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피곤한 몸 눈을 뜨니 양력으로 시월 초하루의
아침이 열리고 있었다
올 해도 이제 석달만이 남았다니 그놈의 세월
참도 빠르기도 하고 안타까움이 크다
50키로미터로 달리는 인생에서의 느낌 이렸다
한편으론 국군의 날, 일요일, 개천절로 이어지는
3일간의 황금연휴에 신명도 나고 기대가 크다
창문을 여니 소용없는 가을비가 질척거리고 있다
날씨가 좋아야 하는디 이를 어쩐담 ?
오늘은 산초37회 동창들이 모교의 총동문회 전야제
행사로 봄부터 약속햇던 만남의 날이다
조반 두어숟갈에 커피를 한잔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 드니, 야!을회야, 나 권희다 하고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 온다
몇시에 어떻게 누구랑 내려갈거냐고 묻는다
오후 2시반에 의정부에서 싱글로 버스로 올란다고
아직도 카랑 카랑한 목소리다, 녀석 정성이 대단하니
가상하지 않은가?
오후 5시가 넘어 진우랑, 권희랑 고향으로 향하는데
다행히 비가 그치고 날씨는 그런대로 괜찮다
필요없는 비로 황금 들판의 나락이 쓸어진 곳이 다소 보인다
봄부터 땀흘려 고생한 농부들의 간절한 소망을 저리
알아주지 않는 무심한 하늘이 야속하고 옛날의 추억이
아련한 가운데 마음이 짠하다
환기, 환익, 병철네 고향인 오대를 지나 권희, 근호, 주인,
용기네 고향인 원평을 돌아 어둠이 깔리는 시간에
목적지인 장갑 건너 백석의 푸른산가든에 도착했다
먼저 달려온 구임회 부회장을 비롯해 흥기, 성준, 종인,
상열, 그리고 서울의 전수,용예, 성남의 용기, 대전의
환익 등은 생삼겹살에 한잔 소주 기울이며
정담을 나누고 있다
그러고 있는디 정환기 회장이 근호랑 달려와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건배제의로 잔을 높이
드니 서서히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었다
뒤이어 보은의 홍순, 영숙이 그리고 청주의 연평,
항상 바빠 좀처럼 얼굴보기 어려운 장노가 달려 오고
빈 소주병은 쌓여만 가는 가운데 흥이 무르 익는다
내일 아침에는 등산도 하고 송이버섯도 따는 행사시간을
가지자는 멋진 제의를 누군가 한다
도시녀석들은 좀처럼 가질 수 없는
시골 촌놈들만의 보람된 영원한 추억꺼리임이 분명하다
노래방에서 꾀꼬리 정광숙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생맥주를
보태니 얼근들하니 몸을 흔든다
이번에는 장소를 가든 마당으로 옮겨 자리 깔고 또
기울이는 가운데 성남의 용기가 숨도 쉬지 않고
걸쭉한 장타령으로 흥을 키우니 비몽 사몽속에
깊은 밤이 여명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용기 녀석 언제 그런 실력을 연마했는지 대단하고
훌륭한 자랑거리이며 자산임이 틀림 없다
다음 날 쓰린속에 눈은 빨개가지고 몇몇이서 백현리
앞산으로 향했다
벌써 버섯을 따기 위한 많은 차량이 보인다
두어 시간 산을 뒤졌으나 송이는 고사하고 잡버섯도
어림없다. 달랑 밀버섯 하나만이 눈에 보였다
산을 내려와 기다리니 전수, 광숙, 진우가 내려오는디
무엇을 들고 내려 온다
봉지를 여니 송이가 여러개다
일가견이 있는 진우의 실력 발휘의 소중한 결실이다
권희는 배도 고프고 송이 먹고 싶다고 핸드폰으로 독촉이다
그걸 들고 가든으로 내려와 잘게 쪼개어 시원한 싸리버섯
해장국과 함께 하나씩 씹으니 향이 그만이다
전수는 거기에다 연신 소주를 함께하니 그맛이
천하일미인 모양이다
연평이도 꽤나 큰걸 하나 내민다
가든을 나와 시간 여유가 있어 동화에 있는 알프스수련원
으로 향해 휴식도 하며 윤기 흐르는 알밤도
꽤나들 주웠다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것이다
학교에 도착하니 순교, 욱서, 연견, 태관이 얼굴이 보이고
다수의 선후배가 반갑게 마중하고 서로 수인사를 나눈다
세월의 연륜이 쌓인 자랑스런 모습들이다
알아 주는 명물인 구티의 순대에 한잔씩 기울이고
공식행사 후 배구도 한판하며 용예가 대표로
멋들어지게 한곡 뽑는 시간등을 함께한 가운데
다음을 약속하고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향했다
동창회에 이런 저런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동창들이
아쉽고 얼굴이 아른거린다
다음 기회에는 빠짐없이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크다
다들 무사히 가정에 안착하였으리라?
시종일관 행사 준비에 고생을 많이한 임회 부회장에게
미안 또 미안이다
하긴 이다음에 헌신과 적선의 복으로 돌아올 것이다
다들 건강과 행운을 빌며
중후한 50대 중반의 즐겁고 보람있는
인생을 즐기길 기원 한다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은 이만이다
첫댓글 모두들 고생많이 했어 특히 송이에 신경써서 먹거리 제공한 진우 열심히 배구한 친구들 용예송 등등
총무님 후기가 더 아름답네 내년,후년 영원한 이 아름다움이 우리 동문들에게 함께 하길 기원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잠깐 총동문회 하는 장소에 얼굴만 내밀었네 즐거운 시간 보냈다니 고맙고 평생동안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간직하기를 ....
이런 저런 이유로 참석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총무님의 구수한 말솜씨로 여러 동문들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으이 좋은시간 긴추억 되기를 ...
총무님 수고많았습니다. 다음에는 뒷풀이 계획도 사전에 세우면 어떨까합니다. 한편 총동문회 만큼은 회원 개개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산외인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총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