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는 또래랑 노는 것을 시시해해서 오히려 걱정일 정도로 엄마, 아빠와 노는 시간을 충분히 즐긴다. 남들보다 많이 가르쳐야겠다는 욕심보다, 남들보다 더 재미있게 키워야겠다고 결정한 엄마 아빠의 교육관 때문. 세미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유치원 놀이’. 엄마는 선생님, 아빠는 자동차 기사 아저씨라고 역할을 제시한 다음 “아저씨, 오늘은 우리 반 ○○가 이런 말을 했어요” “선생님, 오늘 유치원에서 배운 ○○놀이는 이렇게 하는 거예요”라며 상황을 만들어 내면서 논다. 엄마, 아빠는 처음엔 그 상황에 장단을 맞추어 주는 것이 쑥스러웠는데, 이 놀이를 거듭하다 보니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어떤 것을 배우고, 선생님과의 관계는 어떻고, 어떤 친구와 친한지 아이 입을 통해 듣게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요즘도 하루에 1시간은 이 역할 놀이를 해야 세미가 만족해한다. 보통의 아빠들처럼 동화책 읽어 주기도 많이 하지만, 세미 아빠는 여기에 ‘각색’의 요소를 적극 도입한다. 평소 뻔히 알던 동화책 내용도 아빠 마음대로 결말을 바꾸고 등장인물의 성격도 바꾸어 버리는 것. 이걸 반복했더니 지금은 세미가 “곰이랑 토끼 나오는 이야기 해주세요”라는 말만 해도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꾸며낼 정도가 되었다. 몸을 사용해 노는 것도 뭔가 색다르다. 음악을 틀어 놓고 아이와 막춤을 추거나, 아빠가 엄마 원피스를 입거나 스타킹을 뒤집어쓰면서 아이를 즐겁게 만든다. 이렇게 하면 세미도 신이 나서 내키는 대로 양말을 손에 끼거나 아빠의 배낭을 가져다 메면서 함께 활동을 즐긴다. 세미도 또래 아이들이 보는 비디오를 즐겨 보는데, 단순히 비디오가 좋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비디오를 본 후 아빠가 내주는 퀴즈 놀이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아빠가 비디오 속 캐릭터를 성대모사로 흉내 내면 세미가 기억을 해내서 맞히는 식으로 퀴즈를 진행한다. 가끔씩 슈렉처럼 세미가 좋아하는 비디오 캐릭터 분장을 직접 하고 나타난다. “세미야, 편식하는 건 나쁜 거야”처럼 부모가 하면 잔소리가 되는 이야기를 이런 분장을 하고 전달해 거부감 없이 교육을 시킨다.
이럴 땐 어떻게? 세미 엄마의 상황별 대처법
Q1. 아이와 놀아 주다가 시간이 없어서 더 이상 못 놀아 주겠다고 했는데, 아이가 떼를 씁니다. 어떻게 달래나요? A1. 아이에게 노는 시간과 그렇지 않은 일상 시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말도 없이 무조건 중단하게 하면 아이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다음에 같이 놀 수 있는 기회를 약속하며 마무리하도록 한다.
Q2. 아이가 사 달라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나요? A2.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몸으로 부딪치면서 노는 것에 흥미를 붙이면 놀이 방법이 정형화된 장난감을 시시하게 생각한다. 아이가 계속 새로운 장난감을 요구하는 것은 한 가지 사물을 가지고 요리조리 궁리하며 새롭게 노는 법을 터득하지 못해서다. 이럴 때일수록 엄마, 아빠와의 신체 놀이나 집 안의 집기를 활용한 살림살이 놀이 쪽으로 더 유도해 줄 필요가 있다.
Q3. 소극적인 아이에게 놀이를 강요할 경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활동적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나요? A3. 소극적인 아이라고 블록이나 퍼즐 등의 인지 놀이만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소극적이라면 신체를 활용한 가벼운 스킨십 놀이에서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엄마와 함께 일체감을 느끼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쌓게 해 아이의 활동성 발달을 기대하는 것.
Q4. 아이와 놀이할 때 엄마가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없나요? A4. '하자는 대로 하는 엄마’와 ‘엄마 마음대로 놀아 주는 엄마’, 이 두 가지 극단적인 케이스가 엄마들이 흔히 하는 실수. 아이가 놀고 싶은 대로 방치할 경우 놀이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보기 힘들어지고, 아이에게 자율성을 주지 않을 경우는 아이에게 거부감을 주기 쉽다. 엄마와 함께 정확한 놀이 규칙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뒤 아이 스스로 규칙을 지키면서 놀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