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목사] 시일야 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면 선포한 것을 어떻게 취소합니까?
저는 제101회 통합 교단 총회에 참석했던 이정환입니다.
아직도 믿음과 용기가 부족해서 그리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글을 씁니다.
먼저 금번 우리 교단 총회의 사면 번복사태로 큰 충격과 고통을 당한 교회와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짧은 시간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사면과 또 사면번복으로 인해 여러분이 받은 충격과 아픔을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번 사면파동을 보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긍휼과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일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입만 열면 예수님의 사랑을 말하고 회개를 외치는 목사님들, 원수까지 용서라고 가르치던 장로님들은 모두 어디로 갔습니까? 자기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용서는 어떤 사람에게 하는 것입니까?
교회란 과연 무엇이며 교회의 사명이란 또 무엇입니까?
용서와 사랑이 없다면 거룩한 교회는 과연 어떤 교회입니까?
그런 교회에 과연 성령님이 계시기는 하는 겁니까?
그런 교회가 과연 한국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고 한국 사회를 향해 화해를 외칠 수 있을까요?
용서할 수 없고 긍휼이 없다면 과연 우리 교단에 ‘사랑과 용서와 화해의 본체인 예수님과 십자가’가 존재하기는 하는 것입니까?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고 당신의 옷을 벗겨 제비 뽑는 사람들을 위하여서도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며 고통을 참으셨습니다(눅23:34). 그것은 하나님과 원수 된 상태에 있던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케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롬5:10). 또한 우리를 당신의 친구로 삼으시기 위함이었던 것이라고 하였습니다(요15:13).
사면을 해 준 사람들이나 교회가 하나님의 원수보다 더 한 사람들입니까? 하나님의 원수가 누구입니까? 마귀가 아닙니까? 그 사람들이 마귀입니까?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을 믿는 마귀도 있습니까? 마귀가 회개하고 사도신경을 고백합니까?
'사면’ 이라는 말도 가당치 않습니다.
누가 누구를 사면한다는 것입니까? 누가 우리 교단에 사면할 권리를 주었습니까? 하나님이 주셨습니까? 그렇다면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면을 선포한 것을 어떻게 취소합니까? 성삼위 하나님의 이름을 이렇게 망령되게 사용해도 되는 겁니까?
그 사람들이 사면해 달라고 요구했습니까?
우리가 사면해 주겠다고 100회 총회가 결정하고 문을 연 것이 아닙니까?
1 년도 안 되서 마음이 달라졌습니까?
사면을 번복하고 그 분들에게 인간적인 면에서 도의적으로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했습니까?
그 분들은 짓밟으면 밟히고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사람들입니까?
설령 이단이라고 합시다. 이단은 그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사회를 향해서는 ‘갑 질을 한다’고 소리치면서 정작 우리 교단은 덩치 큰 것을 앞세워 약한 자들을 무시하는 종교적 갑 질을 하는 것입니까?
그러면서도 공의의 하나님을 말 합니까?
하나님을 믿기나 하는 것입니까?
믿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101회 총회는 예수님도 십자가도 없었습니다.
빌라도 앞에서 죽도록 매를 맞고 서 있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유대 군중들과 예수님이 죄가 없음을 알고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내어준 빌라도만 있었습니다. 공의는 침묵했고 양심 있는 총대들은 두려움에 숨을 죽였습니다. 과거 히틀러의 나치당이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해 유대인들을 학살하던 그 광기가 ‘형제를 용서해야 한다’고 외치는 가냘픈 외침을 짓밟으며 예배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오, 이 죄를 어떻게 다 감당하려는지요! 참으로 두렵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지 30 여년 후에 예루살렘은 이교도인 로마에 의해 비참하게 멸망을 고했던 과거의 역사가 우리 교단에 되풀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다고 속 까지 검을 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
- 특별사면위원장 이정환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