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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빨을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 리.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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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우리들은 미칠 듯이, 어색하게,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고통스럽게 사랑에 빠졌다. 절망적으로라는 말을 덧붙어야 할 것 같다. 그 광적인 소유욕은 오직 서로의 영혼과 육체의 분자 하나하나를 일치시키고 흡수해야만 누그러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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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슬픈 기억의 갈피를 넘기고 또 넘긴다, 내 삶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게 그 먼 반짝이던 여름날 그 순간부터인가 하고 자신에게 묻고 또 물으면서.
한마디 예고도 없이 내 가슴 밑바닥에 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태양이 쏟아지는 돗자리 위에서 반쯤 옷을 입고 무릎을 꿇은 채 상반신을 돌려 선그라스 너머로 나를 응시하는 내 사랑 리비에라 연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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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 애의 손가락이 내 손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나는 감시자의 눈을 피해 시장에 가는 동안 내내 그 뜨겁고 귀여운 고양이의 앞발을 잡고 어루만지고 꼭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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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앉을 때 내 가슴은 북처럼 둥둥 울렸다.
햇빛이 부서지는 공중으로 던져 올렸다가 다시 잡는다. 사과는 퐁당 소리를 내며 손 안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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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얼굴 피부는 아주 부드러워서 많이 울면 얼룩이 지고 발갛게 부어오르고 병적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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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하고 졸린 듯, 취한 듯한 갈색의 모습. 나는 참을 수 없는 열정으로 울어버릴 것 같았다.
달콤하게 젖어드는 이 감촉과 떨리는 열정, 이것이 표현할 수 없는 삶의 시작이라고 느끼게 하지 마. 운명의 도움으로 마침내 내 꿈이 이루어졌다고 착각하게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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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외에는 어느 누구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 여리디여린 소녀여, 오! 그대, 생각할 때마다 사랑스럽구나. 그 어느 것도 그대를 앗아가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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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내 연인아! 얼마나 점잖게 나는 그녀는 내 것, 내 것, 내 것이라고 다짐하며 아침의 황훌함을 비둘기 신음으로 바꾸고 늦은 오후의 황홀함을 새롭게 고안해 냈는지!
작고 나약하게, 서춘 천사의 동료인 양 미칠 듯이 예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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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팔, 다리, 오그린 몸, 그 몬든 것을 안고 싶었다. 나의 보잘 것 없는 손 안에 네 얼굴을 받치고, 양쪽 관자놀이를 감싸쥐고 네 가느다란 눈에 키스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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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그리도 매끄럽고 부드럽던 꽃, 내가 무릎 위에 헝클어진 머리를 받치고 장난치면 눈물로 반짝이던 꽃이었다.
그런 헤프고 귀여운 것들은 얼마나 잊기를 잘하는지, 몽땅 다 잊는다. 사랑에 빠진 우리 늙은 연인들은 그들, 님펫의 아름다움을 단 한 개도 놓치지 않고 간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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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바꾼다는 것은 파국을 앞둔 연인들, 오염된 패들이 의지하는 관습적인 오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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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숨결은 씁쓸하고 달콤했다. 그녀의 갈색 장밋빛 뺨에서는 피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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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나를 타락시켰다.
아시다시피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것은 첫눈에 반한 사랑이고, 마지막까지의 사랑이고,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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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정말, 정말이지, 물론 내일은 아니고, 모레도 아니고, 하지만, 그래, 어느 날, 어느 때든지, 나와 함께 살지 않겠니? 만일 네가 아주 조그만 희망이라도 주기만 한다면 나는 새로운 신을 창조하여 가슴으로 울며 감사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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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되돌아오지 않는 과거에 다시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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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소와 천사들, 오래가는 그림 물감의 비밀, 예언적인 소네트, 그리고 예술이라는 피난처를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너와 내가 나눌 수 있는 단 하나의 불멸성이란다, 나의 롤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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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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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야!!
이거읽어볼려고했는데 ㅜㅜ꼭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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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ㅎㅎ
(롤리타)고망ㅓ어엉
문학동네꺼 갖고있는데 만음사버전도 괜찮다 오랜만에보니까 영화사진이랑 매치되면서 되게 좋다 오늘은간만에 읽어봐야지 고마워 여시ㅎㅎ
영화도있어 그게 바로 저 사진들~
롤리타!! 읽으면 엄청 감상적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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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자의 어린 소녀에 대한 애정 성적욕망 집착과 감시... 나는 읽기 좀 힘들었어 나에게 험버트는 그냥 아동성범죄자 미친놈
진짜 여주 잔망스럽고 러블리해서 나라도 빠질거같은 느낌들어
(롤리타)다시 읽어봐야지 고마워!!
난 그 구절이 제일 좋아.
그녀의 눈 한구석에서 우리들의 서툰 로맨스는 비오는날의 피크닉처럼 치워졌다.... 였던가.
나는 험버트의 첫사랑 서술 부분이 가장 좋아. 그리고 맨 첫구절도!
맞아 나도 딱 거기까지 였던거같아. 그 이후부터는 알 수 없는 찝찝함을 가지고 읽었지 ㅠㅠ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롤리타 떠난 후로 험버트 욕이란 욕은 다 하면서 봤었지...☆ 언니글 두고두고 볼게 글 써줘서 고마워용!
지금 롤리타 빌려놓고 안읽고있네 ㅠㅠ 험버트는 미친 아동성범죄자라고하기엔 좀 안맞을수도있는게 다른 어린여자애들한테 변태짓한게 아니라 롤리타만 사랑했잖아 물론 그의 행동이 절대 잘한짓은 아니지만(사랑한건상관없는데 그것땜에 롤리타엄마랑 결혼한거) 그렇게 생각하는게 촛토 아쉽...
생각해보니 험버트가 존나 변태에 평범한 동네아저씨였다면 걍 첨부터 여지없이 아동성범죄자라고 생각했을거야 ... 나는 잘못된생각을 가지고있구나 .... 제레미아이언스가 내 완벽한 이상형인것 부터가 문제다 ㅠ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뭐 개인의 차이니까. 나는 험버트의 로에 대한 마음이 결코 사랑이라고 느껴지지 않았거든. 책을 읽는 내내 '내가 한건 사랑이야'라는 미치광이의 자기합리화를 듣는 기분이였달까... 아마 나는 롤리타를 다시 읽지는 않을거같아 ㅎㅎ 정말 읽는 내내 미간을 찌푸리고 봤거든 ㅠㅠ
@온유의ATM 오 그렇구나 ...책을보면 나도 생각이 바뀔수도 있겠다 근데 영화에선 제레미아이언스 눈빛이 그게 사랑이 아니면 뭐야 흑흑 ㅠㅠ
@온유의ATM 오 근데 여시는 어쩌다 이 글을 쓰게됐어? 문장이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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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 영화만 봤는데 가끔 롤리타볼때마다 험버트가 로한테 꼼!짝!도 못하고 존나 아끼는거보면 참 부러워 ...그정도로 누군가 한테 사랑받을수있다는게...근데 로는 또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고 험버트를 벗어나고 이용할려고하니 근데 책에서는 로가 험버트를 어떻게 생각해? 조금이라도 좋아하는마음이나 애정이 느껴져? 책빌려놓고 안보고있네
책에서도 그렇게 좋아하는마음은 별로 안느껴져 험버트의 착각같달까...
아 민음사꺼로 사고싶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