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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파업중에 파리행 기차표를 끊고는 걸어서 디종 구시가지를 구경하다!
5월 24일 아침에 화이트 와인의 산지 부르고뉴의 본 에서 성벽으로 둘러쌓인
구시가지로 들어가 1,443년에 세워진 병원인 시료원
Hotel Dieu 과 부르고뉴 와인 박물관 Musee du Vin Bourgogne 을 구경하고는....
본 역 에서 오후 1시 04분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포도밭 이 늘어선
들판을 달려서 1시 40분에 디종 빌 Dijon Ville 역에 도착 합니다.
옛 부르고뉴왕국의 수도 디종 에서 왕궁 Palais des Etats de Bourgogne 과 디종
미술관 Musee des Beaux-Arts 을 보고 생 미셀 교회 Eglise St. Michel 를 거쳐.....
생베니뉴 대성당 Cathedrale Saint-Benigne 에 들르니 여기 랑페르 드 브르트니에르
BreteniAre 신부는 "조선에서 순교" 했는데, 103위 시성식의 한 분 이라고 합니다.
브르트니에르 신부 는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864년 6월 파리를 떠나 홍콩을 거쳐
만주에서 조선으로 가는 배를 6개월이나 기다려 백령도를 거쳐 1965년 5월
충청도 내포 부근에 상륙해 걸어서 서울로 장 주교 를 찾아가 한국말을 배우며
밤을 이용해 전교 활동을 시작하던 무렵 1866년 2월 병인박해 때 체포되어 순교 합니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의 부친인 샬르 쿠베르탱 은 “출발(Le Depart)”
이라는그림을 그렸는데... 세 사람 중에 오른쪽이 성 브르트니에르 신부 이며
“아베 마리아”의 작곡자로 유명한 샬르 구노 는 조선으로 파견되어 순교한
여러 선교사들을 위해 가톨릭 성가 284번 “무궁무궁세에” 를 작곡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연을 가진 작곡가 구노 에 대해 유윤종 씨는 동아일보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
이라는 칼럼에 “탄생 200주년 맞은 佛 작곡가 샤를 구노”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1880년대 이탈리아 오페라계는 위기감 에 빠졌습니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아이콘인
주세페 베르디 가 나이 들어 신작을 뜸하게 내놓는 동안 프랑스를 비롯한 외국
오페라가 인기를 끌면서 오페라 공연 작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탈리아는 오페라 신인을 발굴하고자 ‘오페라 작곡 콩쿠르’가
열렸고 마스카니의‘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같은 야심작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탈리아 오페라의 다음 제왕 자리는 1893년 부터
‘라보엠’'토스카’‘나비부인’3연타석 홈런을 친 자코모 푸치니 에게 돌아갔습니다”
“그 사이 공백을 메운 프랑스제 ‘수입’오페라들은 무엇이었을까요? 구노의 ‘파우스트’
, 마스네의 ‘베르터’ 같은 작품들이었습니다. 마스네 보다 한 세대 선배였던
샤를 구노 는 경건한 가톨릭 신자였고, 오페라 외에 수많은 교회 음악 도 썼습니다.”
“구노 는 한국과도 묘한 인연 이 있습니다. 가톨릭 선교단체 ‘파리 외방전도회’ 의
사제들과 친했던 구노는 이 신부들의 해외 파견을 축복하는 성가를 썼고,
1839년 한국에서 일어난 ‘기해박해’로 프랑스 신부 세 명이
처형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엔 이들의 순교를 기리는 성가 를 쓰기도 했습니다. ”
“인터넷에서 이 곡이 구노의 ‘아베마리아’ 라고 설명하는 글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아베마리아’와 다른 곡 입니다. 올해는 1818년 6월 17일 파리에서
태어난 구노의 탄생 200주년입니다. 그의 ‘파우스트’‘로미오와 줄리엣’등은
국내에서도 종종 공연되는 작품들이지만, 올해에도 무대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서울시향‘2018년 신년음악회’에서는 테너 강요셉 이
구노의‘로미오와 줄리엣’중‘아 태양이여, 솟아올라라’를 노래합니다. 3년마다
열리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성악부문 경연에서 젊은 테너들이 경연곡으로 선택하는
노래이니 이 노래와 함께, 새롭게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환한 한 해를 거듭 기원합니다”
디종역 창구에 줄을 서서 유레일패스를 제출하면서 파리로 가는 떼제베 TGV 기차
좌석표를 달라고 하니 14시 26분 파리 리옹과 16시 02분 파리 리옹 행은
좌석이 없으니.... 15시 33분에 출발하는 파리 베르시 Paris Bercy 행 기차를
타라며 건너편을 가리키는데..... 프랑스 국영철도 SNCF 가 파업중 이기 때문일까요?
가만있자... 파리에는 기차역이 6곳 이 있으니 세느강 북쪽에 3곳 그리고 남쪽에 3곳으로
북쪽에서도 왼쪽에 위치한 역은 생 라자르역 Gare Saint Lazare 으로 여긴 RER 과
지방 열차 노선이 많은데.... 서쪽 지베르니와 루앙, 노르망디 로 가는 열차가 출발합니다.
북쪽 가운데 역은 북역 Gare du Nord 이니 프랑스 북부인 드골 공항과 남쪽
오를리 공항으로 가는 RER B 선과 D 선에 벨기에와 네델란드로
가는 기차에다가... 런던으로 가는 유로 스타 열차가 출발하는 큰 역입니다.
북역 오른쪽에 자리한 동역 Gare de l'Est 은 프랑스 동부 지방인 스트라스부르
와 독일 및 오스트리아 로 가는 열차가 출발합니다. 남쪽에 세 역중에
가장 왼쪽에 있는 몽파르나스역 gare Montparnasse 은 프랑스 서부
지역인 낭트와 렌, 생말로 와 프랑스 서남쪽 보르도 로 가는 열차가 출발합니다.
그리고 남쪽 중간으로 세느강 서쪽에 자리한 오스테를리츠역 Gare d'Austelitz
은 프랑스 서남쪽 지방인 보르도와 툴루즈 로 가는
기차에다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로 가는 열차가 출발합니다.
그리고 남쪽에서도 가장 오른쪽으로 세느강 동쪽에 자리한 리옹역 gare de Lyon
은 RER A 선에다가 프랑스 남부 디종과 리옹,
마르세유와 니스 로 가는 열차와 스위스 및 이탈리아 로 가는 열차가 출발합니다.
그런데... 파리의 6개 역에도 없는 베르시역 Gare de Bercy 는 또 무엇이람????
곰곰 생각하니 그럼 기차가 아니라 프랑스 철도에서 운영하는 버스인
오토카 Autocar 일까요?(이건 아닙니다! 기차 입니다) 좀 전에 건너편을 가리키던데...
해서 그럼 버스인 오토카 Autocar 인가 보다 하고 잘못 생각해 역 밖으로 나가 광장에 서
있는 버스를 살펴보니 그런건 보이지 않는지라 버스 기사에게 물으니 다시 안으로
들어가라기에 다시 창구에 가서 기차 아닌 오토카 Autocar 냐고 물으니 이해를 못합니다.
창구에 게시물이 하나 붙어있기로 읽어보니.... Billets Regionaux ter, espace de
ventes Mobico en Face 무슨 뜻인지 짐작이 되지 않기로 그 내용을 종이에
적어서 역 건물 밖으로 나가 한 청년에게 보이니 안으로 다시 들어가라고 하네요?
다시 안으로 들어와서 찬찬히 살펴보니 좀전에 우리가 갔던 창구 사무실 말고
그 옆 10미터 거리에 또 다른 창구 가 있기로 가서는..... 유레일패스를
보이며 파리 로 가겠다고 하니 좌석권은 주지않고 그냥 15시 33분
Ter 기차 를 타라기에 플랫폼 Voie 이 안이냐 밖이냐 물으니 "안" 이랍니다!
역무원이 “Ter 15H 33" 이라고 적어주었으니 Ter 라면 로컬 기차 이데 여기 모니터에는
처음엔 행선지 역 만 나오는데..... 시간이 지나고 출발시간이 가까워 지면
그때서야 플랫폼 Voie 번호 가 뜨는지라 어디서 타는지는 좀 기다려야
하는데...... 내가 한꺼번에 미리 다 알려는 욕심 에 그만 조바심을 쳤는가 봅니다?
그리고 파리 베르시 Paris Bercy 역 이라는게 뭔지 곰곰 생각해 보니 그 위치는
예전에 파리 시내 지도를 익힐때 리옹역 바로 옆에
작은 기차역 이 하나 더 있었으니.... 지하철 14호선으로 한정거장 거리 입니다?
베르시역 Bercy 위치를 알았는데다가 파리로 가는 기차 출발시간이 15시 33분이면
1시간 반 정도 여유 가 있는지라 디종역을 나와서는 내려오다가
왼쪽에 마레살 포슈 대로 Ave de Marechal Foch 를 걸어 공원 을 구경합니다.
그러고는 다르시 광장 Pl. Darcy 에서 분수대에 아이와 개구리 세 마리 조각상 을
보고는 기욤문 Porte Guillaume 으로 들어가서는 구시가지 리베르테
거리 Rue de la Liberte 에서 부르고뉴 가문의 문장을 새긴 깃발 들을 봅니다.
좀 더 걸어 옛 부르고뉴 왕국 시절 왕궁 인 Palais des Etats de Bourgogne 에 도착
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 외관만 잠시 구경하는데... 디종 은 1,032년 부터
1,361년 까지 부르고뉴 공국의 수도 로 대공 궁전 은 현재 시청사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왕궁 은 14세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베르사유 궁전을 설계한 건축가 망사르 가 1682년에
대대적인 개축을 했으며 반원형의 리베시옹 광장 도 이때 만들어졌다는데
와인의 이름이기도 한 황금의 언덕 꼬 뜨 도르 Cote d'or 를 대표하는 도시
디종 Dijon 은 프랑스 동부 우슈강과 쉬종강의 합류점인 부르고뉴 운하변에 있습니다.
한때는 부르고뉴 공국의 수도 (1179∼1477) 로 교통의 중심지이자 보르도 와인과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부르고뉴 와인 과 명물 "디종 겨자" 의 생산지
입니다. 다시 리베르테 거리 Rue de la Liberte 를 걸어서 되돌아
오다가 골목 끝에 생 베니뉴 대성당 Cathedrale St. Benigne 을 멀리서 쳐다봅니다.
시내를 구경하다가 생각하니 지금 프랑스 국영철도 SNCF 가 파업중 이니 오늘 파리 리옹
가는 떼제베 기차 좌석이 없었는데... 그렇다면 내일 아침에 파리에서 루앙으로 가는
떼제베 기차표도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져서는 부리나케 역으로 돌아옵니다.
창구로 가서 대기표 를 끊는데 기계에 보니 Depart Cejour(Leaving Today) 라고
적힌건 오늘 출발 하는 기차이고, Un autrejour (Another Depart) 는 내일
이후 출발 하는 기차표 라고 판단되어 후자를 눌러 대기표를 받아서는
유레일패스를 보이면서 내일 파리에서 루앙으로 가는 기차표를 달라고 말하니....
3유로를 달라고 하고는 기차 좌석표를 발급해 주다가 역무원은 갑자기 오른손으로 자기
이마를 치면서 웃더니 돈을 돌려주는데.... 기차표를 살펴보니 Inter Cites
이니 그럼 우리나라로 치면 새마을 정도인데 좌석권 없이 그냥 타라는 모양 입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5일 후에 프링스 서부 브르타뉴반도에 생말로에서 렌으로 나오는
기차야 그냥 타면 된다지만 렌에서 파리로 올 떼제베 기차표도 미리 끊어두자는 욕심이
들어 다시 줄을 서니 좀 전과는 달리 줄이 긴지라... 한꺼번에 끊지 못한게 후회가 됩니다.
그런데 왠 프랑스인 아주머니 가 오늘 당일표 Depart Cejour(Leaving Today) 를 끊는 대기표
를 발급해서 내게 갖다주며 창구에 내라기에 내가 아니라고 거절했는데, 오래
기다려 창구로 가니 자기가 먼저 나와 그 대기표를 넣어주며 사용하라니 영문을
모르겠는데...... 자기가 내일 표로 내 다음 차례니 시간이 급해 밀쳐내려고 그랬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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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Wow ~
오랜만에 정성스럽고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
얼마전 다녀온 곳들이 눈에 띄여 더 좋았어요
감사!
아...... 디종을 다녀오셨나 보네요?
부르고뉴 지방은 한국인들을 보기 힘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