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서 집 근처 까페 갈겸 대신동으로 갔는데 전차까페라는 곳이 있길래 가봤습니다.
위치는 구덕운동장 맞은편이라서 굉장히 가기 쉬웠어요.
트램이 이 근처로 다녔다길래 그걸 테마 삼아서 만든 까페 같아서 들어가봤습니다.
아무 기대도 안하고 그냥 들어간 까페라서 건물 외관 사진이랑 1층 사진이 없어요. 1층은 계산대라서 신기한게 없었는데 2층에 올라가니 이런게 있지 뭡니까.
1939년도에 만들어진 부산 트램 노선도였습니다. 부산에서 평생 살았지만 트램 노선도를 보는건 처음이었어요. 일제가 중일전쟁 일으키면서 한창 미쳐날뛰던 시절에 만들어진 지도가 이렇게 옳은 상태로 동네 까페에 있는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트램이 생각보다 많은 곳을 다녔네요. 구덕운동장에서 출발해서 무려 온천장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지금 부산 지하철 1호선이 저 노선도를 따라 만들어진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선도를 보면 처음 보는 건물들이 많아서 아마 부산 사시는 까페분들도 헷갈리실겁니다. 운동장 다음 역이 경상남도청입니다. 지방법원은 지금 동아대학교 박물관일테지만 경상남도청이 부산에 있었다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왜 있었을까요?
그리고 트램 노선이 둘로 갈라져서 부평동과 보수동쪽으로 지나갑니다. 지금 부산상공회의소는 범일동 쪽에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때는 남포동 쪽에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조선은행은 뭔지 모르겠네요. 제일은행은 아는데 조선은행은 처음 들어봅니다. 그리고 용두산 공원 옆의 본정은 어디를 말하는걸까요? 지금 용두산 공원에 올라가는 그 에스컬레이터 있는 곳이 역이었다면 그 옆에 원형교차로가 본정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옆에 부산부청이 있네요. 이때는 시청이 아니라 부청이라고 했나봅니다. 현재 부산시청은 연제구에 있는데 이때는 남포동에 있었나봐요. 그리고 이름만 들어봤던 미나카이 백화점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3대 백화점중 하나였다고 알고 있는데 남포동에도 있었나봅니다. 그런데 지금 남포동에서는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죠.
왼쪽 밑을 보시면 영도를 목도라고 해놨습니다. 이건 좀 이상하네요. 노선도를 잘못 인쇄 했을리가 없는데 영도를 왜 목도라고 했을까요? 수백년동안 썼던 지명인데 말이죠. 좀더 오른쪽 밑에 잔교는 아마 부산대교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면 뭘 잔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금의 초량, 고관을 지나 서면에도 들렀다가 동래성 남문을 통과해서 온천장으로 향했던것 같습니다.
이 승차권들은 광복 이후 만들어진 승차권 같습니다. 이런건 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ㅎㅎ
일제에 나라를 뺏기기 전인 1896년에 재판소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저는 일제가 만든 재판소인줄 알았는데 우리가 만든 재판소였네요. 왼쪽 위의 탱크는 셔먼처럼 보이는데 언제적 사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전 시청이 지금 제2롯데월드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남포동에 제가 아는 롯데월드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밖에 없는데 그 자리에 시청이 있었나봐요.
서울에는 예전 서울역이 남아있지만 부산에는 예전 부산역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국제여객부두도 사라져서 완전히 흔적이 없어졌죠. 사진으로만 봐도 보존 가치가 높은 역사적 유적인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지금의 메리츠 건물이 있는 동네를 예전에는 고관이었다고 하더군요. 왜 고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바로 뒤에 정란각이 있죠. 지금은 문화공감 수정이라고 부르더군요. 완벽하게 보존된 일본식 가옥이라 부산시 등록문화재겸 까페로 사용 중입니다. 안 가보신 분들은 한번 가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두번 가봤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여기는 어딘지 모르겠네요. 왼쪽에 산이 있는걸 보면 부산역에서 초량가는 길인 것 같은데 오른쪽에 바다가 없으니 아닌것 같기도 하고.....
옛 서면 로터리는 저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저렇게 큰 조형물과 원형 교차로가 있었을 줄은 몰랐어요.
온천 좋아하는 일본인 답게 한국에 와서도 온천하러 온천장에 갔답니다. 무려 그들의 편의를 위해 전차를 만들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엄청나게 많이 왔나봅니다. 지금도 온천장에 목욕하러 가는 사람이 많던데 저는 한번도 안가봤습니다.
지금의 부산은행 온천장 지점이 온천장역이었다는데 거기도 어딘지 모르겠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이런 유물(?)들을 보니 너무 재밌었어요. 부산에 트램이 다니는걸 직접 보신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데 한번 모셔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커피는 그럭저럭 마실만 한데 케잌은 별로인 까페였습니다. 전차 모양 케잌이 있는데 그건 먹지 마세요.
첫댓글 부산역은 불로 소실됐다고 들었어여 부산시청이 남포동쪽에 있고 거기가 중구였던 이유가 부산왜관이 남포동쪽에 있어서 인걸로
고관은 일제시대 일본인 거주구역이라 높은 사람들이 많이 산다고 고관입니다. 그래서 부산고는 일본인들이 경남고는 조선인들이 많이 다녔죠. 지금의 지하철1호선과 같은 코스라는 걸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