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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켈
피켈은 독일어 아이스피켈(Eispickel)의 줄임말로 얼음곡괭이라는 의미다. 영어로는 아이스 액스(ice axes), 프랑스어로는 자귀에서 유래한 피올레(piolet), 이탈리아에서는 피코차(piccozza)라 한다. 등산장비 가운데서 아이젠 다음으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장비다.
원래는 알프스 등반의 여명기에 빙하를 걸을 때 크레바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했던 긴 지팡이에서 유래했다. 피켈의 원조가 되는 등산용 지팡이는 산 지팡이라는 뜻의 알펜스톡(alpen stock)과 창 옆에 도끼(axe)가 달린 창 도끼 겸용의 핼버드(halberd)라고 옛 기록에 전한다.
지팡이 머리에 도끼와 곡괭이가 고정된 용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54년 황금기를 개막시킨 스위스 알프스의 베터호른(Wetterhorn·3,703m) 등정 때다. 윌스가 고용한 한 가이드가 도끼와 곡괭이를 결합한 괴상한 지팡이를 처음 들고 나타났을 때부터이며, 이 용구가 오늘날 사용하는 피켈의 원조다.
이 용구는 그 후 10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 황금시대가 막을 내릴 즈음에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블레이드가 수직의 형태에서 수평의 모양으로 발전된 것은 윔퍼의 마터호른 등정 무렵(1865년 전후)부터다. 초창기 피켈은 그 무게가 1.8kg, 길이는 1.5m 정도였다. 이후 개량을 거듭해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
옛날에는 피켈을 알피니스트의 혼이 깃든 상징물처럼 여겨 왔다. 산악회의 기장(旗章)이나 회기(會旗) 등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피켈은 그 실용성보다는 상징물로서 산악인이나 등산의 의미를 더 부각시켰으나, 이제는 단순한 소모품 또는 설산 등반의 필수용구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피켈은 얼음과 눈에서 쓰이며, 3가지의 기능을 결합한 장비다. 얼음을 찍는 곡괭이 기능의 피크(pick), 얼음을 깎는 기능의 블레이드(blade), 지팡이 기능의 샤프트(shaft)로 이루어졌다.
최근에 보급되는 피켈은 용도에 따라 CEN표준으로 일반등반용은 B, 기술등반용은 T자로 표시하고 있다. 기능별로 헤드(head), 피크(pick), 블레이드(blade), 샤프트(shaft), 스파이크(spike) 5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피크와 블레이드로 이루어진 헤드 부분에는 카라비너를 끼울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여기에 피켈을 붙들어 매는 연결 끈을 묶어 쓴다.
피크는 등반자가 등반할 때 얼음을 찍어 몸을 끌어 올리거나, 추락할 때 눈이나 얼음 속에 깊이 박아 자기제동이 잘 되도록 구부러져 있거나 아래로 꺾여 있다. 영어에서는 피크, 프랑스어로는 픽(pic)이라고 하며, 피크 끝의 각도에 따라 양각, 중립각, 음각 세 가지가 있다. 피크가 65~70도 각도로 구부러져 있는 것이 전형적인 일반등반용 피켈이며, 55~60도의 각도로 심하게 구부러져 있는 것이 기술등반용 피켈이다.
피크의 각도는 샤프트에 대한 피크의 각도다. 피크의 각도가 작을수록 얼음과 눈에 더 잘 걸린다. 일반용 피크의 톱니(Teeth)는 앞부분에만 있고, 기술등반용은 피크 전체에 걸쳐 톱니가 있어 걸 때 안정감을 준다. 피크의 톱니는 얼음이나 굳은 눈에 걸려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하며, 톱니는 깊을수록 빙벽에서 지지력이 강하다.
피크의 변천과정에서 일대 혁명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예전의 ‘T자’ 모양에서 탈피, 피크 자체가 앞으로 굽은 곡선형 피크의 등장이다. 1960년대 취나드가 굽은 피크가 달린 피켈을 개발해 더블액스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게 하여 빙벽등반에 중대한 전환기를 마련했다. 더블액스 기술과 굽은 피크의 개발은 얼음에서 스피드와 안전성을 함께 향상시켰다.
블레이드는 단단한 눈과 얼음에 발판을 깎고 표면의 불량한 얼음을 제거하는 데 쓰이며, 보행할 때나 자기제동 시에는 훌륭한 손잡이 구실을 한다. 일반등반용 블레이드는 날이 평평하며 모서리가 날카롭고 얼음 턱을 만들기 좋도록 원통형 아츠를 채택한 제품도 있다. 영어로는 블레이드 또는 아츠(adze)라고 하며, 프랑스어로는 판(panne)이라고 한다.
샤프트는 피켈의 자루를 말한다. 예전에는 나무 소재를 사용했으나, 지금은 알루미늄이나 유리섬유, 케블라, 탄소섬유 등의 합성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내구력을 높였다. 진동을 막고, 손으로 잡기 좋도록 샤프트에 고무를 덧씌운 제품이 주종을 이룬다. 또한 샤프트의 모양도 스윙하기에 편리하도록 직선형에서 곡선형(Curved shaft)으로 바뀌었다.
스파이크는 피켈의 밑 부분에 달려 있는 금속 꼬챙이다. 눈과 얼음 사면을 오르내리거나 횡단할 때 몸의 균형을 유지해 주고, 설사면에서 활강할 때 제동수단으로 쓴다. 영어로는 스파이크, 독일어는 슈피체(spitze), 프랑스어는 포앙트(pointe)라고 한다.
피켈의 길이는 40~90cm로 다양하다. 짧은 것은 기술적인 빙벽등반에 쓰이고, 긴 것은 산에서 지팡이 대용으로 쓴다. 피켈의 이상적인 길이는 용도에 따라 다르다. 일반등반이 목적이라면 70cm짜리가 적당하다. 이 정도 길이라면 균형을 잡거나 가파른 설사면에서 사용하는 두 가지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눈에서 확보물로 사용하거나 빙하에서 눈처마나 크레바스 탐침용으로 적당하다. 60cm 미만의 길이는 경사가 가파른 사면이나 기술적인 빙벽등반 용구로 쓰인다.
지금의 피켈은 기능의 총화라고 불릴 정도로 발전했다. 더블액스 테크닉과 프런트 포인팅 기술이 등장하면서 많은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피크, 블레이드, 해머, 샤프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품을 용도에 알맞게 교환해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모듈러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보행용을 제외한 이런 종류의 피켈들은 각 부분의 기능을 세분화시킨 아이스 툴로 발전했다. 커브형(bent shaft) 샤프트와 역곡선형(reverse curved) 피크가 개발되어 있으며, 피크의 우수한 기능 여부가 피켈의 평가기준이 되었다.
첫댓글 더블액스 테크닉은 뭐죠?
프렌치 테크닉은 완경사 설벽이나 빙벽에서의 등반기술일텐데 이때는 지팡이형태의 긴 피켈을 이용해서 오르고 내리는데
경사가 급해지면 피켈하나로 오르기가 어려울께다,따라서 길이가 짧은 두개의 피켈을 양손에 잡고 타격해서 오르는걸 말하는것 같다(현재 등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