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의 사회를 짓누르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의료 분쟁입니다. 정부에서 특정 과에 의사가 부족하고 특히 중소도시나 군단위 지자체에 의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해결한다고 들고 나온 것이 의대 정원 일년에 2천명 증원입니다. 의사들은 반발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대정원을 늘려 문제가 있는 부분의 해결책으로 사용하려는 것이고 의사들은 안그래도 인구가 급감하고 출산율 세계 최저의 나라에서 의사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현재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의료진들이 현장을 속속 떠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모두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심 인물 몇몇에 대해 사법 처리와 의료면허 박탈을 강행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결될까요. 어린 학생들에게 너 말안듣고 까불면 퇴학시켜버릴 것이야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들은 별별 아이템으로 의사들에게 대한 공격에 나섰습니다. 연봉도 언급하고 과거에 있었던 의사 과실도 꺼집어내고 있습니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의사와 정부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야 어찌 의료 분쟁이 해결되겠나 싶습니다.
어떤 매체에서는 안과 의사의 연봉이 얼마이고 소아과 의사의 연봉이 얼마이니 누가 소아과 의사를 하겠느냐는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물론 돈때문에 전공과를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두 아주 돈을 많이 버는 과로 지원이 가능할까요. 그 과마다 이른바 티오가 존재합니다. 무조건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해진 정원에 따라 과 선택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교한 데로 안과의사와 소아과의사가 그렇게 연봉 차이가 날까요. 그것이 지금 소아과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일까요. 한때 소아과 의사가 각광을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베이비붐으로 인해 아이들이 대거 탄생할 때는 소아과 의사들이 가장 수입이 높았습니다. 환자가 많으니 그럴 수밖에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가 부족하고 환자가 급감하는데 소아과가 무슨 힘을 쓰겠습니까. 이것이 의사가 만든 현상입니까 정부가 만든 현상입니까. 온 국민의 만든 현상 아닙니까. 아이 즉 환자가 급감하는데 소아과를 누가 지원하겠습니까. 그리고 안과는 왜 돈을 많이 버는지 아십니까. 초고령화사회에다 노인층이 상당적으로 경제력이 많은 것이 원인입니다. 예전에 백내장 녹내장 같은 경우도 그냥 집에서 버티었습니다. 돈도 넉넉하지도 않고 팔자거니 하면서 견딘 것 아닙니까. 하지만 요즘은 왠만한 노인들은 백내장 녹내장 수술 받습니다. 예전에는 자식에게 물려줄 돈에 손대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었다면 지금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내가 잘 볼 수 있도록 수술을 받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안과 의사의 연봉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가 만든 현상이지 그것이 의료 분쟁 그리고 특정과의 의사수급에 결정적 이유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런 연봉식 비교가 무의미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은 삼성 이재용 회장과 중소기업 사장의 연봉 비교와도 비슷합니다. 그럼 다 삼성 회장하려 하지 중소기업 사장하려 하겠냐는 주장과도 흡사합니다. 세상은 어쩔 수 없어 그런 길로 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스포츠 예를 들까요. 프로축구 손흥민과 하위 리그급 선수의 연봉이 비교가 됩니까. 그런 비교 잘 안하잖아요. 그런 비교가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인격 모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한 숨겨졌던 아니 예전에 있었던 의사와 관련된 비리들이 속속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말 일부 비정상적인 행위를 다시 꺼집어내서 이렇게 비도덕적인 집단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의료분쟁을 일으키느냐 그런 의도로 읽힙니다. 그러면 정부 고위인사나 판 검사 그리고 인격체라는 교수들 가운데는 파렴치한이 없습니까.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부류의 인간들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꼭 이럴때 그런 특수하게 요상한 인물들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코너로 몰아 항복하도록 유도하기 위함 아닙니까.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순순히 손들고 나오겠습니까.
지금 정부와 의사들의 극한 대립에 언론도 가담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의 대부분은 정부편인 것처럼 보입니다. 있는 사실만 전하면 되는데 그속에 사적 감정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사태해결이 안됩니다. 다시말하지만 싸움은 말려야 합니다. 중재자가 있어야 합니다. 서로 최악의 가시돋은 언사를 행하면서 철천지원수처럼 나오는 것은 사태해결에 정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와 의사 그리고 의사와 정부가 합리적인 대화를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여론이고 그런 여론을 읽어 반영하는 것이 언론 아닙니까. 그런데 오히려 더 싸우라고 부추기는 그런 행위는 정말 삼가하길 바랍니다. 특히 연봉 운운하는 그런 기사를 가지고 말이죠.
2024년 2월 2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