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3
“설마?”
지고환은 염치한의 말을 믿지 않았다.
세상만사 희귀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지만 교접 후 분리가 안 되는 물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단정했다. 농을 좋아하지 않는 염치한이 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영애씨가 비밀금고였냐? 안 빠졌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사기도 현실성이 있어야 속아 주지.”
자신의 말을 일언지하에 무시하는 듯 말하는 지고환을 빤히 쳐다보며 염치한이 진지하게 말했다.
“진짜 안 빠졌다니까.”
지고환이 갑자기 미친놈처럼 웃었다.
“야! 안 빠졌다는 말이 그렇게 우습냐?”
“어쨌든 말짱하게 지금 내 앞에 있잖아? 안 빠졌다면 영애씨도 여기 있어야 하잖아? 거짓말 수준이 황당무계한데 믿어 라고? 우하하하! 여하튼 너 때문에 스트레스 한번 날렸다. 으하하하하!”
염치한은 지고환의 벌어진 입에 접시의 순대덩어리를 콱 처박아 주고 싶었다. 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고환의 웃음소리에 놀란 손님들과 주인아주머니가 빤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염치한은 엉덩이를 털었다.
그 바람에 쌓였던 눈이 푸슬푸슬 밤하늘을 날아 흩어졌다.
염치한은 당황했다.
엉덩이를 들고 좌우로 털어도 염치한의 아랫도리에 찰싹 붙은 고영애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염치한은 고영애가 장난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영애씨. 이제 놔 주세요.”
몹시 당혹한 표정으로 어둠속에서 염치한을 마주 올려다보며 고영애가 울먹였다.
“전 치한씨 안 잡았어요. 치한씨가 절 걸고 있는 줄 알았어요. 어떡해요? 사랑이란 것이 이런 거에요?”
염치한은 비로소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안 빠지죠? 처음이라 잘 모르겠는데요? 자동으로 빠져야 하는 거 아닙니까?”
“누군 처음 아니에요?”
“그러게요. 허지만 영영 안 빠지면 큰일이네요.”
고영애가 속삭이듯 말했다.
“시간이 돼야 빠질까요?”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염치한은 고영애를 찍어 누르듯 끌어안았다.
어스러질 듯 강렬한 힘에 제압당해 호흡도 불편했지만 고영애는 염치한의 두 팔 안에서 소근 거렸다.
“치한씨. 얼면 어떡해요?”
“어디가요?”
고영애가 두 손으로 염치한의 벗겨진 엉덩이를 덮으며 말했다.
“여기가 얼음장이에요. 동상 걸리면 잘라내야 한다던데.”
고영애의 귓불에 닿은 입으로 염치한이 대답했다.
“전 괜찮지만 영애씨 추울까 걱정입니다.”
고영애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 할까요?”
“그보다 왜 안 빠지는지 그 이유가 더 궁금한데요?”
염치한의 말에 고영애도 의혹에 가득 찼다.
경험녀들의 수많은 체험담에서도 학습하지 않았던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어떻게 될까 라는 걱정보다 염치한의 말에 덜컥 겁이 났다.
염치한도 한평생 이렇게 아랫도리가 붙어살아야 한다면 좋은 점보다 불편한 일들이 더 많을 것 같아 죽을 맛이었다.
함께 사는 일상이 믹스한 ‘천국과 지옥’ 일 것 같았다.
항상 같이 들어붙어 있다는 것은 행복이지만 자유는 완전박탈당한 삶일 것 같았다.
수많은 장단점이 염치한의 머릿속에서 오락가락 왔다 갔다 했다. 그 수많은 문제들 중 가장 두드러지게 걱정되는 부분은 경제였다.
우선.
이제까지 입었던 모든 의류는 다 교체해야하므로 그 비용이 만만찮을 것 같았다. 아날로그시대엔 맞춤이 기성보다 쌌지만 지금은 차원이 다른 디지털시대. 맞춤옷은 상상을 초월할 텐데. 아무리 빅사이즈라 해도 2인용 옷은 없으니까 어쩌나?
고영애도 염치한과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첫댓글 고영애 가 자석이 있나 봅니다~~ㅎㅎㅎ
글쎄요....ㅋㅋㅋㅋ
고영애같은 여자를 남자들은 좋아 하는데
혹여 작가님께서도 좋아하시겠죠~~~ㅎㅎㅎㅎㅎ
전 성질이 급해서.....ㅋㅋㅋㅋ
오늘밤 딴 생각마세요.
@BLUEBOAT/불루보트 나도 말도못하게급해요 ㅎㅎㅎㅎ
샴쌍둥이가 되버렸네요 ㅎㅎ
상황이 넘 웃겨요
오! 표현 굿 입니다.
오늘밤은 넉넉하게 사 잡수세요......ㅋ
기이한 일이니 지고환이 물고 늘어지는 거겠죠....ㅋㅋㅋㅋ
지고환이 믿을수도 없는 거짓말같은 현실이 아닌가
그래도 불알친구니까 믿어야지
그럼요. 실제상황인데 안믿으면 됩니까?...ㅋ
무슨 뱀이나 개가 아닌이상좀 그러네요
식물은 연리지로. 동물들에게도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그 해답은 다음회에....ㅋㅋㅋㅋㅋ
고운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