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오일 어린이 날...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들판을....???
그동안 아들녀석 시험기간 내내 붙어잡고 같이 공부하던(?)
집사람이 급기야 들어누웠습니다.
어린이 날이라지만... 이제 아들놈은 넌 어린이가 아닌 청소년이다 한 마디로....
딸아이는 미리 세일기간중에 사준 신발 한 켤레로 선물을 때웠던 터라....
그래도 어머니와 큰누나가 전화를 해서 아이들을 데려갔습니다.
나중에 보니 아들녀석도 선물도 받았더군요.
큰누나와 어머니 말씀이 청소년기는 틴에이저부터인데...
아직 만 13세가 안되었으니 마지막으로 준거라네요.
(녀석... 생일이 6월이길 천만다행이지...^^)
다음날인 6일 아들녀석은 학교에서 수련회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식구는 전부터 약속이 되어있던 동해시로 떠났습니다.
애초에는 동해시와 주변을 돌면서 딸아이에게 이것저것 보여주려 했는데...
가다보니 일기예보대로 비가 옵니다.
하필 요런때에 비가 오다니... 비오는 날 수련회를 간 아들애나 우리나...
하늘이 좀 원망스럽습니다.
비가 오는데다 대관령 근처에서는 심한 안개인지 비구름인지를 만나고
강릉에서 동해구간에서는 트럭까지 앞에서 기어가는 통에....
아들아이 보내고 딸아이 학교에 들러서 오느라 좀 늦게(열시 넘어서) 출발해서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들렀다가 계속 달렸지만 시간은 자꾸 가고...
친구는 점심때가 되니 전화가 걸려옵니다만 늦은 점심먹기에도 늦은 두시가 좀 넘어서
동해시에 도착했습니다.
전화로 연락해서 친구를 만나고 다 늦은 점심을 동해안가의 한 횟집에서 먹고나서
동해시 친구네 집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따스한 커피를 한잔 하니 눈이 스르르 감깁니다.
낮잠을 잠깐 자고 일어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친구는 오늘 시댁 제사가 있다고 해서
우리 식구는 동해안 바닷가로 갑니다.
푸른 바다가 좋지만 사이엔 곳곳이 철조망으로 막혀있습니다.
잠시 철조망이 없는 곳에서 딸아이는 모래를 가지고 놀고...
나는 서두르느라 깜빡하고 집에 놓고온 카메라를 아쉬워하고...
(사실 비가 간간이 내렸고 다음날엔 계속 오는 통에 별 쓸모도 없었겠지만...)
날도 저물어가고 비도 또 올 조짐을 보이기에 딸아이를 달래 일어나서 동해시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친구네로 돌아와 씻고나서 TV를 보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7일은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한 후에 비가 왔지만 친구네 동네를 돌아보았습니다.
작은 산을 뒤에 끼고 있어 전망이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뒤편엔 대규모 빌라단지가 들어서는 듯 공사판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동네 주변 산 언덕 공터엔 작은 텃밭들이 곳곳에 있고...
밑으로는 동해시가지가 내려다 보입니다.
다소 늦은 아침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7번 국도를 따라 아래로 아래로... 울진 근처에 이르러 황영조 기념공원을 둘러봅니다.
공원으로 가는 길엔 짧지만 예쁜 가로수길과 미니 사이즈의 터널....
한 바퀴 돌아서 삼척시로 갑니다.
친구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 도착한 곳은 생선구이 쌈밥집이랍니다.
일단 가자미 회를 먹었습니다. 막회처럼 야채와 회를 넣고 고추장 양념으로 비비듯이 해서
먹는데 정말 고소한 것이 아주 일품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생선구이 쌈밥... 꽁치와 임연수어(이면수인지 임연수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표준말이 林延壽魚 더군요.
이 생선을 잘 낚았던 사람 이름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臨淵水魚 라고도 합니다.)
가 구워져 나오고 여러 반찬들이 즐비합니다.
보리밥에 싸먹는 쌈밥... 정말 맛있었습니다. (삼척시내 '외갓집' 전화는 삼척 574-7669)
너무 배가 불러서 이 집은 디저트로 소화제를 주어야 하겠다고 하니 모두 웃었습니다.
이 식당에서 해녀가 직접 따서 말렸다는 미역을 큰 두름으로 하나 샀습니다.
(큰 미역이 20장 들어있었는데 가격이 12만원이더군요.)
다음에 한번 더 올것을 마음으로 다짐해두고 나와서 추암을 보기위해 갔습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추암을 보기위해 다소 미끄러운 길
(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고 난간도 잘 되어 있었습니다만)을 걸어올라보니
바닷가에 삐쭉한 바위가 솟아 있었습니다.
바로 앞의 망원경은 한쪽이 망가져 있었지만 뒷편의 전망대 꼭대기 망원경은 잘 보입니다.
추암을 보고나서 다시 동굴을 볼까 말까 하다가 비도 계속 많이 내리고
(정말이지 봄비 아닌 한여름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배도 너무 불러서 그냥 돌아왔습니다.
친구네로 다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겨들고
아쉬워 하는 친구네 부부를 남긴채 천천히 돌아오는 길에 오릅니다.
천천히 쉬엄쉬엄 달려 오다보니 산이 많아서인지 금새 어두워지더군요
비는 태풍이 온 듯하고 강릉을 지나 오면서 안개인지 비구름인지도 올 때와 같고...
결국 깜깜한 한 밤중이 되어서야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8일날 어버이 날...
늦잠을 자고 일어나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니 벌써 친구네로 도망쳐 가셨더군요.
어제 가져온 미역을 나누어 싸고 점심을 먹은 후에 처갓집으로 가서 장모님께 인사 드리고
미역을 나눈 다음 다시 당산동에 사는 친구네로 가서 미역을 나누고 돌아와서 수련회에서
돌아오는 아들 녀석을 기다려서 아이들과 함께 어머니 친구분 댁 앞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삼원가든으로 가서 고기와 냉면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어머니 댁으로 가 있으니 작은 누나네가 와서 같이 이야기하고 밤에야 집에 돌아와서 내일
딸아이 소풍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집사람의 친한 친구가 미국에 있다가 시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 들어와 있더니만 결국 오늘
돌아가셨다는군요.
따져보니 내일 문상을 갈 수 밖에 없는데 가야할 곳이 경상도 구미입니다.
다행히 맏아들인 집사람 친구 남편도 마침 미국에서 급히 달려와 임종을 했다고 하더군요.
마치 아들을 기다리셨던 것처럼 아들을 알아보시고나서 곧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다른 친구들과 연락을 하고 나서 집사람이 물어옵니다. "내일 갈거야...?"
당연히 가야지요. 그네들도 우리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대전에서부터 올라와 주었었는데...
내일 아침 일찍 가보기로 하고 일찍 잠을 자두기로 했습니다.
9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남들에겐 일찍도 아닐테지만... 주로 늦게 자고서 늦게야
일어나는 체질인 저로서는 새벽에 일어난 셈입니다. ^^;;)
딸아이를 소풍을 보내고 나서 집은 어제 수련회에서 돌아와 오늘은 학교를 안가는 아들애에게
맡기고 아침에 바로 고속터미널로 가서 표를 사고 같이 갈 친구를 만나 버스에 올랐습니다.
구미까지 세시간 십분이 걸린다더니 버스는 정확하게 도착했습니다.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 영안실로 가니 모두 마침 입관을 하기위해 갔다더군요.
잠시 자리에 앉아 있으니 유족들이 흐느끼며 입관 절차를 마치고 들어섰습니다.
문상을 하고는 잠시 앉아서 몇 마디 말을 나누고 아이들때문에라도 오래 앉아 있기 어려워
일어나야 했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
나는 기차를 타고 싶었는데 집사람과 친구의 말대로 집에 가기 쉬운 버스를 탔더니만...
잘 오다가 경기도 기흥정도부터는 길이 매우 밀렸습니다.
결국은 도착을 한 시간 정도 넘겨서야 도착했습니다.
아들아이는 딸아이와 교대하고 학원엘 갔고 딸아이 혼자 집을 보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는 피곤해서인지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10일은 토요일...
주말이긴 했지만 정신없이 여유없이 보낸 요 몇일 탓인지 집에서 그냥 빈둥거릴 생각이었는데
아침에 큰 동서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집사람과 시장에 잠시 들렀다가
수색으로 큰 동서를 만나러 갔다가 그곳까지 간 김에 일산의 친구를 만나러 가서
친구를 모처럼만에 만났습니다.
저녁엔 다시 집에 오는 길에 큰 동서를 만나서 저녁을 같이 하고 늦게야 돌아왔습니다.
첫댓글 여행길에서 산 미역을 여기 저기 나누어 주시는 마음 씀씀이가 좋아 보입니다 .올해는 봄비가 너무 자주 내리더군요..흡사 장마비 같이 .. 가족과의 추억을 많이 만드시는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그래도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