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짜 순으로 올리지 않아 죄송합니다, 마지막날 이야기 입니다,
이제 이박삼일의 금강산 원산 여행을 마치고 우리 숙소 해방산 호텔로 돌아왔다
, 해방산 호텔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국유호텔로 노동신문사가 바로 옆에 있고,
김일성 광장과도 가깝다, 주변의 활기찬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북한의 전성기에 지어진듯 중저층에 외부에 빨간 글씨로 "일심단결"이란 구호가 붙어있어
"일심단결 호텔"이라고도 부른다,
- 로비는 넓고 밝았다, 호텔의 외관은 평범해도 객실은 넓직한데다,복도도 넓고 안정감이 들었다,
우리가 양각도 호텔서 이리로 옮겨온 이유는 이곳의 호텔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양각도 국제호텔의 1박 숙박비는 86불인데. 행사기간중에는 반액으로 43불에 있었다,
행사가 끝나니 다시 원래 가격으로 환원하기에 안내원들은 우리들을 숙박비가 저렴한 이 호텔로 옮겨준 것이다,
양각도 국제 호텔에서 우리는 2주일 방값을 미리 선불로 지불하였다,
그런데 지방여행을 하느라 외부에서 숙박한 것이며, 해방산 호텔로 옮겨 미쳐 다 못채운 날을 계산해
돈을 환불해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
호텔앞 넓은광장은 주차장으로 쓰인다, 차가 많지 않은 평양은 아직 지하 주차장시설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다, 아침에 눈이 일찍뜨여졌다,
빠른걸음으로 광장주변을 걸으면서 아침일터로 향하는 평양시민들을 관찰하였다, 도심이라서 그런지 여성들이나 남성들이
거의 정장에 구두들 차림이다, 빨리 걸으려면 하이힐구두가 불편할텐데... 세계는 이미 편한 캐주얼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근무하는데.여기는 십년이상 유행에 뒤진 것 같다,
또 외교관차를 닦으며 하루 일정을 준비하는 운전기사들이 눈에 뜨였다
"안녕하세요?"인사하고
어느나라 외교관차냐 물었더니 그때부터는 입을 딱 다문다,
여기 사람들은 "외부인들에게는 입을 딱 다물라"고 훈련받은 것 같다,
룸메이트 안화자님이 여행떠나기 전 아침 일찍 머리른 만지고 싶어했다
호텔카운터에서 객실로 연락이 왔다,
9시에 출근하는 미용사가 아침 6 시 반에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고객 한명을 위해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미용사가 고맙고 미안해 덩달아 나도 머리를 만졌다,
이 호텔은 불로드라이 요금은
3.5불이다, 양각도 호텔은 2불이다, 참고로 여성의 파마는 마무리에 팁포함 20불 정도다,
이호텔 일층에는 부페식당, 한식당, 서양식식당과 매점이 있고, 국제전화를 걸수있는 곳이있다
인터넷마저 경제 제재를 받고있는 이나라기에.
일단 이나라에 들어 오면 외부와 완전 격리되었다고 보면 된다 . 카나다와 일분 통화하는데 5불이다,
이 호텔의 시설들은 섬에 위치한 양각도 호텔보다는 훨씬 활발한듯 보였다,
그곳으로 옮긴 날 저녁 얼마 전 개관한 대동강 수산시장을 갔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비슷할 거란 기대를 안고 갔다가 그곳은 우리수준에 맞지 않는 고급 식당임을 한눈에 알아채고는 낙심하고 말았다,
최고급자재를 쓴 대형 식당의 으리으리함도 그렇거니와
수족관이라기 보담, 넓다란 수조 속에 담긴 활게며 각종 조개며 연어와 철갑상어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모처럼 도미, 광어, 우럭회를 먹어 보리라 기대하고 갔는데
이름으로만 듣던 못한 철갑 상어를 회를 떠서 먹는다니 대체 무어란 말인가
여기 사람들은 사람을 잡아 먹는다는 상어를 회쳐 먹는단 말인가?
게다가 상어 중에도 철갑으로 무장한 상어란 말이지?
생선회를 먹는게 무슨 생선과의 일대 혈투를 벌이는 일은 아니겠지?
수조를 들여다보니. 시커먼 상어들이 우글대고 있었다, 예쁘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는 도미나 수족관 밑에서 잠을 자는듯, 조용하게 있는 광어를 잡아 회를 먹는 것을 상상하다가
시커먼 몸에 사나운 눈으로 째려보는 상어를 보니 나는 지레 질려 입맛이 잃었다, 모두들 철갑상어 회를
뜨악해 하시는 것 같았다,
아직 저녁식사하기엔 이른 시간이다,
우린 할 일없이 이층으로 올라가 텅빈 식당문들을 열어 보고, 들여다 보다가
강건너의 백화원 초대소도 보고, 저멀리 옥류관 식당이며, 능라도 경기장을 바라봤다,
그렇지만 우린 대동강의 경치를 구경하러 나온것은 아니었다, 양각도 호텔서 며칠동안 부페식당, 한식당, 양식당을 이미 다 섭렵했고,, 같은 식당도 여러 번 갔었기에...
입맛은 지쳐있었다, 입맛이 지치니,몸도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럼, (회는 못 먹었지만). 우리 해물탕 식당에 가서 매운탕이나 냠냠하게 먹고갈까요?"
반대가 있을 수 없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우리가 묵는 숙소 일층에 이식당이 있었다,
우리가 가는 모든 식당의 봉사원들은 극진하고
정성스럽게 손님을 맞는다, 미리 전화했다고 환대를 하는데다, 바로 식탁이 준비되었다
백과사전에서 나오는 조개 종류는 다 식탁위로 날라 온듯 하다, 내가 알수 있는 거라곤, 가리비와 대합뿐이다,
, 이 조개들은 내열유리 뚜껑을 덮은 냄비속에서 조용히 달그락거리더니 끝내 하나둘 입을 벌리고 항복한다,
조개속의 조개살을 전리품으로 취한 우리는 쫄깃쫄깃 달짝지근한 조갯살과 보드라운 생선살을 와사비에 찍어 먹는다,식탁위에는 조개껍질이
수북히 쌓이고 대동강 맥주와 평양소주가 곁들이니 모두의 얼굴은 홍조와 함께 만족감이 그득하다,
냄비 밑바닥에 고인 조개국물로 죽을 끓여다 준다,
해방산 호텔은 이렇게 좋은추억이 있는 곳이다,
이제
우린 우리의 이주간의 북한에서의 일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었다, 내일 아침이면, 온갖 추억과 정든 사람들을 멀리하고
북한땅을 떠난다, 저녁은
2층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바를 지나 으슥한 밀실로 안내되었다,
커다란 원탁이 있고 앞면 중앙에는 스크린이 있다, 노래방인 것이다,
무슨 음식이 몇가지가 나왔나는 생각도 안난다, 유선생님은 앞에 놓인 냉면국수 가락만
젓가락으로 말없이 건져드시고 있었다,
그만큼 분위기는 어두웠고 무거웠다, 여성 봉사원이 마이크를 잡고 첫곡으로
"심장에 남는 사람"을 불러도 앵콜 할 마음도 안 생겼다
김광혁 안내원이 "안해의 노래"를 부르는데도 감동도 없이 시큰둥했다.
내일 순안 공항이 폐쇄되고 고려항공비행기가 안뜬다는 것이다,
오전 11시에 떠야 북경에서 3시 서울행 대한항공을 탈 수있는 것이다,
비행기가 늦게 뜨는 이유도 알수 없었다,
모든 것을 철의 장막 크레믈린 처럼 비밀에 붙이는 데에 화가 났다,
안내원들도 엄청 면목없어 한다, 저들도 이유를 모른 다는 것이다,
서울서 친구과 국내 여행을 하기로 약속하신
유선생님은 나보다 더 난감해 하신다, 나는 북경서 대한항공을 놓치면 어쩌지, 머릿속으로는 다시 비행기를 얼마에 사야하나 그것만 걱정되었다, . 400캐나다달라 정도인 것만 알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우울한 마음으로 짐을 싸들고 로비에 나와 체크 아웃을 했다,
체크아웃하고 고려항공 출발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해방산 호텔 로비에서
광혁동무가 자신이 휴대전화로 받은 뉴스를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 방북"
평양서 문대통령을 맞이하다니, 감개 무량했다, 남북관계가 진전한 증거니 기뻤다, 우울함의 무게가 한껏 가뿐해진다,
환영인파와 대통령이 시내 진입로인 공항가는 길은 막혔고, 우린 한참 후에야 호텔을 떠났다, 우린
고려 항공사에 들렀다, 유선생님이 일행과 고려항공사에 들어가 있는동안
이웃 건물인 "락원 백화점"에 들어갔다, 일층에 식품매장에는 없는게 없다, 과일들도 튼실하고 커보인다, 빛고운 고추가루 600G그램 포장이 유난히
싸다, 2달라 정도,말린 느타리버섯도 7불이다, 배낭의 여유공간이 있음 더쑤셔넣고 오는게 좋다.
고려여행사에서 "확인서"를 받아들었다,
출국심사하는데 무표정한 20대 군인이 묻는다
"조국은 무슨 목적으로 방문하셨습니까?"
" 행사참가와와 관광이요"
" 어디를 관광하셨습니까?"
"개성, 금강산, 남포요"
"어디가 제일 인상 깊었습니까?"
" 남포 갑문이요, 굉장합디다"
순간 무표정한 군인의 얼굴에서 억제 못하는 자랑스러움이 한줄기 늦봄의 훈훈한 바람처럼 스쳐간다,
아~ 드뎌 사연많았던 이땅을 떠나는구나, 활주로에는 서너대의 고려항공 비행기와
문대통령이 타고 오신 태극기가 찍힌 비행기가 보였다 ..
새로단장한 순안공항은
이제 세시간 늦게 떠나는 고려항공을 타고 북경으로 출국하는 승객들만이 초가을의 햇빛을 즐기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고마운 사람은 어디서든 숨었다가 나타난다,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한껏
불안한 우리들은 북경공항에서 우리말을 잘하는 친절한 여직원을만났다,
고려여행사가 미리 조처를 취해놓았는지 우리의 상황을 쉽게 설명할 수 있었고,바로
받아들여졌다,
앞의 비행기를 놓친 유선생님 내외분은
저녁 8시40분발 김포행 대한항공을 탈수있었고, 나는 Air China로 김포공항에 내려
자정넘어서야 서울의 우리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울와서 텔레비젼으로 문대통령과 수행원들의 방북활동을 깊은 감회를 가지고 지켜보았다,
대통령은 백두산만 빼고 내가 밟았던 여정을 뒤따라 밟고 계셨다,
첫댓글 북한은 정말 먼 나라인가요? 외국 관광하듯이 생소함으로 흥분을 감추고 구경 잘 하셨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평양~ 밴쿠버나, 평양 ~ 서울 항공노선이 생기면 비용도 절약될 텐데요,. 캐나다 시민들은 평양 북한 여행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 달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푸징한 조개 찜을 먹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여기서도 못먹는 비싼 조개를 실컷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