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를 시작한다고 무심코 수술대 위에 앉았는데
워낙 갯수가 많으니 한 번에 몇 개씩 차례차례 시작하겠거니 했는데, 웬걸 하루에 열아홉 개 임플란트 심을 다 박아넣는 것이었다.
거의 지옥을 다녀온 것 같다.
수술 시간이 길어지니 먼저 마취한 부분은 마취가 깨어서 통증이 시작되고, 지금 수술하는 부분은 드릴로 구멍을 뚫느라 덜덜거리고 이물질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것 같아 삼키지 말라고 하니 코로만 숨을 쉬라고 하는데, 이물질이 걸리는 부분에 코와 입으로 숨을 쉬는 만남의 장소가 있으니 거기엔 코로 숨을 쉬어도 막히는 법.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어 발버둥을 치고, 신음을 내고, 참느라 눈물을 펑펑 흘려가면 임플란트 심을 19개나 박았는데.... 그때만 문제가 아니었다.
수술 후 마취가 풀려나는 그 순간이 문제였다.
밤새 진통제를 먹고 또 먹었는데도 통증을 잡을 길이 없다.
애를 낳아보진 못했지만, 애낳는 고통이 이만하랴.
밤새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하고 울면서 버텼다.
다음날 아침이 되니 통증이 좀 가라앉은 듯 했지만, 수시로 쑤셔대는 아픔을 참을 수 없어서, 박현경내과에서 타이레놀 한 통을 처방받아서 10분 단위로 복용을 했다.
그래서 이틀째 통증을 잘 견뎌냈다.
이틀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지내니 금세 몸무게가 4kg이나 줄었다. 몸무게 주는 건 좋은 일이지만, 통증 때문에 비몽사몽...이래서야 무슨 일을 할 수가 있나...
사흘째 되는 날, 아내가 끓여준 죽을 먹었다.
좀 기운이 난다. 음식을 먹어선지 통증도 좀 가라앉은 듯 하고....
병원에서 준 약과 타이레놀을 번갈아 가며 먹으며 버텼다.
어제, 일요일 4일째...
하나가 가게 일을 봐야한다고 수호를 봐달랜다.
아내 역시 이번 주에는 일을 하는 주간이고...
어쩔 수 없이 하나 나가는 시간에 맞춰서 수호한테 갔다.
수호는 예민하게 지 엄마가 나가는 걸 알아채고 있었다.
하나가 옷을 입고 준비를 하자
"엄마, 회사?"
깜짝 놀란 하나가
"아니, 엄마 회사 안 가"
거짓말을 하고 수호 몰래 틸출에 성공을 헸는데, 하나가 나간지 1분도 안되어 주위를 둘러보더니 지 엄마가 안 보이자
"엄마는?"
수호가 엄마를 찾는다. 대략난감이다.
혼자서 수호를 본 적이 없는데 이럴 때 수호가 울어제끼면 통증까지 참아가면서 수호를 어떻게 봐야하나, 걱정을 하면서 손자에게 거짓말을 시킬 수가 없어서
"엄마, 회사 갔어...." 했더니
잠시 시무룩한 표정을 짓더니, 으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혼자 놀이에 빠지는 자랑스러운 수호...
오늘 수호 덕분에 통증도 잊고 일요일 하루를 보냈다.
이젠 수호랑 소통이 되는 것 같아서 수호랑 앞으로 펼쳐나갈 대화의 장이 기대되는 일요일이다.
첫댓글 이빨 고통과 씨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도 이빨 때문에 회장님의 심정 이해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치통은 겪어보지 않은사람은 상상하지 못할정도로
고통스럽죠ㅠㅠ진통제를 과다복용 하지 마시고
냉찜질도 가끔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