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이런 곳이!
베어트리파크, 비암사, 영평사를 돌아보는 세종시 여행
세종시의 대표 여행지 세 곳을 둘러본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베어트리파크, 비암사, 영평사 순으로 자리 잡고 있으니 길을 따라가면 된다. 길 중간에 있는 고복저수지에 들러 예부터 소문난 메기매운탕이나 민물새우매운탕을 맛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베어트리파크에 있는 약 2,000년 된 대만 편백나무 뿌리
나무와 곰이 있는 베어트리파크
베어트리파크는 각종 나무와 귀여운 곰, 다양한 새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비단잉어가 있는 연못이 여행자를 반기고, 향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길은 이국적이다. 돌이 된 나무 규화석은 언제 봐도 신비스럽다. 규화석 주변에 ‘신이 내린 나무’가 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기괴한 모양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대만 중부 아리산 절벽에서 자란 편백나무 뿌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뿌리의 크기로 미뤄보아 약 2,000년 된 나무로 추정된다.
분재원에 있는 각종 분재도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소나무, 주목, 단풍나무 등 다양한 분재를 볼 수 있다. 큰 나무를 축소한 것 이상의 기품이 느껴진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분재원 한쪽에는 수련이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왼쪽/오른쪽]베어트리파크 분재원에 있는 수련 / 베어트리파크 송파원에 있는 향나무[왼쪽/오른쪽]베어트리파크 반달가슴곰 / 베어트리파크 공작
송파원은 주목과 소나무 등 늙은 나무들을 모아놓았다. 비틀어지고 꺾인 모양의 향나무가 눈에 띈다. 열대식물원에 들어가면 용설란, 킹벤자민 등 다양한 열대식물을 볼 수 있다.
열대식물원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반달가슴곰동산을 만난다. 가슴에 반달 모양의 무늬가 있는 작은 반달가슴곰들이 우리에서 끼리끼리 모여 논다. 먹이를 사서 곰에게 줄 수도 있다. 두 발을 들고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하는 모습이 귀엽다. 쳇바퀴를 돌리는 곰도 있고, 무슨 얘기를 하는 듯 마주보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반달가슴곰동산 아래쪽에 애완동물원이 있다. 공작새의 우아한 자태가 눈길을 끌고 작은 새들이 지저귀며 날아다닌다.
이용시간은 4월~9월 09:00~18:30, 10월~3월 09:00~18:00. 이용요금은 4월~10월 평일 대인(만 19세 이상) 1만 원, 소인(만 3세 이상) 8,000원. 주말 및 공휴일 대인 1만 3,000원, 소인 8,000원. 11월~3월 대인 8,000원, 소인 6,000원.
810년 된 느티나무가 반기는 절, 비암사
비암사로 가는 길에 여행자를 먼저 반기는 건 도깨비도로다. 비암사 입구에 거의 도착할 무렵 ‘도깨비도로 시작지점’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자동차 기어를 중립에 놓고 가만히 있으면 오르막길처럼 보이는 길로 차가 올라간다. 착시현상 때문이다.
비암사 입구 도깨비도로
도깨비도로를 지나면 바로 비암사가 나온다. 절 바로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계단 위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810년 된 느티나무다.
절에 올라가기 전 화장실 뒤로 난 계단길을 따라 올라간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가 나온다. 비암사 전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동네 뒷산같이 수수한 산자락에 안긴 절집이 고즈넉하다.
비암사 전경
왔던 길로 내려가 810년 된 거대한 느티나무 앞을 지나 절 마당에 선다. 삼층석탑과 극락보전, 대웅전을 돌아보고 극락보전과 대웅전 사이 계단으로 올라가면 산신각이 나온다. 산신각 앞에 서서 보면 멀리까지 시야가 트인다.
비암사의 역사는 2,000여 년 전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록에 남아 있지는 않지만 삼한시대의 절이라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고려시대의 절이라는 주장이다. 절 마당에 있는 삼층석탑이 고려시대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 비암사라는 이름이 나온다.
[왼쪽/오른쪽]810년 된 비암사 느티나무 / 비암사 극락보전[왼쪽/오른쪽]비암사 산신각에서 바라본 풍경 / 비암사 삼층석탑
비암사 삼층석탑 꼭대기에서는 국보 제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이 발견됐다. 삼층석탑 자체는 유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다. 1657년에 제작된 영산회 괘불탱화는 유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다. 괘불탱화는 사찰에서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마당에 걸어놓는 대형 불화를 말하는데, 비암사 괘불탱화는 조성 시기와 화원, 봉안 장소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특징이다. 17세기 전반에 제작된 소조아미타여래좌상은 현재 극락보전에 주존불로 봉안됐다. 전체 높이가 196cm다. 목조가 아닌 흙으로 만든 게 특징이며 유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됐다.
아미타대불의 시선
마지막 목적지인 영평사로 가기 전에 점심을 먹기 위해 고복저수지에 들렀다. 고복저수지 부근에는 예부터 메기매운탕과 민물새우매운탕을 끓여 파는 식당이 몇 집 있다. 그중 한 집을 골라 들어갔다. 10여 년 전에 들러서 민물새우매운탕을 먹어본 집인데 지금은 옛날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건물을 새로 지었다. 식사 후에 고복저수지 둘레길을 산책해도 좋다. 꽃 피는 봄이 오면 산책할 맛이 나겠다.
고복저수지
영평사는 1987년에 건립한 사찰이다. 겨울 끝자락 쌀쌀한 바람이 휑한 나뭇가지를 건드리고 절 마당에 먼지를 일으킨다. 절집 곳곳을 돌아보다가 삼성각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 어떤 풍경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삼성각 앞에서 아미타대불의 시선이 향하는 쪽으로 바라보면 삭막한 겨울 풍경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왼쪽/오른쪽]영평사 / 영평사 마당에 있는 새 조각아미타대불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영평사가 짧은 역사에 비해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가을에 피어나는 구절초꽃 때문이다. 가을이면 절 주변에 새하얀 구절초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구절초꽃 필 때면 구절초축제가 열려 사람들이 몰려든다.
글, 사진 : 장태동(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