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랑 통화하고 기를 받아서 트래킹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장마 끝 난 지가 얼마나 됐다고 왕숙천이 속살을 보였고 하늘 높이 뭉게구름이 선명합니다. 뜨악 볕이 작열하긴 했지만 걸을만했어요. 코스모스가 완전체로 모습을 들어냈는데 해님이랑 내기를 막 끝냈는지 얼굴이 볼그레한 게 사진발 죽여주게 생겼네요. 인증샷 타이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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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외웠던 시를 소환하려 애를 썼지만 실패했고 섭섭해서 한참을 멍 때리다가 수랩학원에 꽂혀 있던 검은 색 책가위 '코스모스'(칼 세이건)가 대타로 떠올라 에스더 '대'가 그냥 생긴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 힘이 지식이다(미셀 푸코)“ "아는 것이 힘이다(베이컨)" 아비는 60세 돼서 읽었어요. 진접에서 가장 좋은 고깃집을 찾아갔어요. 구이-사시미-육회까지 오랜만에 모가지 때를 벗겼더니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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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내 월급이 150인데 먹방이 종종 과할 때가 있다는 걸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압니다. 이유는 있습니다. 필자는 '먹방과 섹스'를 레벨의 척도로 봅니다. 현재로서는 결핍을 견뎌내는 시기이고 오롯이 맨몸 투혼 하는 자신에게 먹방과 명품으로 응원하는 차원이니 너무 욕하지 마시라. 라캉의 욕망을 분석하다가 인생은 '권태와 결핍'의 반복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도 현재의 '결핍'이 '권태'보다야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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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결여(결핍)가 상징계의 질서를 다이내믹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좀 더 발전 시키면 나 뿐 아니라 타자도 결여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기를 쓰고 애써도 '채움'이 불가하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지성소 앞에선 제사장이 둘째 장막 앞에서 휘장을 건너갈 수 없다는 당혹감(히 9:7-9) 같은 것입니다. 에예공! 이것이 남자에게 또는 어떤 대상에게 숟가락을 얹지 말아야할 진짜 이유란다. 놈도 부족한데 누가 누구를 채워줄 수 있다는 말인가? 에에공! 가즈아! 뭇소의 뿔처럼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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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024.8.13.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