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락가락 쥐락펴락 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기존 관행을 깬 과감한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한편, 논란이 된 증시 관련 세제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부동산은 그린벨트 해제와 유휴 부지 활용 등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로 공급 속도를 높이고, 시장 반발을 부른 금융 세제안은 부실한 제도 설계를 수정해 민생과 직결된 양대 자산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보면, 그 오래된 갈고리가 떠오른다. 시장 원리 대신 세금이란 칼을 앞세우는 게 아닌가 싶어서다.
정부는 시장 이야기를 듣겠다며 다섯 차례나 부동산 토론회를 열었지만, 답을 정해놓은 '답정너' 토론회였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집은 buying 즉 사는 것이 아니라, living 즉 사는 곳이라는 원칙하에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습니다."
말은 세금 정상화 라는데, 증세의 다른 말일뿐이다. 1주택자라도 살지 않거나 비싼 집에 살면 세금이 크게 오른다. 30년을 살아도 마찬가지다.
일부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핵심은 '똘똘한 한 채'도 놔둘 수 없다는 것이다. '사는 집'이 아니라 '사는 곳'이란 원칙은 민주당 계열 정부 때 많이 듣던 말이다. 문제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부동산,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잡힙니다.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고 싶습니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도 집값 안정을 자신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고 진보좌파 정권의 부동산 폭등이란 전통을 이어 오고있다. 공급 부족과 선호 지역 집중이라는 부동산 시장 신호보다, 세금과 규제에 너무 의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보유세를 올리고 양도세 공제까지 줄여 집을 갖고 있기도, 팔기도 어렵게 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더니 폐버스 주택까지 등장해 여론이 나빠지자 재검토지시 한것이다.
과거 애덤 스미스 이전에는 전쟁뿐 아니라 물가도 칼을 휘두르면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역사에도 있다. 고려 우왕 7년, 서기 1381년, 개경의 물가가 크게 뛰었다. 상인들의 농간 때문이라고 여긴 최영 장군은 경시서에 커다란 갈고리를 걸어놓았다.
'경시서'는 시장을 감독하고, 물가를 조절하던 관청이다. 정해진 값을 어기면 엄벌하겠다는 서슬 퍼런 경고였다. 상인들은 벌벌 떨었지만, '고려사'는 이렇게 기록한다.
'사경불행 (事竟不行)'이라 결국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백전백승의 명장 최영도 수요와 공급이 좌우하는 시장과의 전쟁에서는 승전고를 울리지 못한 것이다.
부동산은 호통친다고, 갈고리를 내건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에 집을 충분히 공급하는 게 정답이나 답을 알면서도 쉽지않다 보니 세금만 꺼낸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증세에 몰두하다 보면, 집값 대신 애꿎은 집주인만 잡을지도 모른다.
절대 다수의 오만한 권력이 뭐든 해본다는건 탓하지 않지만 제발 남의 말도 좀듣고 신중했으면 한다. 쇠귀에 경읽기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