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 권자현
실바람 휘감고
벌, 나비 넘나드는
언덕배기 묵정밭
화사함, 요염함 없이
가녀린 들풀처럼
순백의 작은 꽃망울들
하늘하늘 나부끼네
누구를 위해
너울거리는 군무
하염없이 흐드러지는가
쪽빛 하늘 따라
노을진 들길 사이사이
오메불망, 애타는 님 그리워
오늘도,
무정한 길목에 서서
속울음 그렁그렁 삼키는가!
망초꽃 연정. 2
뜨거운 태양 아래
무리지어 흘러가는 흰구름처럼
수많은 벗들에도 무심한 님
학수고대 하는가
기약없는
발걸음 아니오고
홀로이 사무치는 숨결
아려오는 가슴앓이 몸부림인가
머얼리
환한 웃음꽃 펼치며
달려오는 듯한 님 그리워
심연의 주름진 목마름인가
기나 긴
세월 강 건너
정겨운 님 속히 오라고
뜨거운 눈물 하롱하롱 흘리는가!!
망초꽃 연정. 3
해거름
놀빛 머금고
애달픈 미소 띄우는
만삭된 그리움의 촉수
아롱진
님의 숨결 유혹하는
비단 바람결에도
쓸쓸히
저며오는
추억 뒤 돌아보며
순백의 꽃봉오리마다
못 띄운
빛바랜 연서 매달고
애절히 뒤 흔드는 몸 짓
널다란
들길 따라 여기저기
고운 꽃등 밝히고 밝히며
어스름한
서녘 하늘 우러러
하냥, 아니오는 님의 환영
하염없이,
떠올리고 떠올리며
사르르사르르
눈을 감노라네!!!
청화-7
15.07.21. 20:11
답글|수정|삭제┗최인순
15.07.21. 22:41
잔꽃풀이 청화님가슴 마다마다에 사랑꽃으로 그리움의 수를놓았네요^^ 답글|신고┗청화-7
15.07.27. 02:40
네! 최시인님 우리네 삶에, 소중한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이제나, 저제나 오지않는 님을 하염없이 간절히 사모하는 가녀린 망초꽃 연정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사랑의 댓글 감사합니다. ^^^
답글|수정|삭제정일기
15.07.22. 16:01
한낱 잡초가 아닌 아름다운 장미나 모란, 백합같은 꽃이라면 한번 더 눈길이라도 주었을테니, 망초꽃은 그저 오가면서 보는 잡초라서 그런가 사실 그냥 지나치곤 합니다. 아마 당사자인 망초꽃은 그런 제가 무정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잡초에게도 한번 더 눈길을 주고 바라보는 시인님의 모습이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답글|신고┗청화-7
15.07.27. 09:44
개망초라고도 불리우며 들에 흔히 무리지어 한들거리며 피는 망초꽃! 얼핏 잡초의 무더기로 지나칠 수 있지요. 허나, 들풀 같은 수수한 작은 꽃송이들이 모여, 바람결에 나부끼면 지나칠 수 없는 아름다운 자태에, 잔잔한 시상의 나래 펼쳐지지요. 일기씨의 순수한 마음과 성실히 앉아 일에 열중한 모습이 떠오르네요. 조촐한 시꽃을 읽어 주어 감사합니다. ^^^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수고하세요! 감사드립니다.
답글|수정|삭제홍각희
15.07.22. 21:09
망초꽃에 대한 연민의 정을 새삼 느껴 봅니다. 잡초로만 알았던 망초꽃 ! 청화 시인님의 마음을 환히 밝히는 글인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답글|신고┗청화-7
15.07.27. 02:55
홍시인님~미미한 시를 읽으시고 아름다운 덕담을 남기시며 축복을 보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홍시인님께서도, 삼복 더위 잘 이기시고 내내 건필, 건안하시고,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답글|수정|삭제강병선
15.07.24. 09:20
내가 나고 자랐던 고향집에는 사립문 쪽에 원래 감나무가 항상 같은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한 여름엔 뜨거운 햇볕 때문에 푸른 이파리들 땡감 가족들 주렁주렁 매달려 힘들었을 것입니다. 푸른 이파리들 가을 단풍 고운 옷으로 바꿔 입었을 때에는 워래 감들 다 자라서 몸집이 커지니 더 무거웠을 것입니다. 빨갛게 잘 익은 감들이 모두 떠나고 고운 비단 옷으로 갈아입은 잎사귀들마저 떠나고 나니. 나목 되어 외로운 감나무 위에 까치 부부가 날아와 깍 깍깍 노래합니다. 이른 아침 까치가 날아와 노래 하면은 반가운 손님이 오시곤 했습니다.
청화시인님의 망초꽃 시리즈를 읽다보니 고향집 생각이 납니다. 내가 태어나
답글|신고┗청화-7
15.07.27. 09:54
저는 광주 토백이로, 자칫 메마른 정서속에 아기자기한 유년의 추억이 옛 그림자인 양 아슴 하지만 지금 조대 병원 자리가 탯자리랍니다. 종갓집의 대가족 속에, 번다한 사람들 발걸음으로 많은 유년의 추억 아련히 떠오르네요~ 산하촌, 지금 조대병원 터에 할머니께서 사랑하셨던 아담한 초가에 앞뒤로, 아름드리 유실수가 곳 곳에 심어 지고 앞 마당에는 할머니께서, 즐겨 심으시던 풋풋한 채소와 풍성한 먹거리 텃밭과, 색색이 피는 꽃밭이 즐비하여~ 무지개처럼 채색되는 유년의 향수가 가슴에 남아 종종 시의 소재가 되기도 해요. 허나 도시 개발로~ 지금은 사라져버린 고향집이 간간히 꿈속에서 나타나지요. ㅎㅎ
답글|수정|삭제강병선
15.07.24. 09:29
30년 가까이 자랐던 고향집! 원래 감나무와 담장들이 외롭게 버티다 오두막집 담장 다 무너지고 원래 감나무도 어느새 고목이되고 우리들이 뛰 놀던 마당에는 하얗게 핀 망초물결 이루고 있는 고향 집터를 생각합니다. 언젠가부터 망초하면 고향 집터 마당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망초를 생각하게 됩니다. 청화 시인님의 망초를 시리즈를 읽다 고향 생각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특히 어머님 보고싶고 그리워서 눈물 짓고 있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요. 어디에선가 자주 읽었던 생각납니다. 나이묵고 늙으면 어린애 된다고 하는글 말입니다. 어렸을때 젊었을때는 울었던 기억이 나지 않은데 요즘들어 저는 울보가 되어 버렸습니다.
답글|신고┗청화-7
15.07.27. 09:50
강시인님께서는 참으로, 마음이 여리시고 감성이 풍부하신 분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고향집! 말만 들어도, 많은 추억을 간직한 지난 세월의 희비가 포근히 쌓여~언제 가보아도 생각만으로도, 함께 살았던, 부모, 형제들. 친구들과 아기자기한 추억이 살아 숨쉬는 고향~ 요즈음 우리나라 시골 어디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덩그런 마당과, 외롭게 낡아 퇴색되어, 지난 세월의 그리움도, 회상도 모두, 기다리며, 누군가 찾아오길 바라는 고향집 싸리문에 우리 옛 정서와 향수가 가득하여 설핏한 눈물이 아른거리는 그 고향 마당에 망초꽃 무더기 기다림에 눈물이 고이지요 강시인님 글의 소재가 많아 부자시네요 사랑의 댓글 감사합니다
첫댓글 망초꽃 연정
청화 권자현
실바람 휘감고
벌, 나비 넘나드는
언덕배기 묵정밭
화사함, 요염함 없이
가녀린 들풀처럼
순백의 작은 꽃망울들
하늘하늘 나부끼네
누구를 위해
너울거리는 군무
하염없이 흐드러지는가
쪽빛 하늘 따라
노을진 들길 사이사이
오메불망, 애타는 님 그리워
오늘도,
무정한 길목에 서서
속울음 그렁그렁 삼키는가!
망초꽃 연정. 2
뜨거운 태양 아래
무리지어 흘러가는 흰구름처럼
수많은 벗들에도 무심한 님
학수고대 하는가
기약없는
발걸음 아니오고
홀로이 사무치는 숨결
아려오는 가슴앓이 몸부림인가
머얼리
환한 웃음꽃 펼치며
달려오는 듯한 님 그리워
심연의 주름진 목마름인가
기나 긴
세월 강 건너
정겨운 님 속히 오라고
뜨거운 눈물 하롱하롱 흘리는가!!
망초꽃 연정. 3
해거름
놀빛 머금고
애달픈 미소 띄우는
만삭된 그리움의 촉수
아롱진
님의 숨결 유혹하는
비단 바람결에도
쓸쓸히
저며오는
추억 뒤 돌아보며
순백의 꽃봉오리마다
못 띄운
빛바랜 연서 매달고
애절히 뒤 흔드는 몸 짓
널다란
들길 따라 여기저기
고운 꽃등 밝히고 밝히며
어스름한
서녘 하늘 우러러
하냥, 아니오는 님의 환영
하염없이,
떠올리고 떠올리며
사르르사르르
눈을 감노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