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페북에 글을 쓰는 것이 예배이며 기도이며 삶을 나누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픈 마음으로 글을 쓴다.
이제까지 단 한 명을 차단한 일이 있다. 도저히 견적을 낼 수 없는 똘어른이 저에게 쏟는 관심이 부족했다고 꾸준히 괴롭혀서 처음에는 내 페북, 다음은 아둘람 구룹방, 전화, 카톡, 심지어는 내 유투브 계정까지 차단을 해야만 했다. 가능하면 꿈에서도 차단을 하고 싶은데 그것은 내 마음대로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운명에 맡기고 산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대방에게 아픔을 주면서도 나를 보호 하기 위한 이기적인 동기에서 차단을 하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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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인즉 이렇다. 40년 전 학교 교목을 할 때 이야기가 잘 통하는 미혼 윤리교사 H가 있었다. 학교에 재직하던 기간은 짧았지만 그 후에도 간간히 연락을 하며 지내왔다.
최근에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더니 한참 만에 전화가 왔는데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았다. 그 날의 통화에서 어렵게 파악한 바로는 몸이 많이 불편해서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언어 표현도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문자로 연락을 하기로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그날 부터 아무 때나 전화가 걸려 와서 받아도 제대로 소통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 밤중에 오는 전화였다. 받지는 않았지만 아침에 확인을 해보면 H로 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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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전화를 걸었더니 H의 딸이 전화를 받아 H가 투석을 하고 있고 카톡 문자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딸의 태도도 마치 간병인처럼 사무적이었지만 여기에서 의문이 드는 것은 H의 아내의 태도였다. 결혼 전부터 나와도 아는 사이이고 평균을 훨씬 넘는 훌륭한 여성이었는데 왜 H 대신 나에게 전화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추측컨데 아마도 오랜 간병 생활에 지쳐 있지 않은가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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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H는 나와 소통을 하고 싶어하고 나도 방문을 하고 싶지만 H의 아내로 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함부로 방문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실은 방문을 한다고해도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H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내가 할 수있는 것은 시도 때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차단하는 것뿐이었다. 한 밤 중에 전화를 걸고 신호가 가지 않는 것을 느낄 H의 마음을 생각하니 참으로 거시기하다.
또 한 번은 이름이 흔한 어떤 사람이 페북 친구 신청을 했다. 나와 동년배이기 때문에 정밀 심사(?) 없이 친구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후 가끔 뜬 그의 페북을 보니 국회의원도 했던 나름 유명 인사였다. 그런데 실망스러운 것은 페북에 그의 현재의 모습은 없고 과거의 모습 뿐이었다. 그것도 논란이 있는 것들. 예를 들면 도저히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김대중에게 발탁되어 국회의원이 된 후에 실망을 시켜서 탈락되자 배신 했으면서도 페북에는 김대중과 찍은 사진 뿐이었다. 그래서 조용히 친구 삭제를 했다. 왜냐하면 나는 진실성이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과 교제를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