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대세하락 흐름에 진입함에 따라 뉴타운 사업 곳곳이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금덩이일 줄 알았던 뉴타운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뉴타운 사업은 그 동안에도 집값 폭등, 낮은 원주민 재정착율, 아파트 일변도의 획일적 주거유형, 소형 주택 철거로 인한 서민 주거난 및 대학가 하숙비 앙등 등 각종 문제점과 부작용을 드러낸 바 있다. 우리 사회의 강력한 ‘부동산 불패 신화’ 속에서 의도적으로 경시돼 왔을 뿐이다.
이 시점에서 뉴타운 사업이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원래 뉴타운 사업은 청계천 복원사업과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취임 초부터 핵심 사업이었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강북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사업 목표였다. 하지만 이면에는 집값 상승을 바라는 강북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표계산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2년 10월 은평, 길음, 왕십리 등 3개 지구를 시범뉴타운 지구로 지정했다. 이대통령의 서울시장 취임 불과 4개월만이었다. 시범지구인 이 3개 지구에 투입한 시 재정만 1500억원 가량에 이른다. 특히 이 가운데 은평뉴타운 지역은 이대통령이 뉴타운 사업의 ‘모델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 지역이다. 이 지역은 낡은 주거지역을 재정비해야 하는 다른 뉴타운 지역과 달리 그린벨트 해제 지역 등을 개발하는 것이어서 사업 속도를 올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임기 내 은평뉴타운 사업의 가시화를 목표로 하다 보니 조기보상에 따른 과다한 토지 보상비를 지급하고, 고가 브랜드 아파트 업체 유치를 위해 사업비를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 무리수가 뒤따랐다. 나중에 오세훈 서울시장 초기 불거진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문제도 이 대통령이 씨를 뿌렸던 셈이다.
시범뉴타운이 확정된 뒤 뉴타운은 또 다른 정치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각 지역구청장들과 시의원들이 뉴타운 추가 지정 요구를 쏟아냈다. 이렇게 해서 서울시는 2003년 2차 뉴타운 12곳과 시범 균형발전촉진지구 5곳을 추가로 지정했다.
이후 추가 지정을 요구하는 민원이 계속되자 당시 이명박 시장은 한 술 더 떠 2005년 6월뉴타운 특별법 제정을 건의한다. 뉴타운 사업의 정치적 효과에 눈이 먼 국회의원들은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그해 12월 여야 가리지 않고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그 사이 다시 3차 뉴타운 10곳과 2차 균촉지구 3곳을 추가로 지정했고, 이후 뉴타운은 경기도와 인천 등 전국 각지로 번져나갔다. 서울시의 경우 당초 시범 사업지 3곳으로 출발했던 뉴타운 사업은 모두 33곳으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이후 뉴타운 사업지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후 지정된 세운균촉지구 등 두 곳을 포함해 모두 35곳으로 늘어난다.
이 뉴타운 사업지 35곳의 총 면적은 27㎢로 약 720만평에 이른다. 서울시가 30여 년간 추진해온 주택재개발사업 면적보다 더 넓다. 대규모 동시다발적 주택 철거로 인한 서민 주거 불안은 뉴타운 사업 추진 초기부터 예견됐던 문제지만 당시 이명박 시장은 이런 의견들을 모두 묵살했다. 자신의 정치적 욕심 채우기를 위해 뒷일은 생각지도 않은 것이다. 어쨌든 초기 뉴타운 사업이 불러일으킨 집값 상승에 대한 탐욕은 2007년 이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일조했고 2008년 총선에서 ‘뉴타운돌이’들을 양산했다.
이제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뉴타운 사업들이 올스톱되고 있다. 각종 폐해들을 양산한 채 말이다. 이 씁쓸한 2000년대 뉴타운 잔혹사를 쓴 주범은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일말의 반성도 없다. 여전히 각종 토건 및 부동산 부양책으로 ‘토건세력의 수괴’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부동산 개발 포퓰리즘을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시점에 분당을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주택 소유자의 집값을 떠받쳐주기 위해 나온 리모델링 증축 방안을 공약으로 내놓은 것은 심히 유감이다.
첫댓글 2006년 집 값의 고공행진의 배경엔 은평 뉴타운의 고분양가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죠. 그 전까지는 집 값 상승의 버블 세븐만의 문제였지만, 은평 뉴타운이 고가로 분양되면서 수도권 전체로 집 값 상승의 불똥이 튀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외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한 것 중 지켜지지 않았던 것은, 세자녀 보육비 지원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점점 축소하더니 셋째 아이에게 10만원 지급하는 것으로 축소되었었죠.
그 때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은 믿지 않았습니다.
건설사가 망해야 이나라는 산다.. 건설사가 망해야 산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거기서 거기죠. 문제는 유권자는 대의를 추구하는 올바른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권만큼은 철저히 지켜줄 소인배를 뽑는다는거...
좀 다른 생각입니다만...거기서 거기 아닙니다. 정책적으로도 차이 꽤 큽니다. 물론 진보쪽과의 차이보다는 적겠습니다만...그리고, 소인배가 되었든 대인배가 되었든 자신들의 이권만큼은 철저히 지켜줄 사람을 뽑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모든 유권자들이 본인들의 계급적 기반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이러한 계급적 이익을 철저히 대변해 줄 사람을 뽑는다면 한나라당이 감히 집권을 꿈이나 꿀 수 있었겠습니까? 안타깝지만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바뀌고, 유권자들이 남이 아닌 나한테 이익이 되는 계급 투표를 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바뀔겁니다.
물론 뉴타운(집값 상승)이, 보편적 복지나 올바른 조세 정의가 나한테 가져다 줄 영향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습니다만...사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이게 안되기 때문에 계급 배반적인 투표를 하고 있는 거기도 하고요..
대부분의 한나라당 지지자분들은, 민주주의 및 자본주의 수호, 대한민국, 경제 등과 같이 자신들의 계급적 이해관계나 그 실제적 사실 여부에 대한 고려 없이 "대의" 프레임에만 갇혀 있습니다. 물론 뉴타운이나 특정 정책 때문에 지지하는 분들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그 실체에 대한 인식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그렇지 않은 분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그 수는 매우 미미합니다. 핵심은 대의가 아니라 이권입니다.
돈에 눈먼 유권자와 그걸 이용한 정치인의 ... 아주 조화(?)를 잘 이룬 만남이었지요.
우리는 천민 자본주의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그 끝을 대한민국에서 보고 있는 겁니다.
이명박씨가 서울시장할때부터 알아본거죠.
시장으로 있던 기간에 뉴타운 사업을 33곳이나 지정했다면 로마를 불태운(?) "네로"에 버금가는 수준인가요?
그렇다 보니 모든 문제는 서민들에게 큰 짐이 되어 등허리가 휘어지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에 기고하신 내용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리모델링 증축이 집값을 떠 받칠 수 있을까요. 어짜피 증축을 하면 증축하는데 비용이 들어가고,
그만큼 평수가 늘고 집값이 오르겠지만, 그거야 추가로 투입된 비용이 아닐까요.
그리고 주민들이야 비용이 들더라도 더 깨끗하고 좋은집에 살고 싶어하구요.
뉴타운 건축 용적률을 300%로 늘린다고 했는데.. 당장 원주민은 이득이 되는듯보이지만.
결국은 공급 가구가 늘어서 집값은 떨어져서 이익을 상쇄시킬 것 같은데요.
물론 건축업체들이 돈을 벌겠군요.
저도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이렇게 개판치는 데두 사람들이 민주당을 밀어주지 않는 거예여~~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니까.. 한심한 민주당....
민주당이 한심하면 다른당이라도 밀어줘야 할거 아닙니까? 근데 현실은 뭔가요? 진보신당 의석수1, 국참당 0, 민노당은 논외(이쪽은 종북주의자들때문에)민주당 욕하면서 왜 특권층만 대변하는 딴나라당을 뽑아줍니까?
정치세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자주 범하는 보편적인 무지가 양비론이죠...참으로 야비한 논리입니다...정치집단이란게 한가지 색깔만 있는 게 아닙니다..사실 한가지 색깔을 낸다는 자체가 불가능하죠...그래서 우린 덜 나쁜놈...바로 차악을 선택하는 겁니다...한나라당이 악이면 민주당은 차악입니다...이게 현실이죠...
그 나물에 그 밥이군...
좌파는 분열하여 자멸하고, 우파는 이익앞에 단결하여 승리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
여기 댓글에도 분열하는 좌파들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국가가 경제에서 손을 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겁니다... 그냥 서바이벌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그리고 경제생활은 과거 농노시절처럼 돌리는 것이지요... 어차피 지금 현대인의 삶이나 농노들의 삶이나 다를바가 없습니다. 현대인들은 죄다 죽기살기로 교육까지 받아야 하니 이중으로 힘이 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