物:만물 물, 議:의논할 의.
세상 사람들의 평판 또는 비난.
흔히 '물의를 일으키다'로 쓰이는데 '말썽을 일으키다'라는 뜻이 된다.
사기경(謝幾卿)은 남조(南朝)때 제(齊)나라와 양(梁)나라에서 벼슬을 한 사람이다.
그는 도연명(陶淵明)과 더불어 산수문학(山水文學)의 쌍벽(雙璧)으로 일컬어지는 사영운(謝靈運)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어릴 때 신동(神童)으로 소문난 사기경은 여덟살 때 물에 빠져 위태롭게 된 아버지를 구해내는 등 남다른 재주를 보여주곤 했다.
커서는 대범한 성품이 되어 조정의 규정 따위에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은 자유인이었고 술을 좋아하여 주변에 친구가 많았다.
그가 산 시대는 왕조(王朝)의 부침(浮沈)이 극심하던 때였다. 그가 정치에 흥미를 잃고 술과 친구를 가까이 한 것도 그런 시대적 배경 때문이었을 법하다. 한번은 잔칫집에 갔다가 모처럼 취하지 않은 채 돌아오는 길이었다. 마침 술집 하나가 눈에 띄자 수레를 술집 앞에 세워놓고 일행 3명과 술판을 벌었다. 술 마시는 품이 얼마나 요란했던지 구경꾼이 담을 치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마구 마셔댔다.
술로 인한 무질서한 행동과 지방의 토벌에 나섰다가 패한 죄로 마침내 사기경은 벼슬 자리를 내놓게 되어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마침 친구 유중용(庾仲容)도 파직되어 돌아왔는데 둘은 어울려 자유분방한 생활을 마음껏 즐겼다.
그들은 덮개가 없는 수레를 타고 들판을 누비다가 취하면 방울을 흔들며 조가(弔歌)를 부르기도 했다. 그들은 '세상의 평판(物議·물의)'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서(漢書)는 적고 있다.
[출전]《漢書》<謝幾卿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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