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뿌리고 여린 모종을 심었으니
이제 정성을 다하여 가꾸어야 합니다.
이곳 연천은 새벽에는 아직 춥습니다.
무서리도 내리고 영하의 날씨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씨앗을 뿌린 곳에는 부직포를 덮어주고
여린 모종들에게는 한랭사를 덮어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보온효과도 있고 서리가 직접 닿은 것을 막아줍니다.
또한, 나비들이 여린 잎에 알을 낳아서
벌레가 서식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고
고라니들이 뜯어먹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농약을 일체 뿌리지 않는 자연 농사는
물리적으로 나비들이 접근을 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방비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도 때로는 나비가 망사를 뜷고 들어가
알을 낳아 벌레가 서식을 하기도 하고
고라니들이 망사를 부수고 들어가 뜯어 먹기도 합니다.
그리 많지 않은 농작물이지만 지극한 사랑과 자비로
물을 주고 돌보는 정성과 노력을 다하지 않으면,
그리고 나비와 고라니를 막지 못하면,
여린 잎은 자라지도 못하고
1년 농사는 수포로 돌아가고 맙니다.
이제부터 땅 속 깊숙한 곳에 묻혀 있는 깨달음의 씨앗에
때 맞춰 물을 주고 가꾸어 나가야만
씨앗은 싹을 튀우고
꽃을 피우겠지요.
그러다보면 예기치 않는 순간에
그들은 우리에게 피가되고 살이 되는
자양분을 공급해주는 성숙한 시기에 도달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