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논한 대로 오늘은 월요일이 아닌 금요일 수업이다.
오늘은 통학버스로 하교하지 않고 직원 차량으로 미술학원에 왔다.
학원 계단을 오르니 이미숙 선생님이 맞아 주시고, 교실에 들어가니 인성 군도 웃으며 반가움을 표한다.
한편, 돕는 사람의 사정으로 다음 수업도 월요일에 할 수 없게 되어 해민이와 이미숙 선생님이 수업 일정을 의논한다.
“다음 수업은 밀가루 놀이에요. 해민이도 좋아하지? 혼자 수업하는 게 좋아? 아니면 다음 수업은 같이 해볼까? 수요일에 오면 인성이와 수업할 수 있어요.”
인성이는 해민이가 수업을 마치면 곧바로 수업을 받는 학생이라 종종 인사 나누고 안면을 텄던 동생이었다.
「양해민,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4-17, 다음 수업은 같이」 발췌
지난 시간에 만든 비닐가방에 여벌옷을 담고 계단을 올라 학원에 도착했다.
오늘은 신발 한 켤레가 더 놓여있다. 인성이 신발이겠지?
퍼포먼스 수업 교실로 안내하는 선생님 말씀을 따라 교실에 들어간다.
인성이의 큰 눈망울과 눈이 맞는다.
해민이와 인성이만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미숙 선생님에게서도 얼마쯤은 읽을 수 있었다.
자연스레 자리를 비켰다가 둘 사이가 멀지 않다고 느껴질 즈음 교실 가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인성이와 해민이가 서로만의 규칙을 만들어 놀며 즐기는 사이 다른 아이들이 들어온다.
「양해민,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4-18, 형처럼 앉아봐」 발췌
오늘은 색칠한 나무젓가락으로 각자의 탑을 쌓는다.
알록달록 나무젓가락을 이리저리 쌓아본다.
해민이가 어려워하면 이미숙 선생님이 도움을 주시거나 그냥 해민이가 편한 대로 즐긴다.
얼마 후, 학생 두 명이 천방지축으로 들어온다. 스스럼없는 모습이 참 편해 보인다.
처음에는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며 해민이에게 슬금슬금 관심을 보이더니,
나중에는 동행한 사람에게 이것저것 묻는다.
약자,
정확히 말하면 당사자 쪽 조건과 환경 쪽 조건이 맞지 않아 생기는 생활의 장애를 겪는 사람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 학생들은 때로 이렇게 낯설어한다고 이미숙 선생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다.
앞으로 얼마나 함께 수업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함께하는 동안 해민이에게, 학생들에게 유익이 있기를 바란다.
다음 주도 함께 수업하고 수업 날짜를 바꿀지는 이미숙 선생님이 어머니에게 전하기로 했다.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서무결
이미숙 선생님은 양해민 군을 잘 아는 분이죠. 아마 신중히 생각하시고 수업 일정에 관해 이야기해 주실 겁니다. 이미숙 선생님이 어머니께 수업 일정 변경과 관련해 소식 전해 주신다니 고맙습니다. 양해민 군이 시설에 살아도 어머니께서 아들 일에 관여하실 수 있게, 어머니가 아들 소식 가장 먼저 알 수 있게, 이미숙 선생님께서 양해민 군을 그렇게 대하고 도우시네요. 고맙습니다. 이미숙 선생님이 그렇게 도울 수 있게 그 사이를 잘 주선하고 도운 서무결 선생님, 고맙습니다. 신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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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일을 조율하는데 즐거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골머리를 앓는다 해도 결국 그 일로 삶의 활력이 일 때도 있으니까요. 이미숙 선생님과 어머니, 최장수 학원생 양해민 군에게 요즘이 그런 때이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오래된 원생과 더 오래하려 고민하는 이미숙 선생님, 아들의 일에 적극 관여하는 어머니, 오래 다닌 학원에서 이런저런 변화를 맞는 양해민 군까지, 참 즐겁겠다 싶습니다. 이곳저곳 사이에서 돕느라 고생하는 서무결 선생님은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고생 많습니다. 어디로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