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캐시미어 양털 재킷 다이아몬드 제품 인기
최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도쿄 등 부유한 도시를 중심으로 명품으로 휘감은 애견들이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애견 명품시장이 거대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견 패션의류산업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전미애견산업협회(APPMA)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자신의 애견에 쏟아 부은 돈은 지난 한 해에만 39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애견의류 지출은 7억5000만달러를 차지했다. 밥 베테레 APPMA 협회장은 “베이비붐세대와 자녀가 없는 맞벌이부부들은 애완견을 자신의 가족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13살 난 ‘범프’는 오늘 갈색과 녹색, 분홍색 체크로 장식된 흰색 캐시미어 조끼에 검정 모피 장식이 달린 명품 ‘코치’(Coach) 가죽재킷을 입었다. 주인 엘리 뉴먼은 “범프의 옷장에는 모직 셔츠와 스웨터, 바지와 멜빵, 양털 코트 등이 있다. 비오는 날을 위해 레인코트와 고무장화도 준비했고 갖가지 액세서리와 파티복도 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대도시 시내와 인터넷 애견 명품매장을 보면 애견 명품시장의 전망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매장에는 가죽재킷에서부터 발레용 스커트까지 없는 것이 없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산타의상이 인기였다. 베테레 협회장의 래브라도 레트리버도 지난해 연말 순록사슴 뿔 장식을 달고 산타 모자를 썼다. 그는 “나와 개들은 낡은 테니스공을 갖고 노는 것만으로 행복하지만 아내의 애견 사랑이 좀 요란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도쿄는 애견 패션의 메카다. 강아지 산책로에서는 옷을 입지 않은 강아지가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이들 지역의 개들은 옷을 보면 어느 동네 애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보수성향의 오랜 부유층들이 살고 있는 뉴욕 어퍼웨스트의 강아지들은 주로 트위드와 모피, 다이아몬드 장식 제품을 걸치고 있다. 반면 뉴욕 도심 개들은 군복무늬 레인코트와 가죽 재킷, 크리스털 액세서리 등 보다 ‘그런지(grungy:시시한, 볼품없는 뜻으로 여기서는 명품과 대비된다는 의미로 사용)’한 스타일의 의상을 즐겨 입는다. ‘애니멀 페어매거진’의 웬디 다이아몬드 편집장은 “오늘날 뉴욕 부유층 사이에서 애견은 패션의 일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2살된 애견 ‘에디’를 키우고 있는 조디 코웬은 에디를 위해 조끼, 양모 스웨터, 모자달린 검정 스웨터 등 6벌의 옷을 구입했다. 그녀는 “에디는 작은 옷을 껴입는 것을 싫어하지만 멋진 감각의 옷을 입은 강아지와 산책하노라면 나 역시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며 옷이 사실 개보다는 자신을 위한 것임을 시인했다. 애견들의 패션이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개들 역시 유명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자선 패션쇼를 열고 있기 때문. 그린위치빌리지의 애견 패션의류매장 ‘캐닌스타일’의 로라 맥캔 사장은 “강아지들의 패션 역시 유명 디자이너의 봄여름 패션동향과 함께 한다”면서 “올해에는 폴로셔츠나 테니스 치마와 같은 스포츠의류가 애견사이에서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켄 사장에 따르면 지금은 8년 전 처음 애견 의류사업을 시작했을 때와는 상황이 크게 변했다. 그녀는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진열대에 놓을 옷마저 부족했다. 또 선택 폭도 좁아 싸고 못생긴 옷이 아니면 아주 비싼 명품 제품 밖에 없었다”면서 “당시 캐시미어 스웨터의 가격은 250달러였는데 지금은 125달러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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