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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안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어디로 보내야 할까? 특수학교? 특수학급? 어디가 좋지? 시안이에게 가장 좋은 학교는 어디일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지? 나뿐만 아니라 장애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의 고민이다. 그러다가 문득 이상했다. 시안이의 두 형들을 키울 땐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왜 이런 고민을 해야하지?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 목록을 받았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특수학급은 S초교에 있었다. S초교는 걸어서는 20분, 차로는 5분 정도 거리. 그런데 이 학교에는 이미 특수교육대상학생이 12명이다. 2개의 특수학급 정원이 이미 가득찼다. 신청이나 할 수 있을까? 2지망, 3지망은 어딜 써야 되지? 다른 학교들은 너무 먼데... 그런데... 우리 집 바로 앞에 학교가 있다. 그런데 특수학급이 없다. 가장 가까운 학교가 가장 멀리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특수학급을 신설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관련 뉴스들이 모니터를 가득 채운다. 경북에서는 교육청에서 부모에게 특수학급 신설을 하고 싶다면 4명의 특교자를 모아 오라고 했다고 한다. 또 대부분 학교에 공간이 없다고 교장선생님들이 특수학급을 못 만들겠다고 한다. 그런데 장애인 특수교육법 27조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학생 1인 이상부터 특수학급을 설치한다라고 되어있다. 왜 법률을 지키지 않지? 왜 그들은 이게 차별임을 인정하지 않지?
이건 '선택'이 아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집 앞에 있는 학교에 갈 권리는 없으니 다른 '선택'을 하라는 강요다. 고민은 이제 그만하자. 저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자. 모든 국민은 장애가 있든 없든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어렸을 때, 나는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 선생님들은 내게 부당한 권력에 참지 말고 저항하라 가르쳤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들이 그 부당한 권력을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행사하고 있는가? 나는 당신들에게 배운데로 행동하겠다.
7월이 되자 학교를 '선택'하러 특수교육지원센터로 오라했다. 나는 1지망 칸에 집 앞에 있는 지곡초등학교를 썼고 2지망, 3지망은 적지 않았다. "그 학교에는 특수학급이 없어요. 아버님." "네.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만들면 됩니다. 시안이는 집 앞에 있는 학교에 갈 권리가 있습니다."
학교에 입학하고 지난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지난 뉴스들에서 본데로 교장선생님은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방과후수업 교실만 건물 한 채입니다. 그런데 공간이 없다구요? 이 큰 학교 전체가 비장애학생들만 고려해놓고,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급 하나는 만들 수 없다구요? 그게 차별이 아니면 뭡니까?"
"전북교육청의 특수학급을 신설 요건은 특수교육대상자 3명, 3년이상 유지 가능이에요. 우리 학교는 특수교육대상자가 1명뿐이라 안됩니다." "장애인 차별금지법 27조에 따르면 1명 이상부터 설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교육청 신설요건이 법보다 우선입니까?"
"이런 요구는 개교 이래 처음 받았어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연하죠.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에 발달장애 부모들은 아이를 보내지 않으니까요. 그게 이 학교에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시안이 하나뿐인 이유입니다. 전교생이 1천명인 이렇게 큰 학교에, 발달장애 아이가 1명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셨습니까? 20년입니다. 학교가 개교된 이래, 장애 아이가 이 학교에 안 왔던 이유가 정말 이 동네에 장애가 있는 학생이 없어서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요구가 없었던게 아니라, 지난 수십년 동안 장애 부모들이 목소리 터져라 한 요구를 듣지 않으신 겁니다. 얼마나 더 시간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저와 같이 홀로 싸우는 장애 부모를 만들어선 안됩니다. 저 하나만 특수학급 신설을 받아주겠다는 협상은 거절하겠습니다.
모든 학교에
지금 당장
특수교사를 배치하고
특수학급을 개설하라!
이것이 저의 유일한 요구사항입니다.
#전라북도교육청 @jbesos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