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선박 최준영 대표,
강원도 원주에서 선박학교를 운영하며 카누나 카약, 요트 같은 소형 목재 선박을 만드는 분입니다.
유명 디자인 회사의 이사를 역임하고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었던 그는,
서른여덟이던 2005년, 쿨 하게 사표를 내고 선박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탈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안락하고 든든한 삶이 보장돼 있었지만 줄곧 마음에 품었던 꿈을 마흔에 이루기 위해서요.
그가 처음 교수 발령을 받은 1998년, 그는 서른 초반이었습니다.
임원 승진을 해야 겨우 주어지는 개인 집무실 안에서,
그가 제일 처음 한 일이 책상 서랍 안쪽에 '39'라는 숫자를 써넣은 거였답니다.
그 나이가 되면 그때까지 달려온 길을 벗어나 선박 공부에 뛰어들리라는 결의로요.
한결 같은 바람은 운명이 그 길을 인도한다는 말처럼,
최준영 대표도 그렇게 자신의 꿈을 이뤘습니다.
악착 같이 이를 악물지도, 초조함에 전전긍긍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 이 자갈길을 참고 달리다 보면 언젠간 반드시 매끈한 포장도로를 만나게 될 거란 믿음을 놓지 않았을 뿐입니다.
들어선 길을 착실히 걸어 나갔더니 어느덧 정말 배 만드는 사람으로 살게 됐다는 그.
꿈을 이룬 그에게 누가 물었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이었냐고.
그는 '의지'라고 답했습니다.
“결정하고 행동하는 데 외부의 신호를 기다리다 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인생의 다른 길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되는 건 스스로 끌어내는 의지밖에 없어요.”
그 의지가, 삶이라는 미지의 바다를 향해 멋지게 돛을 올렸을 겁니다.
보이지 않는 손을 붙드는 믿음,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
기회가 왔을 때 준비되어 있는 실력.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그 순간 발휘되는 용기.
글ㆍ《행복한동행》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