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이 점차 수습되어 감에 따라 후속 조치로 그 책임의 문제가 곧 뒤따르리라고 본다. 정치인들은 사건 발생초기 부터 “金泰榮 국방부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사려깊지 못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필자는 아래와 같은 주장을 하는 바이다. 첫째. 金태영 국방장관 해임은 김정일이 가장 바라는 사항이다. 김정일은 대한민국의 어떤 유형의 국방부장관이 자기들한테 유리하다고 생각할까? 북한을 主敵으로 생각지 않고 북한의 눈치나 살펴 국군의 사명조차도 망각하고, 尙武정신이 없어 전쟁을 두려워하고, 국민들이나 부하들로 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그런 장관을 당연히 원할 것입니다. 김태영 장관은 어떤 인물입니까? 국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공격 징후를 포착시 선제 타격을 주장하고,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도 북한의 소행임을 먼저 의심하고 대응했던 主敵觀이 뚜렷한 인물이 아닙니까? 또한 人品이 남달리 훌륭하여 부하들로부터 항상 존경을 받고 있어 軍을 화합 단결시키는 데 적임자입니다. 또한 성격이 강직하고 전략적인 識見이 해박하여 군을 개혁하고 발전시키는데 적합한 인물이니 김정일이가 가장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인물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천안함 사건으로 장관 취임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을 여론 무마용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김정일이는 “봐라! 남한 국방부장관의 목숨은 내손에 달려 있다” 라고 더 큰 소리 칠 것이다. 둘째. 김태영 장관은 찾아보기 힘든 아주 훌륭한 인물이다. 필자는 김태영 장관이 연대장 시절에 대대장으로 근무했던 예비역 대령입니다. 작년에 轉役하여 지금은 국방부와 아무 상관이 없는 지방의 한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김태영 장관은 제가 35년간 군 생활을 하면서 모셨던 수많은 상관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며, 私心없이 이런 글을 기고하는 것도 그분에 대한 존경의 표시입니다. 일전에 조갑제 닷컴에서 댓글 형식으로 간단하게 장관님을 소개했으나 문제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제가 겪어본 김태영 장관의 진면목을 萬人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1.청렴하며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거짓말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대대장들과 부부동반으로 자주 회식을 했는데 그때마다 비용은 연대장이 부담하였습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쉽지 않습니다). 사회 知人들이 와서 위문금을 주면 부하들한테 다 나누어줬습니다. 청렴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국회 청문회시 40여년간 군 복무한 육군대장 재산이 7억여원밖에 안되어 언론에선 보배 같은 존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부하들에게 항상 너그럽고 부드러운 분이지만 거짓말 하는 거 하나만은 용서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부하는 상관의 뒷모습을 보고 성장한다”는 말을 자주하면서 매사가 부하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던 고품격의 엘리트지요. 요즘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정치인들을 상대하는 장관님! 힘든 마음속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2. 부하를 끔직히도 사랑하고 상관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사람입니다. 연대장 館舍에서 식사할 땐 당번병을 아들같이 생각하여 항상 마주앉아 같이 식사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지요. 저도 연대장 시절에 해봤지만 당번병이 불편해 하더군요. 장관님 만큼 따뜻한 마음이 부족했겠지요. 서로가 불편해서 제가 식사 끝난 뒤 먹도록 했습니다. 또한 연대장 이후 보직이 바뀔 때마다(00사단 참모장- 합참의장 까지) 대대장들 부부를 초청하여 운동하고 식사하고 같이 하루밤을 보내는 인간적인 의리는 부하들을 감동시킴은 물론 주위 저희 동기생들을 부럽게 했습니다. 또한 직속 상관인 사단장의 의도를 잘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대대장들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3. 스스로 열심히 일하도록 만드는 민주형 리더십의 소유자입니다. 독일 陸士에서 공부를 해서 남다른 점도 있지만 항상 부하들을 신뢰하고 칭찬을 하며 마음적으로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부하들이 신나게 창의적으로 일해야 능률도 오르고 부대 사고도 없다는 게 철학이었지요. 野外 훈련장에 현장지도 나오시면 상급부대에서 추가적으로 지원해야 할 사항을 꼭 확인하여 조치해 주셨습니다. 우리 부대는 연대장이 나타나면 힘든 것이 아니고 대대장이하 모든 장병들이 좋아했습니다. 반면에 연대 참모들은 조치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힘들었습니다. 4. 公私가 분명한 원칙주의자이며 公務에는 아주 냉정한 사람입니다. 부드러운 외모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장관님의 진면목을 모르는 사람은 그저 사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칩니다. 저희 대대에서 삼성항공가 생산한 사격지휘 장갑차 試製品 시험평가를 1년 정도하였습니다. 회사측 책임자가 김태영 연대장님과 대대장을 같이하신 절친한 軍 선배였어요. 저는 試製品 장비를 사용해보니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이 발견되었고, 수시로 그 평가 결과를 연대장께 서면보고 했읍니다. 평가 결과 보고서에 연대장께서 작성한 의견난을 보니까 제가 그동안 수시로 보고했던 사소한 내용까지 私心없이 모든 문제점을 다 기록한 것을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사적으론 그렇게 부드럽던 사람이 公的인 업무에서는 서릿발 같은 냉정함이 있는 것을 느끼고선 김태영 연대장이 두려워지기 시작하여 그 이후부터는 제 행동을 많이 조심했습니다. 5.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겸손하고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그 당시 대령급들 한테 가죽 잠바가 보급됐습니다. 남들은 다 입고 다니는데, 연대장께서는 “요즘 부사관들 예우가 열악하여 轉役을 많이 하는 추세인데 그런 분야엔 예산을 안쓰고 이게 뭐야? ”하면서 가죽잠바를 안 입었어요. 또한 장군으로 선발 됐을 때, 계급장은 실제 진급일에 달지만 요대, 신발, 권총은 1월 1일 부로 착용하는 것이 통례였는데 장관님은 7월1일 준장 진급 할 때까지 대령 복장을 그대로 착용했습니다. 제가 우연히 국방일보 사진을 보고 인사차 전화 하면서 “진급 하셨는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장군 복장을 착용하시라고 얘기했더니, 내가 몇 개월만 참으면 되는데... 진급하지 못한 동기생들이 많은데...” 하시더군요. 이런 생각 쉽지 않습니다. 저도 진급 하루 전날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던 경험이 있습니다. 6. 출신과 신분을 차별하지 않고 임무에만 충실한 참군인이었습니다. 장관님은 陸士, 저는 3士출신입니다. 他출신 장교들한테 참 잘 해주셨어요. 부여된 임무를 잘 수행하면 인정받고 그렇지 못하면 평가를 분명히 하는 사람입니다. 출신을 차별하지 않는 점이 저의 존경심을 가장 많이 이끌어낸 부분일 것입니다. 또한 하급제대에서 부사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들을 잘 활용했습니다. 누구보다도 부사관들을 잘 챙기고 사랑해 주셨고, 특히 일 잘하는 부사관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7. 보통사람들이 흉내낼 수 없는 고매한 人品을 가진 사람입니다. 화내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욕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수양이 된 사람입니다. 그 당시 하부제대 지휘관으로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저도 연대장직을 수행 해봤지만 화도 많이 내고 욕도 많이 했습니다. 중요한 의사 결정시에는 꼭 예하 대대장의 의견을 듣고 때로는 경험이 많은 부사관들 의견까지 경청하는 아주 합리적인 분입니다. 또한 장점중 빼놓을 수없는 것. 노래 실력입니다. 어찌나 잘 하시는지 정말 가수보다 더 잘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단점이 없는 게 단점입니다. 김태영 장관은 개인적인 품성, 임무수행 능력, 국가에 대한 충성심, 합리적인 사고방식, 부하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분명 보통 사람과는 다른 훌륭한 자질을 갖춘 큰 인물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셋째. 김태영 장관에게 만회할 기회를 줘야 한다. 이번 천안함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라 생각합니다. 대통령을 모시는 참모로서, 국민과 언론을 대하는 軍의 대표로서, 國軍의 직접적인 최고 책임자로서... 참으로 처신이 힘들었고 온갖 비판과 비난의 화살을 혼자 받아 냈습니다. 대형 사건 때마다 합리적인 책임 추궁보다는 여론몰이나 정치적으로 최고책임자를 희생시키는 것은 잘못된 풍토입니다. 이번 사건도 본질을 잘아는 장관이 뒷 수습을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軍을 개혁하고 발전시켜 실추된 軍의 명예를 회복시키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국가 이익에 합치 할 것입니다. 인간 김태영은 본인이나 부하의 잘못을 감추려는 그런 소인배가 아닙니다. 이번에 천안함이 기습을 당한 것에 대한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반성을 하고 있을 겁니다. 평상시 점잖은 사람이 화가 나면 더 무섭지요. 또한, 軍의 전문적인 문제는 軍 전문가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신라의 훌륭한 태종무열왕과 문무왕은 名將 金庾信에게 모든 軍權을 믿고 맡김으로써 3國통일이라는 국가적 大業을 이룬 반면, 세계적인 조선의 명장 李舜臣은 선조라는 졸렬하고 능력이 부족한 君主를 만나 23戰 23勝을 거두어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도 마지막 노량해전에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非運의 장군이었습니다. 만약 선조가 이순신을 제대로 알고 그를 통해 임진왜란 후 국방을 튼튼히 했다면 “조선말기 일본 침략도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라는 가정을 생각해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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