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교육학, 심리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항상 머뭇거리면서도..뭔가 이렇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막연한 "이렇게 키워야 한다" 가 가끔은 고정된 생각은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했었더랬습니다..
이런 고민도 잠깐..삶은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언제 그런 고민을 했는지도 모를만큼..또 시간이 가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이 학교의 계획이 바뀌면서..(2학년까지는 정규시험을 보지 않는다)
처음으로 초등학교 입학후 중간고사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아픕니다..
어~날 받아놨는데..등창나는 시집가는 아가씨 이야기도 들어봤고..
시험 스트레스때문에 배 아픈 이야기도 들어봤지만..
'시험'이란 개념도 잘 모르고..처음으로 치루는 그 시험 전에..아이가 아픕니다..
사실은 체한 것이 배탈이 되고..몸이 으실으실 한 것이 날씨때문에 감기로 가고..뭐 골골했던..
시험 날짜는 다가오고..매일 알림장에는 공부하고 싸인받아오라는 글자들이 즐비했지만..
아이가 골골한데..시험공부하라는 건 왠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하는 엄마 둔 덕분에..매일 늦게 집에 와서 바쁘게 보내는 일상도 안타까운데..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던 듯 합니다..
그렇게..공부도 못하고..엄마 마음은 좀 불안하지만..건강이 먼저다~라는 신념하에..
시험을 봤습니다..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이는 반에서 제일 우수한 성과를 냈고..이후 아이에 대한 다른 친구엄마들의 질문이 요즘 계속되고 있나봅니다..
어디 학원에 다니니? (안다녀요)
어떤 문제집을 푸니? (안풀어요)
저도 비슷한 질문을 받아서..전 삼성에서 나온 인터넷 학습 하나만 하고..다른 건 하지 않는다고 말했더니..
그 엄마의 말이 이렇습니다..
"에이..좀 알려주지"
이런..이런..
알려주지 않는게 아니었는데..
여튼..소신껏..학원도 보내지 않고..문제집도 꾸준하게 풀지 않게 하면서..
저희 아이가 1등을 했습니다..
정말 교육전공한 사람으로..심리학 전공한 사람으로..학습상담하는 사람으로..
자랑하고 싶습니다..제 생각이 일정부분 맞는 것이 있는게 조금은 증명된 거니까요..
학원을 보내지 않았던 이유는..
과도한 학습시간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뇌가 자극에 더이상 각성되지 않고..밋밋하게 그냥 흐르는건..제 생각엔 과도한 학습시간때문이라고..
"가랑비에 옷 젖는다" 가 아니라.."가랑비때문에 올 때 제대로 못온다"가 제 생각이고..
문제집을 풀지 않았던 이유는..(연산훈련을 시키지 않았던 이유는)
사고력이 저해된다는 이유때문이었습니다..가벼운 뇌운동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단순한 사고만 훈련을 하면
정작 깊이..새롭게..다양하게 생각할 때..
머리가 관성처럼..쉽게 생각하게 되서 단순 사고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거든요..
비록 아이는 아직도 7 X 7=49 라는게 헷갈리지만..
그래서 시험전에 알려줬습니다..7 X 6=42라는건 확실히 아니까..그럼 42에다가 7을 더하면 되겠네..
49가 생각이 나지 않으면 기억나는 것에다가 7을 더해..라고 말해주었는데..
이런 뭔가 세련되지 않은 방법이지만..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낸 아이가..
손가락, 발가락 모두 활용해서..자기가 아는 지식을 활용해서 문제를 풀어낸 것입니다..
점수가 결과가 기쁜 것도 있지만..
제가 하는 이 방식이 맞다는 것이 증명이 되어서..부모로서..교육자로서..상담가로서..
확신을 얻은 것이 더 기쁜 것입니다..
이런 하나의 사례들이 모여져서..좀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조력자로서..
존재하고 싶고..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공개적으로 자랑하고 있습니다..아이를 키우면서 매 순간 고민했던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즐겨보겠습니다..^^
첫댓글 윤희샘~ 자랑할만합니다. ^^ 아이에게도 그 아이를 지켜봐주고 기다려주고 인내해준 아이의 엄마..윤희샘도 대단합니다. 아무리 심리학, 교육학을 전공했어도 내 아이문제 앞에서는 소신을 지키기가 쉽지 않더군요. 잘 하고 있는지.. 이러다 애 뒤쳐지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요즘세상이 소신있게 자녀 키우기가 쉽지 않지요. 윤희샘의 용기와 신념에 박수를 보내면서... 왠지~ 흐믓합니다. *^^*
저도 윤희샘처럼 키우고 싶네요~^^ 큰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그동안 소신껏 해오던 제가 조금씩 흔들립니다. 태권도와 피아노만 다니는 제 아이를 주변 엄마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네요 ㅋ
축하드려요^^ 모두들 맘은 있지만 두려움에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 자신도 그랬구요. 그런 소신이 부럽습니다. 고민했던 것들에 대한 보상~ 맘껏 즐기세요^^
진심으로 진심으로 축하해요. 윤희샘.....^^
참~ 기쁘시겠다!!^^ 역시 그 엄마의 그 딸....^^
샘^^ 자랑하실 만 합니다. 축하드려요....~~~ 자신의 교육철학이 맞았다고 느끼는 그 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거의 다 학원다니고 거의 다 다 문제집 풀리고 그런 분위기에서~~ ㅜ쉽지 않으셨을텐데~~~ 소신에 다 시 한번 박수를 또 보내드립니다. 짝짝짝~~~ ㅎㅎㅎ 훌륳한 아이로 자라길 응원합니다. ^^
선생님이 자랑하는 얼굴을 상상하며 글을 읽었어요. 저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엄마도 아기도 훌륭합니다~^^
많은 피드백에.."자뻑" 제대로 하고 갑니다..감사함을 전하며 컬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글을 컬럼이라고 이야기 해 주어.또 뭔가 흔적을 남깁니다..가끔은 '내가 보는 나'로..또 가끔은 '남이 보는 나'로..그렇게 자존감의 균형을 잡아보려구요..감사합니다..꾸벅!!!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 주시고 있네요^^
와~~~~~이런 자랑은 함께 나누면 배가 되네요! 축하드려요
ㅎㅎㅎ 부럽구먼요~~~근데 아이가 머리도 있는듯...저도 샘과 비슷한 방식으로 시켰다 싶은데 울 아들은 아니던데...
남아와 여아의 차이로 봐야 할까요...스스로 위로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