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특명 받아 놓은 말년 병장처럼 몸도 마음도 축 늘어진 것 같아요. 주말이든 평일이든 상관없이 하루 5시간 일하고 남은 시간은 주로 잠을 잡니다. 샤브샤브로 끼니를 때우고 막간에 2시간 쯤 잤나 봐요. 졸려서 일이고 뭐고 나가기 싫었는데 꾸역꾸역 기어나가 쿼터를 채우고 들어왔어요. 20년 만에 김포 시네를 다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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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촌리스타일의 출처가 김포라는 것 아닙니까? 처음 본 도시가 80년대 유흥가처럼 정겹습니다. 사우나-고깃집-마사지-가요주점 밤 문화에 최적화된 느낌입니다. 김포 천호리라는 동네로 수련회를 갔고 '성막 만들기'를 했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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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캐럴의 '겨울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이 있어요. 주인공 엘리스가 계속 달리는데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자 "나는 이렇게 뛰고 있는데 왜 나무를 벗어나지 못하느냐고 묻는 장면입니다. 붉은 여왕은 이렇게 말해요.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단다.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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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굳어진 습성에 맞서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꾀하고자 한다면 두 배 이상의 속도로 나로부터 도망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이남훈, 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라.더스퀘어 p105) 맞아요. 제자리를 유지하려면 전력을 다해야 해요. 기존의 관성, 제자리에서 새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모비딕(허먼멜빌)에서 일등 항해사 스타 벅은 선장 에이헤브에게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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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헤브는 에이헤브를 조심해야 합니다." 스타 벅이 생각할 때 에이헤브 선장이 조심해야 할 것은 에이헤브 자신이었어요. 거대한 향유 고래 모비 딕보다 더 무서운 광기가 에이헤브 선장 안에 있었거든요. 외부의 적과 싸울 때는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끊임없이 자기로부터 탈출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자기 안으로 기울어져 있는 존재예요. 인간은 익숙하고 편안한 자기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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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험, 나의 사고방식, 익숙한 자기만의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과거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이 요구됩니다. 결국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남의 불행이 나의 기쁨이라는 단어가 실제로 있습디다 '샤덴프로이테' 나는 악동이닷.
2024.8.10.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