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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91
#1. 장박 연구실
장박 금순 소파에 앉아 있다.
금순 : (차분하게 얘기한다).....이식....할께요.
장박 : (보는)......
금순 : .....그런데.....이일은 선생님과 저만 아는 일로 해주세요...
장박 : .....
금순 : .....끝까지 모르시는 일로 해주세요.....앞으로도....수술이 끝난다 해도....만나 뵙고 싶지는 않습니다.
장박 : (보는).....
금순 : .....그냥 지금까지처럼.....몰랐던 일로 지내고 싶어요.
장박 : .....
금순 : .....그리구....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모르겠는데.....제가 다니는 미용실 부원장님이 장은주 부원장님이세요.
장박 : .....알아요. 나두 얼마전에 알았어요.
금순 : 예....부원장님께서두 끝까지 모르셨으면 좋겠어요.
장박 : ....알겠어요....그렇게 할께요.
금순 : ......예.....그리고......
장박 : ......말해요.
금순 : .....
장박 : (보면)......
금순 : ......대단히 죄송한데요....(장박을 본다).....꼭 갚겠습니다....비록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삼년쯤 예상 되는데.....
삼촌 합의 하는데 칠천만원이 필요해요....그돈을 좀....꿔주시면....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장박 : 그럼요.
금순 : (보면서) 틀림없이 갚겠습니다....담보두 없이 그렇게 큰돈을 부탁드려서 염치없지만....믿고 꿔주신다면....꼭 갚겠습니다.
장박 : .....그래요....그렇게 해요....내 마음 같아서는 그냥 주구 싶지만
금순 : 아니요....틀림없이 갚을꺼에요. 삼년 안에 갚겠습니다.
장박 : (강한 결심 느껴져).....그래요.....알겠어요. 그렇게 해요.....바루 금순양 통장으로 입금할께요.....
(메모지 펜 디민다)....계좌번호 써줘요.
금순 : 예....(받아서 쓴다)......여기요....고맙습니다.
장박 : 무슨 그런 말을........
금순 : .....수술은 언제쯤 하게 되나요?
장박 : .....일단 집사람이 깨나봐야 알겠는데.....연락할께요.
금순 : .....예....혹시...수술하려면 제가 뭐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나요?
장박 : .....특별한 건 없고....혹시....그때 내가 준 철분제 먹구 있어요?.....그거 꼭 먹어야해요.
빈혈이 있는 사람은 수술 한달쯤 전부터 철분제를 먹어줘야 해요.
금순 : (그래서 줬구나 보는).....
장박 : 닥쳐서 먹어서는 소용 없으니까 꼭 챙겨 먹어요.
금순 : (보다가)...예....(일어난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장박 : (따라 일어난다) 금순양.
금순 : ......
장박 : (목이 메인다).....뭐라구....무슨 말을 해야할지......
금순 : .....
장박 : (눈시울이 붉어진다).......미안해요........미안해요..
금순 : (그 모습 보다)......(꾸벅 목례하고 돌아선다)....
금순 문으로 문 닫고 나간다.
장박 그모습 보며 가슴이 아프고 괴롭다.
장박 : ......
#2. 장박 연구실 밖 복도
금순 나와서서 잠시....이내 걷는다.
금순 가슴 깊은 곳에서 다시금 먹먹함이 차오르지만, 꾹꾹 눌러담고 걷는다.
금순 : .......
#3. 화장실
금순 들어선다. 금순 물을 틀어 세수를 한다. 금순 몇차례 세수를 하고 물 잠그고, 거울 속 자신을 본다.
금순 : .....그래서 빈혈약을 줬구나.....지독한 사람들............(심호흡한다) 상관없어....이제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이야.
금순 티슈를 뽑아 손을 닦는데, 은주 입구에서 들어온다.
은주 세면대로 다가오다, 금순을 본다.
은주 : 어?....나금순씨.
금순 : .....안녕하세요?
은주 : 어뜨게 여기서 또 만나네....웬일이에요?
금순 : (대답 않는다).....
은주 : (보는).....어디 아퍼요?
금순 : 아니요.
은주 : 그럼?....누구 문병 왔어요?
금순 : 아니요....볼일이 있어서요.
은주 : (대답않는 금순이 은근히 기분 나쁘다)...나는 여기 엄마가 입원해 계세요....그래요 그럼....(화장실로)
은주 화장실 문 열고 들어가 문 닫는다.
금순 가볍게 목례하다 닫힌 문 본다.
금순 : (저도 모르게 굳어져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금순 다시 가슴에 파문이 일지만....외면하고 입구로.
#4. 장박 연구실
장박 자리에 앉아 있다. 막상 금순이 이식을 통보하자 만가지 생각이 밀려들고 몹시 착잡하다.....
그러는데 전화벨 울린다. 장박 생각에서 깨어나 휴대폰 집어들고 확인 후.
장박 : 은주야.
#5. 투석실 밖
은주 나와서 핸드폰으로 전화 중이다.
은주 : 아빠 여기 투석실이요. 엄마 좀 전에 투석하러 내려 오셨어요.....
예 아직까지는 별 일 없이 투석 진행 중이세요. 바쁘세요? 못오세요?
#6. 장박 연구실
장박 : 아냐 곧 회진 시간이니까..(하다 시계 보고 아차)....회진시간이다. 회진 돌고 내려가 볼께....(얼른 끊고 일어난다).....
#7. 투석실
은주 들어온다.
주치의 지켜보고 있고, 영옥 응급투석 중이다. 여전히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투석을 진행 시키구 있다.
은주 다가와 서서 그런 영옥 지켜본다.
#8. 병동 데스크
재희 수련의1.2 회진 준비 마치고 서 있다.
재희 시계 본다. 수련의1.2 역시 시계 보며 눈치 살핀다.
수련의1 : 제가 선생님 연구실에 올라가 볼까요?
재희 : 기다려 봐. 오시겠지.
수련의1 : 예.
장박 빠르게 다가온다. 장박 데스크 앞에 서있는 재희를 본다.
<인써트
재희 : 제가 좋아하는 여잡니다. 나금순!
재희 : .....죄송합니다 선생님....만약 선생님께서 계속 이 일을 추진하신다면 저두 사모님께 이 사실을(하는데)
장박 : (재희 뺨을 때린다).....
재희 : ......
장박 : (노여움에 노려본다).....니가.....지금 나를 협박하냐?
재희 : ......선생님이 사모님을 지켜드리구 싶은것처럼....저도 그 애를 지켜주구 싶을 뿐입니다!>
장박 재희를 보며, 역시 복잡한 심경에.
장박 : ......(다가가는)
장박 다가와선다. 수련의1.2 돌아보고, 얼른 목례한다.
재희 : (보고. 역시 목례한다)
장박 : (노려보는).......
재희 : (느껴진다).......
장박 : (노려보다)....가자....(앞선다).....
재희 : ....예...(뒤따른다).....
#9. 은행
금순 번호표 들고 은행에 앉아 있다.
금순 번호판 바라본다. 번호판 바뀐다. 금순 번호표 보고 일어나 다가간다.
#10. 병원 일각
숙모 다가온다. 저만큼 금순 의자에 앉아있다.
숙모 보고 금순아 부른다. 금순 돌아보고, 숙모 금순에게 다가오는.. 숙모 다가와선다.
숙모 : 어떻게 왔어 이시간에?
금순 : 오늘 미용실 노는 날이에요.
숙모 : 아....
금순 : 작은엄마....(봉투 내민다)....
숙모 : (보는)....뭐야 이게?
금순 : 칠천만원이에요. 삼촌 합의금에 보태세요.
숙모 : .....니가 이 큰 돈이 어디서 났어?
금순 : 장박사님한테 꿨어요.
숙모 : 뭐?.....금순아.
금순 : 정말 꾼거에요. 삼년안에 꼭 갚겠다구요. 그러니까 삼촌 나오셔서 무조건 삼년 안에 이만큼 버셔야 해요.
숙모 : 얘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너 똑바루 대. 니가 이걸 왜 그사람한테 꿨어?.....어? 얼른 말 못해?
금순 : 이돈은 정말 꾼거구요....이식은 하기루 했어요.
숙모 : 뭐?.....너 미쳤어?....안돼....안돼 너어.
금순 : 작은엄마.
숙모 : 안돼 안된다 금순아 너 절대 안돼....안되애....너 할머니 아시면 어쩔려 그래? 어? 너 할머니 생각은 안해?
금순 : ......
숙모 : 너 만약에 삼촌 때문이라면
금순 : 아니에요. 작은엄마 삼촌 때문 아녜요......다만.
숙모 : ......
금순 :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잖아요.
숙모 : 금순아.
금순 : .....아빠도 돌아가시구 없는데.....어쨌든 저를 낳아주셨잖아요......그렇게 한번 제게 생명을 주셨으니까................
저두 한번 드린다........그렇게 생각 한거에요.
숙모 : .....금순아.
금순 : 그렇다구 만나 뵙거나 왕래를 하거나 그럴 생각은 전혀 없어요.
장박사님께두 그렇게 말씀 드렸어요. 앞으로두 수술 이후에도 만나뵙구 싶진 않다구.
숙모 : (어머)......
금순 : 그리구 이돈은.....꿀 데가 생겨서 꾼거구요......삼촌 때문에 결심한거 아니니까......작은엄마 부담 가질 필요 없으세요....
근데요 작은엄마....이돈은 꼭 갚아야 해요. 삼년 안에 꼭 갚겠다구 했어요. 꼭 갚아야 되요 작은엄마.
숙모 : 금순아.....안돼 너어.....안돼 금순아....나 할머니한테 맞어 죽어어!
금순 : (그말에 눈빛 흔들린다).....할머니께는..........말씀 안드리면 되잖아요.
숙모 : 뭐?
금순 : ......작은엄마만 저랑 아는 일루 해요....그럼 되잖아요?
숙모 : 너 미쳤어?....너 그게 말이 된다구 생각해? 안돼 금순아 안돼...절대 안돼(하는데)
금순 : 작은엄마...(봉투 쥐어준다) 저 이미 결심했어요. 그렇게 해주세요.
숙모 : 금순아.
금순 : 그럼 그렇게 해주시는 걸루 알구 저 그만 갈께요....(일어난다)
모처럼 노는 날이라 저 할 일 되게 많거든요. 나중에 전화 드릴께요 작은엄마.
금순 얼른 돌아서 간다. 숙모 금순아 부르지만 금순 못들은척 걷는다.
숙모 어머 어뜩해 이일을 어뜩하면 좋아...손에 든 봉투 봤다가, 금순 봤다가....
숙모 : ..........
금순 숙모를 등지고 총총히 걸어온다.
금순 : .........
#11. 병원 밖 일각
금순 걸어온다. 금순 총총히 걸어와 선다. 금순 심장이 쿵쿵쿵 계속 울려대는 기분이다.
금순 : ......잘했어 금순아.....잘한거야.............잘했어.........잘 견뎠어......이제 다 끝났어.....
금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렇게 한참을.....
금순 : ......
그러다 심호흡한다......어디로 갈까?.....금순 어디로 갈지 몰라 둘러보다....휴대폰 꺼낸다.
금순 전화를 건다.
금순 : 아주버님.....저에요.....어디세요?
#12. 태완방
태완 거울 앞에서 옷 입다가 전화 받은 듯, 휴대폰 받고 있다.
태완 : 내방. 이제 막 나가려구? 어디야? 노는 날인데 어딜 그렇게 꼭두새벽부터 나갔어?.....아니야 일은 없어....어디야?
#13. 노소장 대문 앞
할머니 베낭 메고 다가온다.
할머니 대문 앞에 다가와 선다. 할머니 대문 안쪽을 살피다 망설여진다.
할머니 : .....바깥사돈이 일을 그만뒀다구 혔으니께 집에 계실꺼인디.....(하는데)...
태완E : 다녀올께요.
할머니 움찔....뒤로 물러난다.
문 열리고 태완 나온다. 태완 나오다 할머니 본다.
태완 : 어...안녕하세요?
할머니 : 이...오미 우리 휘성이 둘째 삼촌이구먼유, 허우대 멀쩡헌 둘찌.
태완 : 예.......저희집 오셨어요?
할머니 : 이?....아니 걍 지나는 길에....거시기 안이 바깥사돈이랑 안사돈이랑 다 무탈허니 두루두루 잘 계시쥬?
태완 : 예 아버지 엄마 다 안에 계세요. 들어가세요.
할머니 : 이...아녀 지나는 길이었어....안그려두 일 그만 두셨다는 말씀은 내 들었구먼유...
그람 둘째 삼촌두 놀구 있구 바깥 사돈두 그라구 계시구....오미 안사돈끼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시겄어.
집이 멀쩡헌 남정네가 둘이나 놀고 있으니.
태완 : .....저는 곧 소속사 찾아 들어갈껍니다. 요즘 오디션 빡세게 보고 있거든요.
할머니 : 이 그람유 그거이 뭔지는 잘 모르겄지먼, 사지육신 멀쩡헌 사램이 자꼬 먹구 놀믄 쓰남유.
무조건적으로다 일을 해야지 암만.
태완 : .....예.
할머니 : 이 그란디 거시기....실은 내가 원체 걱정이 되나서 와봤는디유...
(금새 걱정스럽다) 혹시 우리 금순이헌티 뭔 일이 있남유?
금순E : 우리 할머니한테 얘기하면 나 아주버님 평생 얼굴 안봐요.
할머니 : 갸가 요시 통 연락두 없구 와 보도 않고 진화를 혀도 받지두 않구......우리 금순이 혹시 뭔 일 있남유? (하며 살피면)
태완 : .....아뇨 그런 일 없는데요.
할머니 : 그라지 말구 뭔 일이 있시면 있다구 솔직히 말씀 좀 혀봐유? 그러지 않고서야 야가 발써 일주일이 다 되가는디
나헌티다 그러구 진화 한통이 없을리가 없구먼유. 요시 걍 꿈자리도 통 사납고 영 맴도 뒤숭숭허구
암만 혀두 뭔 일이 있다 싶어 내가 이러구 와본규.
태완 : 정말 아무일 없는데요...요즘 제수가 바빠서 그럴꺼에요. 파마 통과하구부터 눈코 뜰새없이 바빠졌다드라구요.
저희집에서도 꼭두새벽에 나가면 밤 늦게나 와서 저희두 제수 얼굴 보기 힘들거든요.
오늘두 노는 날인데두 나갔구요. 정말 아무 일 없어요.
할머니 : 이....그류? 참말루 암일 없시유?
태완 : 예...없어요...그리구 미용실에서 일할 때는 눈치 보인다구 전화를 잘 못받드라구요. 아마 그래서 그럴꺼에요.
할머니 : (그제야 안심 된다) 그류...맞어유 눈치가 뵈기는 뵈쥬 왜 안그렇겄어유....
이 그렇구만 그려서 이것이 통 연락이 없었어....
태완 : .....
할머니 : (역시 금새 안심되어 표정 환해진다)....원래 늙어 셔꼬부라지믄 이러구 걱정만 느는규...이 그려서 이것이 그렸어.
#14. 숙모네 마루
할머니 현관문 닫고 들어선다. 할머니 다가와 올라서 다가와 앉는다.
할머니 : 그려두 그렇지 이것이 진화 한통은 해줄꺼이지...
하면서도 할머니 표정 한결 가볍고 밝고 좋아졌다.
할머니 베낭 벗어서 지퍼를 여는데, 금아 방문 열고 나온다.
할머니 베낭에서 혹시나 챙겼던 나물 등을 꺼낸다.
금아 : 어디 다녀 오셨어요?.....(표정 밝고 환하고 자꾸 웃음난다) 저 나갔다 올께요....
할머니 : 워디가? 애비헌티 가?
금아 : 아뇨 출근 할려면 옷이 좀 있어야 할꺼 같아서 옷 좀 사러요.
할머니 : 그렇겄네 그랴 댕겨와. 옷 살 돈은 좀 있남?
금아 : 예 제가 알바비 탄 것두 있구, 엄마가 아침에 주셨어요....다녀오겠습니다...(가려면)
할머니 : (계속 그런 금아 느끼다) 금아야....너 참말루 만나구 댕기는 놈팽이 없어?...니 월굴서 번쩍 번쩍 광채가 다 나는디?
금아 : ....
할머니 : 핼미헌티다만 살짝 야그혀봐. 내 니엄니헌티는 비밀 지켜주께.
금아 : .....없어요.
할머니 : 참말여? 그란디 워쩌 그러구 월굴이 번쩍번쩍 환허까아....
꼭 니 엄니 니 아버지랑 바람나 밤마동 온 동니 밤이슬 다 맞구 돌아댕길 때처럼.
금아 : .....엄마가 그러셨어요?
할머니 : 몰르남? 니엄니 온동니 동구밖까지 소문난 연애쟁이였던거?
금아 : (어머머 반짝, 다가와 앉는다) 엄마가요 할머니?
할머니 : 야가 금시 초문이구먼....니엄니 생기거는 저러구 미련 곰단지 하마 성님 모냥 생겼어두
한번 작정허구 몸을 집새기 꽈듯 배배 꽈감서 간드러지는 콧짐 소리로다가(하다 듣는 금아를 본다)
.....아녀 워쨌거나 너헌티는 엄닌디 나가 그해 여름에 우리집 나상도와 니엄니 안순자 사이에 뭔 일이 있었나를
일일이 다 야그 헐 수는 없고.
금아 : 할머니이....말씀해 주세요.
할머니 : 아녀 정 궁금허믄 니 엄니 헌티다 물어봐. 물어보고 나가 참말로 허구 싶은 야그는 그소리가 아니고....금아야.
금아 : 예.
할머니 : 핼미가 말여 다른거는 하나 걱정이 안댜.. 안댜는디 딱 하나....
남자를 만나도 좋고, 연애를 혀도 좋고, 다 존디, 부뚜막이는 낼름 올라채는거 아녀?
금아 : ......
할머니 : 아 우리집안 핏줄이 그렇잖여. 돌아가신 니 큰아버지도 금순이 그래 만들었고, 금순이도 휘성이 그래 만들었고....
워쩌 그런가 이 나씨 집안 핏줄들은 부뚜막이만 올라챘다 허믄 걍 내려오는 법이 없이
꼬옥 심신 할미헌티다 점지를 떡허니 받아갖구 내려오는 통이 나가 아주 심장이 한두번 내려앉은기 아녀,
너두 금순이 때 봐서 잘 알꺼 아녀? 그띠 보통 난리가 났었구 울 금순이가 보통 맴고생을 혔어?
금아 : ...예.
할머니 : 그려. 핼미말 뭔 말인가 알어 듣지? 워떠한 일이 있어두....부뚜막 만큼은 낼름 올라채서는 안되는겨.
금아 : 예.
할머니 : 그려 되얐어 그람....안즉 거까지는 진도 안나갔지?
금아 : 그럼요...(하며 저도 모르게 배시시 웃다, 내심 당황한다)....
할머니 : (딱 걸려든 금아 본다).....있구먼. 있기는 확실히 있어.
금아 : (놀라)....아녜요 없어요.
할머니 : 말혀봐 워뗘서 워떤 놈이여?
금아 : ......저 나가봐야 해요 할머니 다녀올께요..(아후 얼른 일어나 문으로)
할머니 : (그런 금아 웃으며 본다).....그려 댕겨와. 부뚜막만 올라가지 말고...
#15. 은행
금순 대기석에 앉아 있다. 또 다시 생각에 잠겨 멀거니 허공을 본다....
그러다 금순 애써 생각을 떨쳐내려 둘러보다, 옆자리의 휘성 또래 아기를 본다.
금순 아기에게 재미난 표정 지어 보이며, 아기랑 논다.
문 열리고 태완 들어온다. 태완 둘러보다가 저만큼 앉아있는 아기와 놀아주고 있는 금순을 본다.
태완 보다 다가가는, 태완 다가와선다.
금순 : (기척에 돌아보고 일어나며 웃는다) 일찍 오셨네요.
태완 : (웃는 금순 살피며)....아침부터 어디 갔었어?
금순 : 볼일이 좀 있었어요. 어디서 무슨 볼일이었나는 묻지 말아주세요.
태완 : (웃는 금순 보다가) 나 오다가....(할머니 얘기하려다) 아니다 됐다...어디 가구 싶어?
금순 : 어....신나게 소리 치구 놀 수 있는데.
태완 : (보다) 알았어 가자.
금순 : 어? 그렇게 금방?....어디 갈껀데요?
태완 : 와보면 알어...(가만 보고 있자, 금순 팔목 잡아 입구로).....와!
#16. 야구장 (축구장도 괜찮습니다.)
태완 금순을 데리고 입구에 들어선다.
금순 와!....입 벌어진다. 열기가 후끈 닳아오른 야구장이다. 관객들 꽉 차있다.
태완 둘러보고, 자리를 찾는다.
태완 금순에게 앉게 하고, 손에 든 딱딱이 스틱도 내민다.
금순 받아들고, 신기한 듯 주위를 둘러보고, 그라운드도 보고, 요란하고 야한 복장의 치어리더들도 보고....신기한 듯 웃는다.
태완 금순에게 음료수 따서 내민다. 금순 받아 마시며 다시 둘러보며 즐겁다/
태완 금순 관객들과 맞춰 응원을 한다. 관객들이 소리치면 같이 와! 신나게 함성 지르고,
파도 타기 응원을 하면 같이 파도 타기를 맞춰주고.
태완 치어리더들 연신 쳐다보면, 금순 그런 태완 구박하고.
태완 금순에게 먹을꺼 안주고 혼자만 먹으면, 금순 뺐어 먹으려, 태완 안뺏기려 두사람 짐짓 장난치고 /
금순 태완보다 더 신나게 소리치고, 스틱도 요란하게 두드리며 스스로 다 털어내려 애쓴다.
선수들의 맹활약이 펼쳐진다.
금순 태완 음료수 뺏어 마시다가 얼른 다시 태완에게 주고, 와! 함성을 친다.
태완 그런 금순을 짐짓 쥐어박으며 구박하는 척. 태완 애써 기분 업시키려는 금순이 느껴진다.
태완의 시선 느끼자, 금순 씨익 웃어준다.
태완 짐짓 어이구 구박하고... 두사람 신나게 응원한다.
#17. 마루
커다란 대야에 총각무 한가득 담아서, 정심 채칼로 껍질 벗기는 중이다.
노소장 옆에서 부동산 관련책을 보고 있다.
노소장 : (힐끔 정심 표정 살피다가 짐짓)....금순이는 왜 연락이 없지...전화 한번 해보까?
정심 : 내버려둬요. 모처럼 노는 날 오죽 답답하면 나갔겠어요....늦기 전에 들어온다구 했으니까 들어올꺼에요.
노소장 : 시완이 말이 새벽에 금순이가 울더라구 하든데?
정심 : (그말에 본다)...나두 들었어요....새벽에 자다 잠깐 목이 말라 깼었는데....
지 방에서 엉엉 울구 있드라구....막 서럽게....할머니 할머니 해가면서....
원래가 애들이 울 때는 엄마 엄마 그러면서 우는건데.....금순이는 할머니....할머니....해가며 울대.
노소장 : ......
정심 : ....그 소리에 또 얼마나 맘이 아프든지....엄마 없이 자라서 그런거아냐. 할머니하구만 살아서.
노소장 : .....그러니까 여보....우리 금순이 도와주자구?
정심 : (보는)......
노소장 : 당신 말대로 가랭이 찢어지게 큰 돈인거 누가 모르나..아는데....
우리 금순이가 그동안 우리집에 시집 와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줬어?
정심 : (난감하다 총각무 다듬는척).....
노소장 : 어린 것이 얼마나 힘에 부치고 외롭구 서러웠을텐데두 그거 한번 내색두 않고,
그저 열심히 휘성이 키워가면서 당신 내 비위 맞춰가면서 그렇게 만 삼년 가까이 꼬박(하는데)
정심 : 가만 빨래 삶는다구 올려 놓구 깜빡 했네...(얼른 일어나 주방으로)
노소장 : (그런 정심을 보다....일어나 따라간다)......
#18. 주방
정심 다가와 씽크 쪽으로 피해 서 있는데, 노소장 다가오자 얼른 빨래삶는 찜통 뚜껑을 공연히 열어보고.
정심 : 물이 아직 많이 있구나....(뚜껑 덮고 다시 가려면)
노소장 : 자꾸 피하지 말구 손여사...가족이라는게 뭐야?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의지하고, 북돋워주구(하는데)
정심 : 다 좋아요 다 좋은데....우리 형편에는 진짜 터무니 없는 일이야?
말이 났으니까 하는 말인데, 당신 앞으로 어디 가서 돈 한푼 벌어올 가망 있어요?
노소장 : .....
정심 : 당신이나 나나 앞으로 어서 돈 한푼 나올 구멍 없는 사람들 아냐? 그럼 가진거라두 아끼구 챙겨가며 살아야지,
그렇게 얼마 되지두 않는 가진돈, 곶감 빼먹듯 날름 날름 빼먹어 버리구 나면 나중에 우리 노후는 어쩌자는건데?
당신 나중에 자식들한테 구차스럽구 비굴하게 손 벌려가며 살구 싶어 그래?
노소장 : 여보. 그돈 도와준다구 해서(하는데)
정심 : 남을 도와두 형편껏 분수에 맞춰 도와줘야지 아무리 뜻이 좋구 취지가 좋다구 해서
내 가랭이 찢어져가며 도울 수는 없는 일 아냐?
노소장 : 남이 아니지 금순이가 남이야? 당신은 우리 금순이가 남이라구 생각해?
정심 : (말문이 막히는데, 휘성 울음소리 들린다).....여보 휘성이 깼다...(얼른 간다)
노소장 : .......
#19. 레스토랑
성란 시완 마주앉아 식사 중이다.
성란 : 이런걸 전화위복이라고 하는거지? 아침에는 순간 당황 했었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까
나 바삐 정신없이 일하는거 어머니가 보신게 오히려 도움이 되구 주효 했었나봐.
시완 : 아버지가 엄마 니 사무실에 모시구 간것도 그래서였어. 그런 모습 보고 나시면 이해하실꺼라구.
성란 : 어머니가 그런 말씀두 하시드라. 내가 멋있구 부러워 보였다구.
시완 : 그런 말씀까지 하셨어? 울엄마 자존심이 세서 웬만하면 그런 말씀 안하실텐데....
그건 그만큼 인정하구 양보하시겠단 말씀이시니까 너두 잘 해.
성란 : 알았어.
시완 : (보다 손 놓는다. 입 닦고) 성란아....나 실은 할 말이 있어....
성란 : (보는, 역시 다 먹고 손 놓는다) 해. 뭔데?
시완 : 제수씨 얘기야.
<시간 경과>
두사람 앞에 음식접시 치워져 있고, 찻잔 놓여 있다.
성란 : (놀라워 시완 본다)....그랬구나....그래서 그날 김밥 쌀 때 그런 소리두 한거구...
아 그전에 대문 앞에 쪼그리구 앉아 있었던 것두 그래서였어.......동서 기분이 어떨까?
시완 : 말루 표현 할 수 있겠어....인생이 전복된 기분이겠지.
성란 : 그래. 죽은지 알았던 엄마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루도 뿌리째 뽑혀 흔들리는 기분일꺼야.
시완 : ...그래서...아버지께서 제수씨를 좀 도와줘야겠다 싶으신가봐....그래서 나두 돕겠다구 했어...이천만원 보태겠다구.
성란 : (보는).....
시완 : ....너한테 미리 상의 안하구 결정해서 미안해....근데....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나한테 제수씨는...정완이 몫까지 더해져서 아주 특별한 사람이야.
성란 : .....
시완 : ....성란아?
성란 : (보다)....그래 뭐....내돈 보태는 것도 아니구 자기가 자기돈 쓴 건데 그거 갖구 뭐랄 수야 있겠어?
그치만....기분이 좋지는 않다.
시완 : .....
성란 : 물론 우리 아직 독립 자산제인거는 분명한데...
시완 : 미안해...
성란 : ....아니 뭐....괜찮아 미안할꺼까지는 없어....잘 됐다 말 나온김에 집구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나는 앞으로두 우리 각자 독립 자산제로 살았으면 좋겠어.. 각자 번돈 각자 알아서 관리하면서...
생활비나 그외 경비는 기본적으로 공동 분담을 원칙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적당히 분배하면서...어때?
시완 : (표정 좀 굳어지지만 애써 내색 않고)......글쎄.....
성란 : 나는 그렇게 하구 싶어. 그렇게 하자.
시완 : .....그래....생각해 보께.
#20. 의국
재희 문 열고 들어온다. 수련의들 뒤따라 들어온다.
재희 : 수고들 했다. 리뷰 다음에 할테니까 오늘은 이만 들어들 가.
수련의들 : 예 수고하셨습니다...
수련의들 한쪽에서 가운을 벗는다.
재희 의자에 앉는데 전화벨 울린다.
재희 : (꺼내 보고 잠시...받는다) 어 은주야.
#21. 입원실
영옥 누워 잠들어 있다. 은주 오미자 그 모습 보고 있다.
은주 : 원장님이 오셨어 오빠....응....아니 엄마는 아직두....투석은 무사히 마쳤어. 어 혈압 정상으로 돌아왔구.
그래서 오실 필요 없다구 했는데두 오셨네....받아보세요 원장님.
오미자 : (받는다) 나다....너 바쁠까봐 연락 안했지....너는 끝났어? 그럼 잘됐네 은주 저녁 좀 사줘.
점심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대 지 엄마 땜에 통 입맛이 없어서.
은주 : (보는).....
오미자 : 애가 영 꺼칠해졌어. 맛있는 것 좀 사줘...튕기지 말구 인석아 아무리 바뻐두 저녁은 먹어야 할꺼 아냐.....
그래....나는 한시간 뒤에 근처에서 저녁 약속 있어....그래...(끊고) 지금 주차장으로 나오래.
은주 : 원장님 오빠가 제가 일부러 원장님께 부탁한지 알겠어요?
오미자 : 그럼 어때서. 내가 생각을 바꿨어. 이녀석은 내버려두면 총각귀신으로 늙어갈 녀석 같으니까
은주야 제발 부탁인데 호미걸이를 하든 빠떼루를 하든 제발 우리 재희 좀 확 잡아채서 결혼 좀 해라.
은주 : 원장님....
#22. 주차장 (밤)
은주 걸어온다. 재희차 주차되어 있다.
재희 의자를 조금 뒤로 해서 기대앉아 있다.
은주 다가와 보다, 차문 열고 탄다. 재희 힐끔 돌아본다.
은주 : ......피곤해 보인다?
재희 : ......어 좀 그래....뭐 먹을래?
은주 : ......어제 그제 계속 전화 했었어....핸드폰 계속 안받드라. 꺼져 있을 때두 있구?
재희 : 그랬나....요즘 핸드폰 잘 안챙겨서.....뭐 먹을래?
은주 : (계속 딴 생각에 빠진 듯한 재희 보는)......
재희 : (계속 생각에 빠진 듯)......
은주 그런 재희 보다가 재희에게 다가가 정면 방향으로 재희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고, 재희에게 입 맞춘다.
재희 의자를 조금 뒤로해서 기대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갑작스런 기습키스에 순간 당황한다.
재희 기습에 당황해 일이초쯤 은주에게 키스를 당하다가, 얼른 두손으로 은주를 잡아 떼놓는다.
은주 순순히 반항하지 않고 떨어져 앉는다.
재희 : .....너 이게 뭐하는 짓이야?
- 9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