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대신 보조금 먹는 전기차?… "차라리 자전거에 지원해라"
전비 효율성 떨어지는 전기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가솔린차의 90% 수준
보조금 지원·탄소인센티브제 도입·자전거도로 개선 필요
프랑스, 전기자전거에 최대 약 340만원 지원… 독일 자전거 보조금은 약 140만원
(전기)자전거 이용 활성화, 실질적인 탄소감축 효과로 이어져
기사공유
탄소감축을 위해 전기차처럼 전기자전거와 일반자전거 구매 시 외국과 같이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매보조금을 지원하는 전기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가솔린차 대비 약 90% 수준이며 현재 1.2% 수준인 자전거 교통분담률을 10%로 끌어올리면 국가탄소감축목표의 42%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영 한국자전거정책연합 박사(대종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13일 국회서 열린 '탄소중립, 자전거가 대안이다' 정책토론회에서 "프랑스에서는 전기자전거 구입 시 최대 2500유로까지 지원하고 독일에서는 일반자전거 1000유로까지 구매보조금을 지원해 자전거 활성화를 도모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탄소감축과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전기)자전거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고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도시정책을 주문하는 이번 국회 정책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성호·김병욱·문진석 의원과 한국자전거정책연합, 대한교통학회, 한국도시설계학회가 공동주최했다.
"자전거 분담률 10%면 탄소감축목표 42% 달성"이날 토론회에서 '탄소중립시대, 전기차 아닌 자전거가 대안이다' 발제에 나선 이 박사는 전기차 중심의 국가탄소감축계획을 탄소감축 효과가 큰 자전거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전거 (교통수단)분담률이 10%만 돼도 국가탄소감축목표의 42%를 감축할 수 있다"면서 "전기차 수준의 자전거 구매보조금, 자전거 이용 시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중심의 도로체계 개선을 위한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박사는 전기차의 온실가스 감축량이 과대 평가됐다면서 그 배경으로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발전(發電) 과정을 지적했다. 이 박사는 "전기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5.6g/km로 하이브리드차 91g/km보다 많고 가솔린차 106g/km보다 10%정도 낮은 수준"이라면서 "유럽과 달리 화력발전(63.9%) 중심의 발전 구조가 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전기)자전거 구매보조금 지원 배경으로 효율성을 꼽으면서 "전비(전기연비·㎾h당 주행거리) 기준 전기차가 약 5.5㎞/㎾h인 반면 전기자전거는 214.2㎞/㎾h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전비 떨어지는 전기차, 효율성 좋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해야박태원 한국도시설계학회 수석부회장(광운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은 '도시설계기법을 활용한 자전거친화 도시조성방안' 발제를 통해 프랑스 파리의 사례를 들면서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도시정책을 주문했다.
자전거 친화 정책과 관련해 박 부회장은 보도에 설치된 일부 자전거도로(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를 차도로 내리고 자전거 주차장 등의 시설에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이용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도에서나 차도에서 '불완전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자전거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안전사고를 유발한다는 것.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주행성 개선을 위해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에서 차도 중심으로 자전거도로 운용 원칙을 바꾸자는 것이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탄소인센티브를 통해 배출권 시장으로 유인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자전거를 이용하며 절감된 탄소는 배출권시장을 통해서 거래가 가능한데 거래가격이 1원/㎞(유럽거래소 배출권 가격의 1/10 수준)으로 매우 낮아 자전거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되질 않아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관련 유인책으로 정부와 기업 등이 자전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탄소인센티브 제도를 꼽았다.
주제발표에 이어 허재영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이 좌장을 맡아 전문가 토론을 펼쳤다. 정경욱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수보 (사)자전거21 상임대표, 신일철 행정안전부 생활공간정책과장, 송기황 한국도시설계학회 자전거친화도시위원장(수연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오용석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이규섭 네이버 카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자출사) 매니저 등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