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밭 앞집 울타리에 해마다 인동초가 예쁘게 핀다. 인동초는 한줄기에서 황색과 흰색의 두가지 꽃이 피어서 금은화라고도 하는데 대중아저씨 닮았는지 안닮았는지는 몰라도 꽃이 청초하고 날렵해서 나는 인동초꽃을 좋아한다. 청상의 수절여인 같기도 하고, 아주 깔끔하게 모시두루마기 차려입은 선비 같기도하고.. 뒷산에 가면 인동초덩굴이 많은데 언제 한번 가서 한두뿌리 업어와야지 하면서도 몇해를 넘겨왔는데. 오늘 새벽 밭에 갔더니 잡초사이에 인동초 꽃이 피어있다. 어디서 숨어 날아들어왔을까?? 저렇게 예쁜 꽃씨가.... 저렇게 이쁜 꽃을 피우기까지
나는 걔가 이 곳에 와 숨어살고 있는 것도 몰랐다.
얼마 전 선배의 농장에 갔을 때
선배가 차분하고 하얀 손으로 인동초꽃차를 내주었다. 인동초꽃을 차로 마시는건 처음 알았다. 꽃이 피었을 때는 향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금방 부스러질 듯 물기없는
마른 꽃잎에서 나는 차향이 혀 끝에 은은히 퍼진다...
선정에 든듯 정신이 맑아져왔다. 내년엔 나도 꽃차를 말려야지...아깝고 불쌍해서 꽃송이를 딸 수 있을까나??...



인동초 꽃차
한평 반 점포(店鋪) 에서 평생을 살아온 노인의 파리한 손길이 마른 꽃잎을 띄워 빛바랜 다관(茶罐) 안에서 긴 세월을 우려낸다
자라고 떠난 새들은 둥지를 잊었어도 씻기고 헹구어져 안거(安居)에 든 편한 미소 차향(茶香)도 선정(禪定)에 들어 온 시방(十方)에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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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조한 모습이 우리 학마을 누님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너무 아부성 발언인가! 사실인데~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인동초.....내년에 인동초 꽃잎 말려서 진하고 그윽한 차 한잔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처음 대하는 인동초꽃! 너무 예쁘서 오네에상의 가냘픈 마음으로는 몇 개 못 딸 것 같은데 기대는 안 해야겠네요...
ㅎ ㅎ ㅎ ..마담 덕에 졸지에 학노인 되뿟다~~~꿈엔들!!!!!! ~~~```````
자팬,준꼬상, 떨어진 꽃잎이라도 주워 맛 뵈 디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