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큰 일들이 그렇듯이 큰 일 하나 잘 성사되고나면 팔로업과 뒷처리에 소요되는 일들의 강도 역시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집의 큰 틀이 완성되고나니 그에 따른 소소한 보충공사하며 쓰레기정리, 집청소 등 일이 산더미입니다. 가지고 있는 가구들을 총 동원해 녀석들 방 꾸며주기도 한 일입니다. 작은 체구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참으로 한계가 많아 아직도 출퇴근하다시피 하는 원래 집공사 사장님과 인도네시아 직원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ADHD성인이라고 일기에 썼던 집공사 사장님과는 친분도 생긴데다가, 요즘 저의 조언을 잘 받아들여 성실모드로 열심히 하고있습니다. 지독한 나르시시즘과 자뻑모드, 가끔 버럭주의 등은 여전하지만 그저 사람좋아하고 인정에 끌려 맺고끊는 것이 불분명한 부분은 이해했으니 그런 점을 잘 활용해 요즘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25살 인도네시아 청년도 일을 어찌나 잘 하는지 건설일로 홀로 사는 남자들의 생활이 그렇듯 부실한 아침식사까지 챙겨주느라 요즘 더 바빴습니다. 우리 녀석들 아침밥 주기 전에 그들의 아침거리도 준비해서 먹이느라 더 분주했습니다.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아침 집밥을 두 남정네가 아주 맛있게 먹어주니 제 마음도 흡족^^
각자 방마다 책상들을 배치하며 지금의 지난至難한 상황에서 벗어날 일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열무김치 좋아하는 태균이때문에 어제 밤 늦게까지 많은 양의 열무김치를 하느라 식탁을 제대로 못 치웠더니 바닥에서 일기를 완성하는 모습도 이제 곧 안녕입니다.
앞 쪽은 폴딩도어로 멋을 내보았는데 출입은 빙돌아서 주로 뒷 쪽으로 할 예정이라 뒷 편 출입문이 필요했는데 남은 자재를 활용한 뒷문 공사도 잘 마무리! 그럴싸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페인트칠만 잘 해주면 얻어온 문이라고 생각 못할 듯^^
공사장에서 쓸 수준의 화장실 컨테이너도 싹 개조해보았습니다. 틀만 놔두고 변기부터 세면대 좀 세련된 것으로 바꾸고, 비데도 설치하고, 샤워공간 벽면은 타일로, 출입구부터 변기부분은 시트지작업으로 그럴싸하게 꾸며보았습니다. 일류호텔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삼류호텔 수준으로 격상된 느낌!
녀석들 방에도 최선을 다해봅니다. 비록 몸체는 컨테이너이지만 내부에서는 느끼지 못하게 보온과 가구배치를 해보았습니다. 친분있는 부동산 사장님이 이번에 대형카페를 건축하면서 카페꾸미려 이것저것 구해온 물품 중에 통째로 뜯어온 수제가구들을 졸지에 얻게 되서 여기저기 배치해 보았더니 그럴싸 합니다. 주방의 작업다이부터 태균이 방의 TV받침대, 준이방의 긴의자, 뒷편 신발장까지 두루두루 써먹습니다.
어떤 정신나간 자가 3미터 우드슬랩을 당근에 고작 25만원에 내놓는 바람에 얼른 가서 가져온 대형테이블도 이제 그 빛을 발할 때입니다. 일반가정집에서 3미터 테이블을 놓는 것은 쉽지않겠으나 이제 우리 공간에서는 이 정도는 별 지장도 안 받습니다. 자리만 잘 잡아주면 됩니다.
이 넓은 공간에 놓일 대형화목난로도 새로 불연성 페인트칠을 했더니 새것처럼 되었습니다. 이것도 당근에서 구해왔는데 가격은 좀 있었지만 그래도 새것에 비하면 1/3수준입니다.
아주 넓어진 저의 공간도 다 꾸며지면 멋진 곳이 될 것입니다. 제 방에 놓인 3미터짜리 대형 테이블은 남아돌던 합판 두 장을 잘 붙인 후 시트지 작업을 하고나서 다리만 사다가 조립해본 겁니다. 우드슬랩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자재가 재활용된 멋진 테이블입니다. 3미터 길이에 폭도 넓어서 뭐든 어질르기 좋아하는 저에게 딱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정리되는 중에 게스트하우스 데크작업도 잘 끝나 오일스텐 페인트가 잘 말라가고 있습니다. 다음 주 인터넷들어오고, 얼추 생활에 필요한 이삿짐 들어오면 대략 큰 일은 끝납니다. 집에서 쓰던 가전제품들은 집공사 사장님께 대부분 기증하기로 했으니 그것들 없어도 이래저래 일벌려서 산재해있던 전자제품들이 드디어 한 곳에 모이게 됩니다.
새로 사는 가구나 가전제품 하나없이 제주살이 3년 반동안 얻었거나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 보관했던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이제 대략 우리의 공간꾸밈이 마무리되면 2층 태균아빠 공간만 만들면 됩니다. 그건 천천히 해도 될 것입니다. 역시 여기도 책상이 중요합니다!
저의 책상사랑은 여기저기 책상배치로 표출되고 있지만 책상 하나없이 버텼던 제주살이 3년반의 보상이기도 할 것입니다. 초기 2년 넓은 집에 살았어도 펜션용인지라 책상공간이 없었고, 현재 집은 너무 좁아 그저 생활하는데 급급한 형편이었습니다. 식탁이 유일한 책상 공간이었는데 상시 바쁜 제가 식탁을 깨끗이 비울 때가 많지 않아 밥상용으로 우리 식탁은 할 일을 다 해 주었습니다.
이제 그 아쉬움을 멀리 던져버리고 넓은 공간에서 책상사랑을 실천하며 녀석들에게도 책상의 맛을 전수해주어야 되겠습니다.
첫댓글 해도해도 산적해 있는 일, 상상해 봅니다.
태균씨 일기 쓰는 루틴은 정말 좋네요.
걷기와 쓰기 등 자가 발전할 학습들이 중단되지 않습니다.
도예,피아노, 그림 그리기 등등, 노래방 즐김도, 또 수영도 있고요.
이 부분에서 대표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림이 그 부분에서 많은 결손이 있는게 제 마음이 아픕니다.
요즘은 유틉에 영상 올리기나 복사 붙이기로 올렸다 내렸다 합니다.
이제 아빠님의 거주 공간과 바깥 정리만 하면 되겠네요.
인도네시아 청년이 끝까지 도와 주면 좋겠습니다. 공사 사장님도요.🥀
오매~~ 굉장히 큰일을 해내셨네요. 항상 글을 읽으며 저도 심적으로 공사현장에 있는듯한 기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저라면 절대 시작도 하지않았을 일을 ㅋ(저는 제가 컨트롤하기 힘든 일이라면 항시 내빼고 보는 타입이라서...) 이렇게 척척 진행해 나가시고 결과물을 보여주시니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공사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을보내세요!
이게 다 10년동안 발달학교 운영하며 시설 제 맘대로 만들고 부수기를 수차례하면서 쌓인 내공아니겠습니까? ㅎㅎ 발달학교 공사에 비하면 집정도야 새발의 피 같습니다^^ 돈 아끼는 법도 돈 날린 내공에 비례하니 이제 철이 드나봅니다!
@황순재 대표님. 항상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어찌됐든 작정하고 밀어부치는 에너지가 부럽습니다. 벌써 올해도 2달 좀 넘게 남았네요. 시간이 흘러가는게 아쉽지만 우리 병직이도 올해 엄청 열심히 성장했습니다. 이제 4-5살 애들 수준의 대화도 나름 가능합니다. 다른 애들이 부모를 멀리하는 사춘기에 그래도 아직 부모를 필요로 하고 의지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길게 있다는 점 하나는 고맙네요. 대표님께도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