마시며 수다 떠는.
혜주 참. 옆반 준영이. 국제학교 간다던데. 우리반에두 이제 몇 명 빠지겠죠?
수아 국제학교요...? 아, 어디서 보니까. 요즘 제주돈가 있는 국제학교가
뜬다면서요.
혜주 (안내키는) 부근 타운 집값을 강남엄마들이 다 올려놨다잖아. 그래두
난 제주도는 좀... 백화점 하나 없는 데 가서 어떻게 살아요?
미복 뭐. 어차피 여기서 대학보낼 생각 아니면. 국제학교 좋지.
엄마들 (듣는)
미복 여기서 치이느니. 거기선 편하게라도 지낼 수 있잖아. 수준도 비슷한
애들이 올거고. 난 도훈이 되면 보내고 싶어.
혜주 근데 거기 갈려면 외국국적이어야 할텐데. 도훈이... 독수리 여권이에요? 몰랐네.
미복 어? 어... 독수리는 아니구. (하다 시계보고 일어나며) 나 선약이 있어서.
먼저 좀 일어날게?
#14. 화장실 안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치는 미복. 들어오는 혜주. 미복 옆에 같이 서고.
혜주 (거울 보며) 무슨 약속?
미복 (힐긋 보고. 무심한 표정으로 립스틱을 꺼내 바르며) 비밀.
혜주 (피식 웃고) 언니. 비밀연애라도 해요?
미복 (뜨끔) 무슨 소리야. 연애는 무슨-
혜주 아니, 뭐. 요즘 언니 얼굴도 부쩍 좋아졌구. 혹시... (미복의 얼굴 유심히
보며) 얼굴에 뭐 맞은 거 아니야? 혼자만 알지말구, 소개좀 해줘요?
미복 (피식 웃고)
혜주 참. 우리집에 언니 가디건 있는데. 가져온다 하구선 깜빡 했네.
미복 그랬어? 담에 자기 편할 때 갖다줘. 그럼 나, 먼저 갈게? (하고 나가는)
#15. 원장실 안
원장의 책상 위. 스케치북이며 여러 가지 영지의 물건들. 그 옆의 하얀 봉투.
원장과 마주앉아 있는 영지엄마.
원장 영지 사고에 대한, 저희 쪽 성의의 표십니다.
영지엄마 (어이없어) 이렇게 성의를 챙기는 분들이, 병원에 코빼기 한 번 안 비추셨
군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원장 ...이번 일은, 저희도 유감입니다.
영지엄마 (분노) 봉투주고 그렇게 말하면, 단가요? 진짜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좋아요. 이러시면, 저두 법대로 하겠어요.
원장 원하시는 게 그거면. 그렇게 하세요.
영지엄마 ... 원장님!
원장 어머님도 아이에게 충분히 신경 못 쓰셨고. 저희 마찬가집니다.
... 합의 하시죠. 법대로 하셔봐야. 시간만 끌구. 결과도 보장 못합니다.
영지엄마 (부들부들 떨리는 손)
#16. 유치원 교실 안
영지의 물건들을 안고 있는 영지엄마. 천천히 교실을 둘러보다가. 사물함 앞으로
가면. 아이들 이름이 하나하나 써 있는 사물함. ‘오예린’ 이름이 쓰인 사물함
앞에 멈추는 시선.
#17. 유치원 복도
교실문을 열고 나오는 영지엄마, 맞은 편에서 들어오는 수아와 천천히 스쳐지나 간다. 영지엄마, 가는 수아를 뒤돌아보면. 해바라기 반으로 들어가는 수아.
#18. 다른 까페 안.
미복, 중년의 브로커남과 앉아있는.
브로커남 뭐. 바로 본론으로 가죠. 필요하신 걸... 어느 수준으로 맞춰드리면 되는지.
미복 어느 수준이라 하시면..?
브로커남 (목소리 낮추고) 여권과 입학서류일체. 여권도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아님
아프리카 그 외 지역. 다양하구요. 어느 학교냐 따라... 또 다르죠. 요즘
단속이 심해져서...
미복 ... (침 꿀꺽) 풀옵션으로. 상담해주세요. 비용걱정은, 하지 마시구요.
#19. 까페 앞 / 낮
차에 올라타는 미복, 통화 중인.
미복 (편안한) 끝났어? 오후에 나 운동하구, 위에서 볼래? (하다가)
전화 들어온다. 잠깐만. (하고 버튼 누르며) 여보세요? 네. 전데요.
.... 누구시라구요? (하며 표정 확 굳는)
#20. 호텔 커피숍 / 낮
도도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미복과 맞은편에 앉아 있는 어린 여자.
내연녀 (찔찔 울면서) 우리, 갈 때까지 다 간 사이에요. (흐느끼며) 아저씨랑
나랑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구요. 아줌마만 없음...
미복 (가소로운) 그래서. 뭘 어쩌라구.
내연녀 아저씨랑 결혼할거에요. 도훈이두 내가 키울 거구. 다 할 거니까.
비켜주세요... 전 돈두 필요 없어요!
미복 (꼭지 돈) 얘. 그 사람, 딴 여자 생긴 건, 알고 있니?
내연녀 ...네?
미복 바쁜 사람 오라가라 하지 말구. 빨리 정리해라? 떠난 지 한참된 버스야!
내연녀 (화난) 뭐라구요..?! 아줌마가 나랑 아저씨에 대해 뭘 안다구 그러세요?
미복 모르는건 너지. (픽 웃고) 결혼? 이 지긋지긋한 결혼을, 그이가 또 한다구?
여자, 분한 듯 미복을 노려보다가. 물컵을 들어 확 끼얹으려 하는데. 턱 하고
여자를 잡는 손. 보면. 상욱이다.
상욱 손님. 소란피우지 마시고. 나가주시죠.
내연녀 이건 또 뭐야?!
상욱 간통죄로 고소되고 싶습니까? 본인이 증언 다 했는데.
여자 ....!
여자, 벌떡 일어나 둘을 노려보다 분한 듯 나가면.
미복, 테이블 위의 물을 단숨에 들이켜는.
상욱 (걱정스럽게 보고) ...괜찮아요?
미복 ...나가자. 여긴 답답해서 못 있겠어.
#21. 미복의 차 안 / 낮
달리는 차 안. 운전하는 상욱. 옆 자리에 앉은 미복. 말없이 창문에 머릴 기댄.
미복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남편을 사랑한대. (피식 웃고) 사랑? 웃겨.
상욱 누나.
미복 그 얘길 듣는데... 난 화도 안나...
상욱 (말없이 운전하는)
미복 (씁쓸한) 근데 이 얘길 너한테 하는 나는 뭐니.
상욱 누나 그냥 나랑 확 가버릴래요? 똑같이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텐데.
미복 (픽 웃고) 그래. 가자...
상욱, 말없이 미복의 머리를 당겨 자기의 어깨로 기대놓는.
그 때 울리는 미복의 핸드폰.
미복 (핸드폰 보고 표정 확 변하며) 네 어머님!
시모 (F) 너 지금 어디냐?
미복 (진땀) 지금 도훈이 학원 엄마들하구 같이 있는데, 왜 그러세요? (사이)
아니, 그게 아니라... 네. 그럼 지금 그쪽으로 갈게요.
미복, 끊고. 전화기를 확 집어던지고. ‘악~’ 하고 소리 지르고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는. 상욱, 그런 미복을 안쓰럽게 보는.
#22. 백화점 주차장 안 + 미복의 차 안
주차장 안. 들어오는 미복의 차.
/
차 안. 미복과 상욱. 그 때 미복의 시선으로. 앞쪽에 있는 시모가 보인다.
미복 (당황) 차 돌려!
/
주차장 안. 돌리는 미복의 차. 좀 떨어진 코너에서 멈추고.
/
미복 나 여기서 내릴 테니까. 주차하구, 키 데스크에 맡기구 가.
상욱 (고개 끄덕) 괜찮겠어요?
미복 못봤을 거야. 담부턴 자기 차로 움직이자. 나중에 전화할게?
/
주차장 안. 차에서 내린 미복, 시모를 향해 손 흔들며 급히 가는.
#23. 고급 레스토랑 안 (일식집이나 한정식집 정도 분위기)
시모와 미복부부 함께 식사중인. 시모 옆에 잔뜩 쌓인 쇼핑백.
시모 사돈어른은, 잘 계시지?
미복 ...네.
시모 용산 건은 너무 걱정 마시라 전해라. 그나저나 빨리 공사가 끝나야 되는디...
미복남편 근데 엄만 갑자기 웬 일본?
시모 느이집에 있다 했더니. 한남동 둘째 이모가, 같이 온천이나 갔다오잔다.
미복남편 그래요. 가셔서, 뜨뜻한데 푹~ 좀 담그구 오세요.
시모 참. 그 왜, 공사집 윤사장네, 변호사 딸내미 있잖냐. 왜 너랑 전에 사겼던-
엊그제 그집이랑 공치러 가는디 갸가 왔더라. 근디 아즉도 그렇게
괜찮드라? 얼굴 훤하고. 똑똑하고. (아쉬운 듯)
미복남편 (난처한) ... 어떻게 되긴 무슨...
미복 (어이없어 피식 웃는)
시모 또 그 누구냐. 배사장집 의사 딸내미. 갸는 또 이혼하구 친정 와있잖어.
어려서 그렇게 오빠~오빠하고 니 쫓아댕겨 놓고.
미복 (열받은)
미복남편 그만해요. 쓸데없는 얘길.
시모 그라게 사위를 잘 봤어야지. 에잉... 어디 우리 아들만한 남자가 어딨다고 (하며 아들의 밥에 반찬을 집어주면)
미복 (젓가락 내려놓고) 어머님. 저도 그이가 되게 잘난 줄 알고 시집 왔거든요.
시모 (당황) 으, 응..?
미복 근데... 차암... (하고 남편 보고 픽 웃고) 그런 며느리 보셨음, 어머님두
저 좋은 며느린 거 아셨을 텐데. 제가 다 아쉽네요.
시모 (...!)
미복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하고 일어나 나가는 미복. 시원해하는 표정.
/
유치원 전경 / 낮
#24. 유치원 교실 안
아이들, 모여서 놀고 있는 놀이시간. 엄마아빠 놀이를 하고 있는.
리나와 도훈, 엄마 아빠고. 예린와 하진이 아이들이다.
리나 (도훈에게) 여보. 다녀오셨어요?
도훈 당신은 뭐하다가 지금 들어오는 거야? 얘네들 밥은 먹인거야?
하진/예린 엄마, 밥줘~ 배고파~
리나 애들 학원 갔다 왔어요. 당신은요?
도훈 거짓말! 밖에서 놀다 왔지?!
리나 아니에요. 여보. 밥만 먹었어요~ 술 안먹었어요.
도훈 당신 자꾸 그러면, 나 돈 안준다?
저 쪽에 있던 선생, 아이들을 불러 모으고.
선생 자 얘들아- 체육시간이니까 모여서 한 줄로 서요~ 짐(Gym) 실로 이동~!
아이들, 우르르 선생이 있는 쪽으로 가고. 가며 얘기하는 아이들.
하진 도훈아. 오늘 너네집 가서 놀면 안돼?
도훈 안돼. 우리 엄마, 할머니 땜에 기분 완전 나빠.
하진 너네 할머니가 왜?
도훈 (시무룩) 우리 엄마, 할머니 오면 열 받는단 말이야.
예린 왜? 할머니가 너희 엄마 괴롭혀?
도훈 몰라. 암튼. 우리 엄만, ‘시’ 자 들어가는 건 다 싫대. 시금치두 싫어해.
아이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갸우뚱)
#25. 미복네 집 앞 / 저녁
빌라 문을 열고 나오는 미복. 차에서 내리는 혜주.
혜주 (카디건을 미복에게 건너며) 여기.
미복 고마워. 차라두 한 잔 하구 가면 좋은데. 요즘 올라와 계셔서... 미안해.
그 때 옆으로 와서 멈추는 차. 차에서 내리는 미복 남편.
미복남편 (미복을 보고) 밖에서 뭐해? (하다 혜주를 보고) 어..?
혜주 어머. 도훈이 아빠신가부다. (인사하고) 안녕하세요?
미복남편 (인사하며) 아, 예.
혜주 (미복에게) 언니, 나 갈게요?
미복과 눈인사 주고받고 혜주 가면. 미복남편, 가는 혜주의 모습을 보는.
미복남편 (고개 갸웃하며 중얼) 저거... 청담동 주얼리 걔 아닌가...?
미복 (차갑게 보며) 청담동 주얼리? 거기 룸살롱이잖아.
미복남편 (당황) 아, 아니야~ 아니야.
미복 (경악) 당신, 쟤 알아?!
#26. 미복네 안방
남편을 닦달하고 있는 미복.
미복남편 (귀찮다는 듯) 아, 내가 사람 잘못 봤을 수도 있댔잖아-
미복 (히스테릭) 당신이? 당신이 여잘 잘못 본다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논 건데?! 어? 걔랑 잤니? 잤어?!! 말해봐!!
미복남편 (배째라) 아, 몰라몰라! 아니라니까! 사람좀 그만 잡아!
게 두 나 모르잖아! 잘 못 봤데니까 자꾸.
미복 (참으며) 당신. 엊그제 내가, 누굴 만났는지 알아?
미복남편 (시큰둥) 뭐 누구.
미복 신사동 선아. 내 띠동갑 기집애.
미복남편 선아...? (하다가 당황) 아니 걔가 왜... 걜 왜 만나?!
미복 나더러 비켜달래. 당신이랑 결혼한다고. 도훈이두 키우겠대.
미복남편 뭐? 푸하하... 야~ 고 기집애. 걘, 다 끝난 애야~ 어? 신경 쓰지마~
미복 내가, 진짜 세컨드까진 그렇다 쳐. 이제 써드까지 봐줘야 하니? 거기다
것도 모자라서, 그런 년을, 이제 유치원에서까지 보라고?! 어? (폭발)
내가 그런 수몰 겪어야겠어?! 아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아?!!
미복남편 아, 거 참..!! 되게 시끄럽네-!!
하고 피하듯 방을 나가버리면. 미복, 분한듯 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침대 위에
있던 남편의 옷가지를 집어던지는.
#27. 까페 안 / 낮 (2부 10씬과 연결)
테이블에 앉은 여자들. 수다를 떠는.
경화 (화제 돌리는) 어쨌거나 리난 엄마 닮았나봐요 E대 무용과라 그랬죠?
미복 (메뉴를 보다가 멈추고. 고개를 들어 가만 혜주 보는)
혜주 네? 아, 네. (어색한 미소)
수아 E대 무용과... 와, 역시 멋지네요.
혜주 뭘요.... 아니에요. 어서들 시키세요. (미복보고) 언니, 골랐어?
미복 (메뉴판 탁 덮으며 차갑게) 난 속이 안 좋아서. 됐고. 커피나 마실게.
#28. 원장실 안
원장과 마주 앉아있는 미복. 테이블 위로, 봉투에 든 서류를 내미는 원장.
원장 여기. 부탁하신 추천서륩니다. 정실장은 잘 만나셨다던데..
미복 감사해요 원장님. 덕분에.
원장 이제 도훈인, 하나유치원에서 국제학교. 그담엔 미국 보딩스쿨...
최고 코스로 가는군요.
미복 (뿌듯한) 이제 시작인데요. 더 두고 봐야죠. (하고 일어서는데)
원장 그리구 영지 문제는... 김선생이 나가는 걸로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미복 (놀라) 네....? 김선생이요...?
원장 네. 해당시간 교사이기도 하고. 원에서도 누군가는 책임지는 걸 보여줘야
하니까요. 아, 본인은 아직 모릅니다.
미복 (옹호하는) 그래두 젊은 사람이 애들 이뻐하고 잘 가르쳤는데. 나가게 할
필요까진.. 한 번 더 기회를 주시죠.
원장 (미복을 똑바로 보며) 그게... 꼭 이 일 때문만은 아니라서요.
미복 네?
원장 실은... 김선생이 특정 학부형과 좀 그렇다는 말이 선생들 사이에 돌아서요.
미복 (확!) 그게 무슨 말인가요? 좀 그렇다니요?
원장 선생들이 원 밖에서 개인 레슨을 하는 것까진 터치 못합니다. 근데 그러다
보니, 선을 넘는 수도 있는 모양이더군요.
미복 ..!
원장 다른 곳도 아니고. 여긴 하나 유치원입니다. 이런 일이 있는 마당에
그런 불미스런 소문까지 엮인 사람을, 저희가 굳이...
미복 (밀리지 않고) 확인하신 건가요?
원장 글쎄요. 굳이 확인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똑바로 미복 보는)
미복 ... 잘 알겠습니다.
#29. 유치원 복도 + 교실 안
복도를 걸어오는데. 짐(Gym) 실이 보이고. 교실 앞으로 가 보면.
/
교실 안. 아이들과 수업 중인 상욱이 보인다.
#30. 유치원 앞 / 낮
걸어 나오는 미복. 뭔가 생각하다가. 한숨. 전화를 걸어.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미복 나야. 호텔에서 기다릴 테니까. 끝나면 그 쪽으로 와. (탁 끊고. 가는)
#31. 병원 복도
진료실에서 나오는 하진과 경화. ‘소아정신과’ 라고 쓰인 팻말.
복도를 따라 걸어가던 하진.
하진 (앞쪽을 보고) 어...? 영지다! (반가워) 영지야~~
하고 뛰어가는. 당황하는 경화. 복도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영지와 영지엄마.
뛰어오는 하진을 보고, 순간 엄마 뒤로 숨는 영지.
하진 (뒤로 숨는 영지를 보고) 영지야... 너 괜찮아? 왜 유치원 안와?
영지 (엄마 뒤로 숨어서 도리도리 고갯짓 하며 얼굴을 가리는)
영지엄마 (영지를 달래며) 영지야? 하진이야. 기억 안나? 너랑 친했잖아...?
하진 아줌마. 영지 왜 이래요?
영지엄마 (달래듯) 하진아. 영지가 좀 아프거든.
하진 그 때 사고나서요? 다 나은 거 아니에요? 나두 아픈데. 아파서 병원 왔는데.
경화 (쫓아와) 하진아? 이리 와.
순간 마주치는 두 여자의 시선. 영지엄마, 외면하고. 말없이 돌아서는데.
경화 영지엄마.
영지엄마 (돌아보면)
경화 저.. (할 말이 있는 듯 달싹이는 입술. 차마 말이 떨어지지는 않는)
마주치는 두 여자의 시선.
/
호텔 전경 / 저녁
#32. 호텔룸 안 / 낮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고치는 미복.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
뒤쪽 침대에. 곤히 잠든 상욱이 누워있다. 미복, 착잡한 표정으로 보다가.
일어나 침대 쪽으로 가서. 상욱의 얼굴을 가만 쓰다듬는.
상욱 (덜 깬 눈을 뜨고) 웅... 벌써 일어났어?
미복 (미소) 시간 다 됐어.
상욱 (눈을 부비며 몸을 일으키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미복 일어나. 같이 쇼핑 안 갈래?
상욱 쇼핑? 무슨 쇼핑?
미복 ...내가 선물좀 해주고 싶어서.
#33. 명품숍 안
미복, 옷들을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으면. 피팅룸에서 나오는 상욱. 번듯한
체격에 입은 옷이 잘 어울린다.
상욱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며) 어때.
미복 (보고 흐믓한) 잘 어울리네. 멋지다. 역시 옷걸이가 되니까.
상욱 받아두 되는 건지 모르겠네. (쑥스런)
미복 우리사이에. 받으면 안 될게 어딨어. 다 입어봐. 저 쪽에. 골라논 거랑.
구두랑 바지도.
#34. 고급스런 레스토랑
마주앉은 미복과 상욱. 식사 중인. 웨이터 와서 와인을 따르고.
미복, 좀 쓸쓸한 표정으로 상욱을 가만 본다. 어색해 큼, 헛기침을 하는 상욱.
상욱 오늘... 뭔가 좀 이상하다. 왜 그래?
미복 (무심히) 뭐가.
상욱 무슨 일 있었지? 아저씨 또 여자 생겼어?
미복 있긴 뭐가 있어. 그리구 여잔 뭐 어디 한두번 있는 일이니?
(잔을 들고) 자. 건배해.
두 사람, 잔을 챙 부딪치고. 뭔가 불안한 상욱.
#35. 미복네 집 거실 / 저녁
미복 들어오면. ‘푸슝 푸슝, 이얍~~’ 하며 장난감을 들고 뛰어다니며 노는 도훈. 장난감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있고. 커다란 TV 화면, 중국 무협드라마가
시끄럽게 틀어져있다. 소파 위로. 쩍 벌린 다리, 불거진 똥배의 남편,
아무렇게나 입은 츄리닝 차림으로 누워 코골며 잠들어 있고. 마룻바닥. 역시
코골며 누워 잠든 시모. 소파테이블 위. 먹다만 안주거리며 맥주 캔들과 화투패.
사뭇... 미복네 집 거실답지 않은 이미지다. 화가 치민 미복.
도훈 (미복을 보고 달려오며) 엄마~
미복 (참으며) 아빠, 오늘 안 나갔니?
도훈 (어깨 으쓱) 몰라? 나 집에 오니까 할머니랑 있던데?
미복 (한숨) 그래...? 알았어. (하고 방으로 들어가는)
#36. 미복의 안방
침대에 누운 미복, 잠든. 살며시 문이 열리고. 도훈, 눈치보며 들어오는.
도훈, 슬쩍 화장대 위에 놓인 미복의 핸드백을 뒤지는데.
도훈 어...?
핸드백 안에서 나오는 똑같은 두 개의 핸드폰. 도훈, 그중 하나를 집어들고.
쪼르르 나가는.
#37. 상욱의 차 안 + 차 밖 / 저녁
뭔가가 이상한 느낌을 떨칠 수 없는 상욱, 갸웃 하며 운전 중인.
차 신호에 걸려 멈추고. 조수석에 보이는 서류봉투 하나.
상욱 두고 갔나? (서류봉투를 들고 이리저리 보며) 뭐지...?
#38. 미복네 집 거실 + 복도
게임을 하고 있는 도훈. 핸드폰으로 통화 들어오는. ‘혜진’ 이라고 뜨는데.
도훈, 짜증난다는 듯 ‘거절’ 버튼을 누르고. 게임을 계속 한다.
소파에 누워 자던 미복남편, 입맛을 쩝쩝 다시다가 으어~ 기지개를 켜고 깨는.
바닥의 시모도 일어나고.
미복남편 (눈을 꿈뻑하며 주위를 두리번 보며) 어우.. 깜빡 잠들었네.
시모 (하품하며 도훈에게) 아가. 니 엄마는? 들어왔냐?
도훈 (게임에 열중하며) 어.
시모 욘석이..! 할미가 말씀 하시는데 좀 쳐다보고 말해라. 잉?
도훈 (그제서야 핸드폰에서 눈 떼고) 아 이거 지금 거의 다 왔단 말이야.
엄마 피곤하대. 방에 갔어.
하는데. 도훈 손의 핸드폰 울리고. 도훈, 망설이다가.
도훈 (핸드폰 내밀며) 자. 아빠가 받아- 빨리-
계속 울리는 핸드폰. 미복남편, ‘혜진’ 이라고 뜬 액정을 보고. 통화버튼을 누르는.
미복남편 아, 여보세요? 애 엄마가 핸드폰을 거실에 두고 갔네요. (대답 없자)
여보세요? 여보세요? 끊어졌나?
하는데. 미복 나오는.
미복 (남편 보고) 뭐에요?
미복남편 어. 당신 전화-
하고 전화기를 내미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한 표정의 남편. 그 옆의 시모.
순간 얼어붙는 미복.
시모 뭔놈의 발표회 준비가 이리 늦게 끝나냐. 아 빨리 전화 받쟎고 뭐해?
미복 (당황해서) 왜 남의 전화를 받고 그래요?
하며 전화기를 빼앗아 방 쪽으로 가는. 어깨를 으쓱 하는 도훈.
#39. 미복네 빌라 앞 / 저녁
미복, 문을 열고 나와서. 불안한 듯 두리번거리면.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에서 내리는 상욱. 손에 든 서류봉투. 성큼성큼 미복이 있는 곳으로 온다.
미복 (예민) 여기가 어디라구 와?
상욱 (씩 웃고) 미안. 근데 이거- (하고 봉투를 내밀면) 차에 두고 갔던데.
중요한 거 같아서.
미복 (봉투를 홱 받고/차게) 됐어. 어서가. 여기 오래 있어서 좋을 거 하나 없어.
상욱 (미소) 알았어. 얼굴 봤으니까 됐어. 갈게.
하고 손 흔들고 가는 상욱. 미복, 그런 상욱의 뒷모습을 보다가.
미복 상욱아!
상욱 (뒤돌면)
미복 (상욱의 앞으로 와서 멈추고) ... 미안하다... 조심해서 가.
상욱 (씩 웃고. 미복의 머리를 가만 만져준다) 미안하긴.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요. 나한텐 그래도 괜찮잖아?
두 사람의 모습.
누군가의 손, 핸드폰 카메라로 두사람의 모습을 찍는. 카메라 소리. 찰칵.
/
유치원 전경 / 낮
#40. 유치원 앞 / 낮
엄마들 모여있고. (미복만 있고. 경화, 수아, 혜주는 빠진)
상훈엄마 (엄마들 보며) 얘기 들었어? 김선생. 그 일 때문에 그만 둔다매.
수연엄마 사람 참 괜찮았는데. 어쩔 수 있어? 젤 힘없는 놈이 등 떠밀려야지.
원장도 빨리 덮고 싶어했고.
미복 ...
상훈엄마 애들두 빠지는 판에 선생까지. 아휴... 빨리 좀 안정이 되야할 건데.
그 때 저 쪽에서 수아, 눈인사 하며 오고. 엄마들 쉿 하고.
상훈엄마 (수아보고) 하진이. 틱...이라며? 쯧쯧... 그 엄마. 애를 그렇게 잡더니-
수아 (안타까운) 안 그래두 그것 땜에, 병원 간 모양이에요.
수연엄마 그럼 우리반은. 리나에 하진이까지... 둘이나 빠지는 건가?
미복 (무심히) 어차피 나갈 애들은 나가고. 올 애들은 다 올 거에요. 발표회
끝나면, 새 원생 받는다던데.
상훈엄마 하긴. 누가 오든, 좀 잠잠했음 좋겠네. (하다 시계보고) 어머. 시간 됐다.
(수연엄마에게 눈짓)
수연엄마 (엄마들 보고) 저흰 운동 시간돼서.. 먼저 갈게요?
여자들 가면. 남은 수아와 미복.
미복 저 두 엄마 어때? 좀 수다스럽긴 하지만. 사는 수준도 그렇고. 괜찮아.
수아 네? (무슨 소린가) 그걸 왜....
미복 (차게) 둘이나 빠질 테니. 멤버 새루 보충해야지. 자기가 한 번 생각해 봐.
수아 (놀란 얼굴로 미복 보는)
#41. 유치원 원장실 앞 복도
원장실에서 나오는 상욱. 굳은 표정.
맞은편에서 오던 선생들, 수군대다가. 상욱을 보고 입 다물고.
#42. 차 안 / 낮
운전 중인 미복. 무표정한 얼굴. 정지신호 기다리며 멈춘.
핸드백 안의 두 개 전화기. 그 중 하나, 웅- 진동 울리고. ‘혜진’ 이라 뜨는.
미복. 받지 않고. 다른 핸드폰을 꺼내서, 어디론가 전화 하는.
미복 저에요. 김선생한텐 통보하신 걸로...? 네... 네. 알겠습니다. 원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전화 끊고. 뭔가 생각에 잠긴. 백 속의 다른 핸드폰, 신호 끊어지는.
#43. 유치원 교사 오피스 안 / 낮
담임선생과 다른 선생 모여서 수다떠는.
선생1 암튼 안됐어. 학부모회에서 내보내랬다며? 근데 그 얘기, 진짜야?
김선생, 도훈이 엄마랑-
선생 쉿..! 조용히 해. (눈치 보면)
선생1 그 엄마가 거기 짱이잖아..? 근데... 뭐가 그래?
선생 원장 얘기도 있고... 뭐, 이래 저래 얽히니까, 내보내는게 낫겠다 싶었겠지.
하다 보면. 언제 왔는지 뒤에 상욱이 와 있고. 선생들, 놀라 조심 피해 나가는.
황당해 하는 상욱. 멍하게 서있고. 그 때 상욱의 핸드폰으로 문자 들어오는
소리. 상욱, 보면. 핸드폰 C.U.
‘이미복 님께서 계좌로 2,000만원을 송금하셨습니다’
어이없는 상욱.
#44. 미복의 집 안방
화장대 앞에 앉은 미복. 손에 든 핸드폰. ‘송금되었습니다’ 메시지 뜨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미복. 우울하게 한숨을 쉬고. 핸드폰을 화장대
맨 아랫칸에 집어넣고. 일어나 나가는.
(Jump)
빼꼼 방문이 열리고. 슬며시 안으로 들어오는 도훈, 방안을 둘러보는.
화장대 위, 침대 옆. 다 보다가. 화장대 맨 아랫칸 서랍을 열면. 핸드폰 있는.
신호 들어오는 중이었던 듯, 곧 끊어지고. ‘부재중 전화 10통’ 이라 찍히는.
도훈, 핸드폰을 낼름 가지고 나가는.
#45. 도훈의 방 안
도훈, 침대 위에 엎드려 계속 게임을 하는. ‘혜진’ 이라고 통화 들어오는데.
도훈 귀찮게 왜 자꾸 전화야...?
(하며 ‘수신거절’ 버튼을 누르고 계속 열중하는데)
미복 도훈아-
미복, 방으로 들어오는. 도훈, 순간적으로 핸드폰을 깔고 누워 숨기고.
도훈 어- 왜?!
미복 할머니 가실거야. 나와서 인사해.
도훈 네- 알았어요.
미복, 도훈의 행동이 수상해 갸웃? 하다가 나가고.
도훈, 휴우. 하고 한숨쉬고. 핸드폰을 침대 아래 있는 유치원 가방에 넣는다.
#46. 유치원 교사 오피스 안 / 저녁
열받은 듯 서성이며 서 있는 상욱. 계속 핸드폰을 걸지만. 받지 않고.
음성메시지로 넘어가는. 분노한 표정의 상욱.
#47. 미복네 빌라 앞 / 저녁
차에 탄 시모. 배웅하는 미복네 가족.
미복남편 엄마. 도착해서 전화해요?
시모 알았다. (미복보고) 나 없다고 싸돌아 당기지 말고. 종도 잘 챙겨라! 남자가
밖으로 도는 건, 다 안에 이유가 있어!
미복 ... 잘 다녀오세요.
도훈 할머니, 안녕!
시모 굿바이다~ 한 달 뒤 보자~
문 닫히면. 차 떠나고. 멀어지는.
#48. 미복네 집 거실 / 저녁
들어오는 미복과 남편, 도훈.
미복 (통보하듯) 도훈이 발표회 끝나면, 나랑 얘, 하와이 가요.
미복남편 (놀라)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미복 가을부터 국제학교 넣을 거에요. 그전에 영어좀 익혀야 되니까.
도훈 싫어 엄마! 나 딴 데 안가!
미복남편 지금 다 정해놓고, 나한테 통보하는 거야?
미복 당신은. 나한테 언제 상의한 적 있어요?
도훈 나 싫다니까!! 왜 엄마 맘대로 그래!!
하고 도훈, 일어나 방으로 확 가버리는.
미복 쟤가... (도훈을 향해 소리치는) 너 엄마한테 진짜 혼나?!
미복남편 그냥 나중에 유학이나 보내. 뭘 지금부터 설쳐? 외국국적도 아닌 앨.
미복 거기 편하게 다니다가, 때 되면 당신 말처럼 유학가면 되요. 담주에
나가니까, 그렇게 알아요.
미복남편 (어이없어서) 지금 뭐, 별거라도 하자는 거야?
미복 당신 말대로, 우린 돈얘기 빼면, 할 것도 없고. 통하는 것도 하나도 없어.
당신 그 드러운 뒤치다거리 하는 것도 이제 신물나. 이제, 그만 하자구.
하고 미복, 일어나 나가려는데. 미복의 팔을 확 잡는 미복남편.
미복남편 (냉소) 잘난 너야 그렇겠지만. 어디 장인어른도 그러실까? 우리 엄마는?
잘 생각해. 역삼동 빌딩이랑. 용산 스포츠센터, 거기다 장인어른한테
빌려드린 자금까지- 어떻게 될까?
미복 (노려보는) ...!
미복남편 (느믈) 이건 비즈니스거든. 나라고 뭐 좋아서 이러고 사는 줄 아냐?
미복 이 드러운...! (손 뿌리치며) 이거 놔...?!
미복남편 (힘줘 잡으며) 우리집 돈 빼면 암것두 없는 졸분거, 너도 알고 왔잖아. 왜!
이제와서 딴소리야? 뭐, 하와이? 하! 하와이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미복 니가 그런다구. 내가 못 갈 거 같아..? 두고 봐. 내가 하는지 못하는지!!
(하고 손을 확 뿌리치고 가는)
#49. 도훈의 방 안
화난 듯 침대에 앉아있는 도훈. 잠시 후 노크소리. 도훈, 이불을 확 덮어쓰고.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미복.
미복 도훈아.
도훈 (대답 없고)
미복 (가까이 가서) 도훈아. 거기 가면, 너도 좋아할 거야.
도훈 (이불을 홱 젖히고 나오며) 안간다니까!! 왜 엄만 다 엄마 맘대루 해?
미복 얘가... 너 이러다. 나중에 엄마한테 왜 거기 안 보내줬냐 그럴 걸.
도훈 (불퉁) 엄마, 짐(gym) 선생님이랑 결혼해서 미국 갈라 그러지?! 다 알아!
미복 (놀라) 뭐? 누가 그런 소릴 해?
도훈 유치원 선생님이 그랬어. 결혼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라구... 엄만 짐 선생님 좋아하잖아... 난 싫단 말야!!
미복 (정색) 도훈아. 엄마, 그런 일 절대 없어. 엄만, 도훈이만 사랑해.
도훈 ...진짜?
미복 그럼, 진짜지.
도훈 약속이다?
미복 그래, 약속.
손가락을 굳게 거는 두 사람. 도훈, 엄마를 꼭 안는.
/
유치원 전경/ 밤
불꺼진 유치원 건물. 캄캄한데. 불 하나가 켜 있고.
#50. 원장실 앞 복도 + 원장실 안 / 밤
원장실 앞 복도. 열린 문틈으로 안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카메라 따라가면.
원장 책상 위. 온통 어질러진 서류들과 바닥에 떨어진 서류들.
누군가 서류를 뒤지는 손길. 서류를 넘겨보다가. 어느 페이지에 멈추고.
‘2012년 하나유치원 합격자 명단’ 서류. 아이들의 이름이 쭉 리스트업 된.
F.O. / F.I.
자막 : 2012년 12월
#51. 거리 전경 / 저녁
꽉 막힌 도로. ‘강남구청 방향, 논현로’를 알리는 표지판. C.U.
그 위로 흐르는 교통상황을 알리는 라디오 흐르고.
라디오 (F) 연말연시를 앞둔 저녁 시각, 강남 시내 전 방향, 정체 상황입니다...
#52. 차 안
라디오 채널을 돌리는 누군가의 손. 교통방송에서 무겁고 음울한 음악으로(E).
다른 손에 쥔 초청장 - '하나 유치원 크리스마스 발표회' C.U.
/
하나 유치원 전경 /저녁
크리스마스 발표회 플랭카드가 붙은 입구.
#53. 몽타쥬 (1부 5씬과 동일)
- 무대 위. 연극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
‘미녀와 야수’ 주제가가 흐르고. 무대 중앙에서 왈츠를 추는 야수(도훈)과
미녀(리나). 뒤 쪽으로 찻잔, 찻주전자, 찬장 등이 서서 리듬에 동작을
맞추는 로맨틱한 광경.
/
객석. 자리에 앉은 학부모들.
미복과 남편. 미복, 무대를 응시하고 있는데. 웅- 하고 핸드폰 메시지
들어오고(E). 미복, 무심히 액정을 보다가. 굳어지는 얼굴.
/
무대.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는 아이들.
야수 Belle? Are you happy here with me?
미녀 (주저하며) ...Yes. (한숨을 쉬며 먼 곳을 바라보는)
야수 What is it?
미녀 If only I could see my father again...I miss him so much.
야수 (고민하다) there is a way...
/
객석. 핸드폰, 다시 진동 울리면. 긴장한 미복의 표정. 남편, 성가시다는 듯
뭐냐는 표정으로 보고. 미복, 핸드폰을 쥐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54. 유치원 복도
굳은 얼굴로 복도를 지나가는 미복.
복도 옆 창고. 안에서 산타 복장과 짐을 꺼내느라 낑낑대며 나오는 선생들.
미복과 목례를 하고 스쳐가고. 선생들 ‘늦겠다’ ‘얼른 가’ 하며 짐을 가지고
가면. 빼꼼 열린 채 있는 창고 문.
복도 위쪽에 달린 CCTV, 작동중임을 알리는 빨간 불이 반짝이는.
#55. 유치원 복도 일각 / 밤
정적이 감도는 복도.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나고. 이어 나타나는 미복.
앞 쪽에서 나타나는 검은 그림자. 서서히 나타는 상욱. 손에 들고 있는
여러개의 쇼핑백을 미복 앞에 던져놓는.
상욱 (굳은 얼굴로) 사람 잘못봤어. (화난) 하. 내가 거지야? 제비야?
미복 이러지 마. 이건 그냥 내 성의 표시-
상욱 (열 받은) 성의..?! 맘대로 가지고 놀다가. 이제 됐으니까 돈 받고
떨어지라는 성의?
미복 (차갑게) 그만 징징대. 이제 다 끝났어. 너 뒤 봐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어. 그래서 주는 거야. 부족하니?
상욱 (어이없어 말 못하고) 뭐...? 하...
미복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버리든 갖든, 니 맘대로 해.
(하고 돌아서는데)
상욱 내가 누나한테 돈이야? 헤어지는 거면, 최소한 예의라는 게 있는데.
그래도 난... 적어도 오늘은... 일말의 진심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 어?
미복 (돌아보고) 이제 그런거 상관 없어.
상욱 정 그렇게 나오시겠다면. 나도 똑같이 해 줄게. 내가 찾아봤더니.
뭐가 좀 나오더라고.
상욱,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팔락거리다가. 펼쳐보는.
상욱 2012년 2월 15일. 이미복. 계좌로 두 차례 나눠서 직접송금.
2012년 3월 5일. 하나유치원 입학. 도훈인 애초에 입학명단에 없었어.
미복 (가소롭다는 듯) 그걸로 지금 날 협박하겠단 거니? 이미 다 지난 일이야.
두달 뒤엔, 새 원생들 오는데. (하고 다시 가려는데)
상욱 이게 전부가 아니잖아? 애 국적도 바꾸는 이미복이란 엄만, 진짜 대단해.
미복 (확 놀라 보면)
상욱 그때 그 서류. 그리구 정실장이란 사람-
미복 (달려들어 서류를 빼앗으려) 이리 줘!!
상욱 (피하며) 어딜...! 여권위조에. 국제학교 입학 조건으로 오천이라. 대~박.
원 전체에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이건 언론 기사감일 거 같은데..?
미복 너, 원하는 게 뭐야...?!!
상욱 (냉소) 그래. 그게 당신 방식이지, 응? ... 아들 비밀, 감추고 싶은 만큼!
나한테 성의를 보여 봐. 이천? 택도 없는 소리!
미복 .... 알겠으니까. 그거 이리 줘. 당장!!
상욱 그럼 딜 성립? 오우케이. (하며 서류 일부를 뜯어 공중으로 날리고)
3일 안으로 나한테 맞는 대안을 내놔봐. (손에 있는 나머지 서류를 흔들며)
또 배신 때릴 생각하면, 재미없어?
미복 (부들부들 떨며 노려보는)
웃으며 가는 상욱. 미복,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워 찢어버리고. 매무새를
가다듬고 가려다가. 순간 고정되는 시선. 복도 위 천장에 매달린 cctv.
#56. 유치원 보안실 / 밤
아무도 없는 보안 데스크. cctv 모니터 속. 유치원 곳곳의 모습이 잡히는.
누군가의 손길, 보안 데스크의 버튼을 누르고. cctv 테이프를 빼내고.
기계 버튼을 함부로 누르는. 블랙아웃 되는 모니터 화면.
미복, 테이프를 주머니에 넣고. 빠르게 나가는.
#57. 공연장 앞 / 밤
미복, 빠른 걸음으로 오는데. 웅성웅성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 모습.
앞 쪽에 서있던 선생, 미복을 보고 급히 온다.
선생 (다급히) 어머님. 어디 계셨어요? 계속 전화 드렸는데- 도훈이랑 같이
계신 거 아니었어요?
미복 네? 아뇨, 아닌데. 무슨 일이에요?
선생 (사색이 되어) 어떡해... 어떡해요. 도훈이가, 안보여요. 끝나구 중간
정리하는 틈에 애가 사라졌는데-
미복 (충격) 뭐라..구요?
그 때 복도 저 쪽에서 급히 오는 미복남편과 경비.
미복남편 (미복을 보고 나무라는) 어딜갔다 이제 오는 거야? 애가 없어졌는데-!
미복 (믿을 수 없는) 그럴 리가 없어요. 좀 전까지 무대에 있던 애가-
화장실이나 어디 잠깐 간 거 아니에요?
선생 어머님. 진정하시구요. 일단 저희랑 같이-
미복 구석구석 제대로 찾아보긴 한 거냐구요!!!
그 때 미복의 핸드폰으로 들어오는 문자 메시지. 미복, 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보다가. 비명을 지르며 실신하는. 바닥으로 떨어진 핸드폰.
미복남편 (미복을 잡으며) 여보!! 여보!! 정신차려!!!!
사람들, 웅성웅성하며 미복 주위로 몰려들고.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 C.U.
‘도훈일 찾을 생각은 하지마’
핸드폰 화면의 불 꺼지는.
( 씬 3에 이어 ---- 다시 현재 )
#58. 양호실 앞 복도 / 밤
앞 씬에 이어.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드는 손. 수아다.
수아, 말없이 핸드폰을 건너는. 두 사람의 시선 마주치고.
미복 내 꼴이 우습겠지. 그래.. 첨에 자길 따돌리고, 리나엄말 나가게 한 거,
나야. 내가 그랬어.
수아 왜요...? 왜... 도훈 엄만, 부족한게 없잖아요. 다 가졌잖아요. 근데 왜..!
미복 (공허한) 다 가졌다구...? 그게 뭔데?
수아 그건-
미복 집, 유치원, 학원만 왔다갔다... 애한테 매달려서 매일매일이 똑같애...
어제가 오늘인지, 오늘이 내일인지..
수아 ...
미복 그러면서 다들 노심초사하지. 쟤는 나보다 잘났나. 나보다 못났나.
괜찮은 척, 잘난 척, 진짜 얘긴 아무도 안 해...
수아 (이 엄마가 이랬나 싶어 짠하게 보는) 도훈엄마....
미복 (수아보며) 자긴... 여기 와서, 행복했어? 이런 하루하루가 - 못 견딜 거
같은 날이 없었어?
수아를 보는 미복의 쓸쓸한 시선.
수아 그래.. 나도 그래요.. 그치만... 이제 와서 후회는 안해. 우리 예린이가
필요로 하는 건... 지금의 나니까... 도훈엄마두... 도훈이한테 좋은
엄마가 되려구... 지금까지 온 거 잖아요...?
미복 (울먹) 좋은 엄마...? 그게 뭔데...?! 지금 나는... 나는... (흐느끼는)
수아 그건 아무도 몰라요. 그냥... 우리도 같이... 배워 가는 거니까...
미복 (흐느끼며) 도훈이.. 우리 도훈이!!
하다 미복, 흐느끼며 그대로 주저앉는. 그 모습을 보는 수아.
수아 (착잡하게) 가서.. 물이라도 좀 가져올게요. (하고 가는)
#59. 양호실 앞 +양호실 안
수아, 양호실 앞으로 급하게 온다.
수아 (양호실 문을 열며) 예린아, 미안해. 도훈이 엄마가-
/
양호실 안. 수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예린이와 같이 앉아 있는 한 여자... 영지 엄마다. 수아, 기겁하고.
영지엄마, 씩 웃는.
예린 (반가워서) 엄마, 이 아줌마가-
수아 (파랗게 질려) 예린아!! 이쪽으로 와!!
예린 엄마...? 왜그래...?
수아 빨리 일루 오라니까!? 엄마말 안들려?
예린, 겁먹어 슬금슬금 와 수아 옆에 붙고. 부딪치는 두 여자의 시선.
수아 (경계)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영지엄마 보고 싶었어요.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우리 앨 그렇게 해놓고...
수아 지금 애가 없어졌는데- (하다가) 설마- 도훈일...?!
영지엄마 (차갑게) 그앤 나도 몰라요. 하지만. 그여자도, 이제 알겠네요. 자기들이
한 게, 어떤 건지.
수아 (화난) 지금 무슨 말을-!
영지엄마 (메마른 목소리로) 내가, 틀린 말 했어요..? 하진이 엄마가... 병원에
왔었어요. 미안하다면서... 다 말해줬는데.
수아 !!
영지엄마 우리 애한텐 그래놓고...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그쪽도 봤잖아?
수아 그럼... 그 사진-!
영지엄마 그래. 내가 그랬어.
#60. 미복네 빌라 앞 / 저녁 (영지엄마의 회상- 씬38)
빌라 앞에서. 미복과 상욱의 모습. 연인과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찰칵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소리. (핸드폰으로 전송되었던 사진과 동일한 모습)
핸드폰을 든 영지엄마. 믿을 수 없는 듯 분노에 찬 표정.
#61. 양호실 안 / 밤 (현재)
앞 씬 영지엄마의 분노한 표정과 이어져서. 수아와 대치하고 있는.
영지엄마 (분노) 모두가 알게 해 줄 거야... 그래서- 똑같이 당해보게 할 거라고!!
수아 그러지 말아요... 애 다친 거, 그렇게 된 거 이해하지만-
영지엄마 이해? 뭘 이해한다는 거야! 뭘! 당신이 어떻게!!
수아 나니까... 나도 비슷하게 당해 봤으니까요...
영지엄마 ...
수아 그렇게 하면... 영지엄마도 다를 게 없잖아요.
영지엄마 ..!
수아 편가르고 질투하고... 소문내 왕따시키고... 그거랑, 다를 게 없잖아요...?
영지엄마 그치만 영지는. 우리 영지는...? 가만있으면, 더 밟으려하는데... 당하고만
있어?
수아 (안타깝게) 그러지 않아두, 이제... 알 거에요... 그 엄마들도...
두 사람의 마주치는 시선.
그 때 양호실 문이 열리고 경찰들 들어오는. 움찔 놀라 엄마 뒤로 숨는 예린.
경찰1 신사 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실종아동 보호자 되십니까?
수아 아, 전 아닌데. 제가 알려드릴게요. 같이 가세요-
하며 수아 나가려 하다가. 영지엄마를 보고.
수아 (간절히) 도훈이는. 진짜 모르는 거에요?
영지엄마 (담담히) 몰랐어. 정말이에요. 나도 여기 와서 들었으니까.
수아, 안타깝게 보다가. 나가는.
#62. 유치원 복도 일각 / 밤
경찰들과 얘기를 하고 있는 미복 부부. 원장과 선생들도 보이고.
분주히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는 수아와 예린.
예린 (겁먹은) 엄마, 경찰아저씨들 왜 왔어? 누구 잡으러 왔어?
수아 (씩 웃고) 아니야. 왜. 무서워?
예린 (고개 끄덕)
수아 (안아주며) 무서울 거 없어. 경찰아저씬 우리 지켜주구. 나쁜 사람 잡아
가시니까. 금방 끝날 거야.
예린 (나쁜 사람이란 말에 움찔 하고 겁먹은 표정되는) 나쁜 사람..?
(어쩌나 하는 울 듯한 표정) 엄마...
수아 응?
예린 저기... 있잖아... (하다가 삐질삐질 우는) 히잉...
수아 (놀라) 예린아, 왜그래?
예린 (울며) 흐응... 나 나쁜 사람 아니야... 잡아가지 말라 그래... 어엉....
수아 (당황) 그게 무슨 말이야...?
예린 난... 도훈이가 절대루 말하면 안된다구 해서... 그래서...
우는 예린의 얼굴. 충격받은 수아의 표정.
(한 시간 전 --- 예린의 진술)
#63. 유치원 복도 / 밤
도훈, 정수기에 물을 따라 마시고. 입을 닦고 돌아서다가. 무슨 소리를
들은 듯, 한 곳을 응시하고. 그쪽으로 가면. 도훈의 시선으로. 복도 저쪽 끝에
있는 미복과 상욱의 모습. (씬 56의 장면)
도훈 (충격받은) ...!
도훈, 굳어진 얼굴로. 야수가면을 확 바닥에 던지고.
도훈 (원망스런) 엄마, 미워...! 싫어..!
하고 휙 돌아가는. 바닥에 떨어진 야수가면.
(JUMP)
타닥타닥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와 예린 나타나고. (1부 7씬과 연결)
예린 (복도를 두리번거리며 불안한 표정) 차도훈... 차도훈!
(하다가. 복도에 떨어진 가면을 보고) 야, 장난치지 마! 어딨어?!
예린의 시선으로. 텅 빈 복도. 휙 하고 부는 바람, 예린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예린, 겁먹은 듯 슬금슬금 물러나다가. 뒤돌아 휙 달려가려는데.
누군가 예린의 어깨를 탁 잡는 손.
예린 (깜짝 놀라 확 뒤돌아보면)
도훈 (입에 손을 대고) 쉿...!
예린 (겁먹은) 너 여기서 뭐해..?
도훈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히 하구 빨리 따라와.
아이들, 종종걸음으로 달려가고. 타닥타닥 멀어지는 발소리.
#64. 복도 일각 + 창고 안
달려가는 도훈과 예린.
예린 지금 어디 가는 거야?
도훈 (심각한) 나 여기서 도망칠 거야.
예린 뭐? 왜? 어디 갈 건데?
도훈 우리 엄마두 싫구.. 짐 선생님두 싫어..! 나 보낸다는 그 학교도 싫다고..!
다 싫어!!
걸음을 멈추는 아이들. 복도 옆 창고 앞이다. 빼꼼 열린 창고문(씬 54).
창고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
창고 안. 각종 교구며 박스들이 쌓여있는 좁은 창고 안.
도훈 여기 숨어 있다가 조용해지면... 도망갈 거야.
예린 어딜 갈 건데?
도훈 그건... 아직 몰라.
예린 (망설이는) 그치만... 너희 엄마 걱정하시잖아.
도훈 우리엄마 그런 거 안 해. (무서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너, 누구한테든 나
여깄다구 말하면, 가만 안 둔다? 알았어?
예린 (겁먹은) 어, 어...
도훈 약속해!
예린, 도훈과 손가락을 걸고. 도훈, 자기 키 보다 큰 박스 안으로 들어가며.
도훈 갈 때 문 닫구 가구. 약속한 거. 꼭 지켜. 알았지?
예린, 고개를 끄덕 하고 밖으로 나가는. 닫히는 창고문.
상자 속의 도훈, 곰곰이 생각에 잠기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고.
문자를 찍는다. 핸드폰 화면 - ‘도훈일 찾을 생각은 하지마.’
/
창고 밖 복도. 닫힌 문을 보며 한숨을 쉬는 예린. 천천히 가는.
잠시 후 다른 쪽에서 오던 선생 한 명, 창고 문을 열쇠로 잠그고 가는.
잠긴 창고 문. C.U.
(다시 현재 -- 씬 62에 이어)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 수아와 예린, 미복, 경찰들 오고.
제일 먼저 뛰어오는 미복, 문에 달려들어 철컥철컥 잡아당긴다.
미복 (필사적으로) 도훈아, 도훈아!!! (문이 열리지 않자 마구 두드리며) 얘!!
안에 있니? 엄마야! 대답해!! (주위 사람들에게) 열쇠, 열쇠 없어요?
경비 지금 가지러 갔으니까 바로-
하는데. 미복, 문을 세게 발로 쾅 하고 몇 번 걷어차면.
끼익 하고 열리는 문. 미복, 확 하고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가는.
미복 (절규) 도훈아!!!
큰 상자 밖으로 빼꼼 나온 도훈의 손.
#65. 몽타쥬
- 창고 안. 도훈을 끌어안고 우는 미복. 정신을 잃은 도훈.
- 복도. 웅성이는 경찰들과 사람들. 원장과 선생들.
- 그 모습을 보는 예린과 수아. 착잡한 수아의 표정.
/
유치원 전경 / 밤
앰뷸런스와 경찰차 불빛이 번쩍이는.
수아 (N) 그렇게 긴...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하나유치원 크리스마스 발표회날 밤에 생겼던 사건은, 그렇게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해바라기반 친구들에겐 많은 변화가 생겼다.
F.O. / F.I.
- 몽타쥬 느낌으로 -
#66. 유치원 교실 안
아이들, 선생을 따라 율동을 하는 밝고 즐거운 모습. 예린과 도훈의 모습 보이고.
수아 (N) 화려한 쇼윈도 밖의 세상과 그 안의 세상이 다른 것처럼,
하나유치원에서의 한 달도 그랬다.
#67. 까페 안 / 낮
삼삼오오 둘러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 엄마들의 즐겁고 행복한 모습.
수아 (N) 부족함 없이 잘 자란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는 엄마들...
모두가 부유하고 행복해 보이는 곳.
#68. 경찰서 / 낮
미복, 브로커남, 원장과 함께 앉아 취조를 받고 있는 모습.
수아 (N) 누구나 가고 싶어 하지만, 떠나온 사람들에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
#69. 병원 치료실 안
상담사와 같이 앉아있는 경화와 하진. 싱글싱글 웃는 하진의 표정. 하진을 보고
환하게 웃는 경화의 미소.
수아 (N) 그 안에서 만난 우리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잘 키우고 싶은 같은
엄마들이었고,
#70. 방송국 스튜디오 안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리나. 뒤쪽으로 흡족하게 보고 있는 혜주.
감독, 컷 사인을 하면. 혜주에게로 달려와 폭 안기는 리나.
대견한 듯 리나를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는 혜주.
수아 (N) 때로 숨 막힐 듯한 이 일상을 견디는 동지였고... 적이었다.
#71. 유치원 앞 / 낮
예린의 손을 잡고 오는 수아.
수아 (N) 아마도 또다른 나로 만났더라면, 이 만남도 조금은 다르지 않았었을까.
반대쪽에서 오는 영지엄마와 영지. 가까워지면. 걸음을 멈추고.
영지엄마 ...가는 거에요?
수아 (미소) 네. (영지를 보고) 영지 안녕?
영지 (머뭇거리다가) 안녕...하세요?
영지엄마 이제 많이... 돌아왔어요.
수아 아참. 이거-
하며 백에서 뭔가를 꺼내 내미는. 영지의 수첩이다.
영지 (보고 눈 반짝) 앗, 내 수첩!!
수아, 영지에게 수첩을 건너는. 영지, 조심 수첩을 받고.
영지 감사합니다...
수아 돌려줘야 할 것 같았어요.
영지엄마 (머뭇하다가) 그 사진은-
수아 (고개 젓고) 그냥. 아무 일 없었던 거에요. 영지엄마랑 나, 도훈엄마
말고는. 아무도 모르니까.
영지엄마 ...
수아 그럼. 이만 가볼게요.
수아, 목례하고 영지의 손을 잡고 가면.
그 모습을 한참 보는 영지엄마와 영지. 차츰 멀어지는.
#72. 유치원 앞 / 낮 (1부 10씬의 예전 유치원)
유치원 문 앞에 다다른 수아와 예린.
수아 잘 할 수 있지?
예린 (자신에 차서) 그으럼! 걱정 마, 엄마.
그 때 안에서 나오는 선생님.
선생 (반갑게) 예린이 오랜만이네! 잘 있었어?!
예린 선생님~~ (하고 폭 안기는)
선생 어머님두 잘 지내셨어요? 너무 다행이에요. 자리가 나서.
수아 (미소) 네... 원장님이 특별히 신경쓰셨다구, 연락이 와서.
선생 그럼.. 이따 오후에 뵐 게요?
수아 네. (예린에게 손 흔들며) 예린아, 이따 봐?
예린과 선생, 안으로 들어가면. 수아, 흡족한듯 보고. 돌아서는데.
저만치 떨어진 곳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엄마들. 수아를 보는 듯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수아 (씩 웃고) 자아. 그럼 또 시작인가...?
수아, 엄마들이 있는 쪽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데에서. ENDING.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