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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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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시사 스크랩 한국과학사 `천하도`
심메마니 추천 0 조회 74 06.11.04 07:1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 지도...뭔가 포쓰가 심상찮다. 일단 언뜻 보기에는 둥글게 생긴 게 세계지도 느낌이 나는데 육지가 이상하다. 중앙에 무슨 대륙이 있고 그 밖에 고리형 대륙이 또 존재하는데 뭔가 게임맵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이건 17세기 이후로 조선 사대부들에게 크게 유행한 천하도라는 지도다. 일단 실제 크기는 A4용지 정도의 크기다. 조선 전기의 세계지도 사이즈가 수 미터나 된다는 걸 고려하면 일단 굉장한 소형화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아니지만 양란 이후 지도의 개인소유가 암암리에 행해지면서 사대부들간에는 지리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된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도 뭔가 판타지 느낌이 나는 이런 지도가 왜 유행한 것일까?
 
사실 이 천하도는 조선시대, 아니 우리나라 역사를 통틀어서 단일 타이틀로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하는 지도다. 그런데 서로서로 베껴가며 돌려봤는지 이름은 똑같은데 생긴 건 들쭉날쭉이다. 색칠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자세히 보면 지명 배치나 개수도 약간씩 다르다. 지도의 소유는 본래 국왕의 권한이니 암암리에 복제된 건 그렇다 치자. 어쨌든 이런 지도가 유행한 이유에 대한 단서로 우리는 17세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런 지도를 소유한 사람들이 사대부란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명말청초, 중국에는 유럽의 카톨릭 조직인 예수회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이 머무르고 있었다. 원나라 이후 한동안 단절되었던 중국과 서쪽 세계와의 접촉은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선교사들은 서구의 발달하고 있던 문물들을 전파해주는 역할을 했는데 이런 와중에서 발달된 유럽의 과학이 전파됐다. 각설하고 선교사 마테오 리치가 제작한 곤여만국전도를 위시한 서양식 지도들은 신대륙과 남극 등을 비롯한 지리정보를 담고 있었고 이들은 전통적인 중화사상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세계의 중심이라 생각한 중국은 조각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런 충격은 곤여만국전도를 비롯한 신식지도를 입수한 조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지리정보도 그렇지만 땅을 둥글다고 상정한 모양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사대부들의 지리인식은 중화사상 즉, 천하의 중심은 중국이고 조선은 소중화인 것이다. 하지만 이 지도에 따르면 이 이론은 성립되지 않는 게 아닌가.
 
어쨌든 사대부들은 이런 문화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한 절충적 방안(사상적인)으로 천하도를 만들었다. 미지의 세계의 존재는 그들도 어느정도 공감하는 바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화사상을 버릴 수는 없었다. 그 타협적 대안이 천하도인 것이다 천하도에는 전통적인 유가에서 허황되다며 배척하던 상상속의 국명과 지명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것들은 중국의 산해경이란 판타지틱한 책에서 빌려온 것이다. 사상적인 괴리는 이로써 명쾌히 해결됐는지 천하도는 17세기에 급속도로 사대부들이 흔히 소장하던 지도책에 들어있었다. 그들로서는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사실 지도의 정확성이 발달해온 과정만 주목한다면 천하도는 납득되지 않고 따라서 쓸모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17세기 이후의 문화적 충돌을 슬기롭게 해결했다는 점에서 조선 사대부들의 사상적 특색과 여러 시대정황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출처: 우리역사 과학기행('한국과학사 '천하도'' - 네이버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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