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 개봉 / 135분 / 미성년자관람불가>
=== 프로덕션 노트 ===
감독 : 롤랑 조페
출연 : 데미 무어 & 게리 올드만 & 로버트 듀발
17세기 말엽 영국에서 온 아름다운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 데미 무어 분)은 청교도주의가 지배세력인 식민지사회 보스톤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가난한 그녀는 아버지에 의해 한 부유하고 늙은 의사 로저 프린(Dr. Roger Prynne: 로버트 듀발 분)과 결혼하게 되나 남편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는, 엄격한 청교도들이 새로운 세계에 '하나님의 집'을 세워 신성한 성경과 도덕성에 따라 사회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보스턴 정착민들의 대부분은 이 억압적인 규율을 따르는 것이 어려웠고 항상 인디언들의 공격의 위협이 있었다.
청교도들이 인디언들을 크리스챤으로 인도하려 하지만 이것은 인디언의 힘센 추장 '필립왕'을 분노하게 하여 사건은 폭풍우처럼 일어나게 된다. 처음에 헤스터는 이 식민지 사회에 환영 속에 받아들여졌다. 그녀는 갑자기 습격한 인디언들에게 납치된 남편을 기다리기 위해 마을 변두리의 큰 농장에 정착하지만, 점점 더 엄격해지는 청교도 생활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다른 여인들의 인도자가 된다. 헤스터의 젊고 아름다우며 현명한 생각들이 남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으나 그들의 아내에게는 질투심을 유발하게 한다. 매력적이고 야망에 찬 딤즈데일(Reverand Arthur Dimmesdale: 게리 올드만 분)은 많은 인디언들을 크리스챤으로 인도하여 교회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그와 헤스터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고 몸과 마음이 강한 열정으로 매료된다. 물론 헤스터는 이미 결혼한 여자지만, 외로웠고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이끌리는 욕망을 절제해야 했기에 책들을 교환하고 은밀한 곳에서 밀회를 나누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로저 프린이 인디언들에 의해 피살되었다는 전갈을 받았을 때 헤스터와 딤즈데일은 기뻐했다. 마침내 그들의 열정이 거칠게 폭발했고 거의 동불적 본능으로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게 된다. 딤즈데일의 아이를 가진 헤스터와 딤즈데일은 어떠한 수치와 모욕도 다 견디어내고 그들의 사랑을 결코 배신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청교도들은 남편을 배신하고 불륜을 저지른 죄로 그녀에게 수치심을 주기 위해 가슴에 주홍글씨로 'A'를 달도록 한다. 헤스터는 교도소에서 수개월을 보내면서 고통을 견디었고, 결코 딤즈데일을 배신하지 않았다. 헤스터가 감옥에서 지내면서 끊임없이 딤즈데일을 그리워하는 동안 딤즈데일은 헤스터의 주홍글씨와 아기 퍼얼의 울음소리를 생각하며 괴로워했다. 마침내 헤스터의 남편 로저 프린이 돌아와 아내의 간통 사실을 알고는 몹시 격노하여 로저 칠리워스라는 이름으로 위장해서 개인적으로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그는 계획대로 아주 치밀하고도 음흉하게 딤즈데일을 파괴해 나가기 시작할 뿐 아니라, 인디언들과의 전쟁을 선동하는 악마적 존재가 되는데...
---------------------------------------------------------------------------------------------------------------------
=== 참고 자료 === <세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김지원 교수>
고전 해설 ZIP
주홍 글자
일반적으로 미국 소설의 원조로 인정받고 있는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초기 작품들을 검토한 당대의 비평가들은 그 안에서 문학적 성공의 잠재력을 찾아냈다. 호손 자신이 원했던 것보다 그의 성공은 더디게 찾아오긴 했지만, 그는 오래지 않아 미국 문단의 중요한 작가로 떠오르게 되었다. 1850년대 중반 이후에는 포(Edgar Allan Poe), 멜빌(Herman Melville), 롱펠로(Henry Wadsworth Longfellow),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등과 함께 미국 문학 전통의 수립에 크게 기여한 작가로 인정받았다.
호손 특유의 소설 장르인 로맨스에서 그가 그려 내는 주도적인 비전은 인간의 어두운 영혼이다. 그는 그런 비전을 모든 도덕적 복잡함 속에 포착해서 거기에 맞는 형식으로 미국적 로맨스를 개발해 낸 최초의 미국인이다. 특별히 그는 아직 미개발된 당대 미국 문화의 조야한 풍토에서 새로운 로맨스의 세계를 구축해 미국적 체험이 극적 명암을 지닌 미학적 체험으로 승화될 수 있는 길을 창의적으로 개척했다. 이러한 호손의 로맨스와 비슷한 패턴을 우리는 미국의 다른 작가들, 멜빌, 포크너(Faulkner), 업다이크(Updike), 모리슨(Morrison) 등의 작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호손의 창조적인 행위로부터 던져진 긴 그림자는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를 따라다닌다. 물론 미국 소설이 있는 한 오래도록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손이 최초의 장편 로맨스인 ≪주홍 글자(The Scarlet Letter)≫를 발표한 것은 미국 문단의 지축을 흔든 일대 사건이었다. ≪주홍 글자≫ 초판 2500부가 권당 75센트에 팔리면서 호손의 명성이 쌓이기 시작했다. 허먼 멜빌은 ≪문학 세계(The Literary World)≫에 익명으로 <호손과 그의 이끼(Hawthorne and His Mosses)>라는 제목의 평론을 싣고 그를 칭찬했다. 또 헨리 제임스(Henry James)는 이 소설을 가리켜 미국에서 이제까지 나온 중에 가장 훌륭한 문학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주홍 글자≫가 이처럼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호손 자신이 개발한 독특한 로맨스 장르 때문일 것이다.
로맨스 작가로서 호손은 이른바 ‘인간 마음의 진리’에 부합하는 한 기이한 것과 현실적인 것을 혼합할 모든 권리를 갖는다고 믿었다. 호손은 실제 세계와 소위 요정 세계 사이에 명백한 경계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를 선택했다. 그가 17세기 보스턴에 대해 쓰기로 선택했을 때, 당시 사람들은 악마와 마녀를 믿었고 그들의 일상생활에 관여하는 질투의 신을 믿었다.
≪주홍 글자≫의 서장에 해당하고 호손의 예술적 경력에서 뚜렷한 전환점을 나타내는 <세관(The Custom-House)>은 먼저 실제와 환상의 결합이라는 로맨스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이중적 기원을 암시한다. 그것은 세관 자체가 국가의 역사라는 현실 세계와 상징의 역사라는 허구 세계로 통하는 입구이기 때문이다. <세관>에서 본 로맨스와 직접 관련된 부분은 역시 실화처럼 꾸며 낸 이야기의 원천 자료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이다. <세관>이 ≪주홍 글자≫와 결합할 수 있는 명백한 단서라면 아마도 대문자 A가 새겨진 주홍색 헝겊 조각에 대한 언급과 ‘주홍 글자’라는 로맨스의 제목일 것이다.
≪주홍 글자≫의 본 이야기에 들어가서 로맨스 작가인 호손은 우선 서사의 배경을 설정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첫 번째 단계로 가장 중요한 작중인물이라 할 한 무리의 군중을 그린다. 그들은 개척 시대의 근엄한 청교도들로 하나같이 숨을 죽인 채 죄수인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이 문제의 주홍 글자를 가슴에 붙이고 걸어 나오게 될 감옥 문에 호기심 어린 눈을 고정한다. 이어서 군중의 시선이 집중되었던 감옥 문이 열리고 헤스터가 주홍 글자 A를 가슴에 달고 3개월 된 딸인 펄(Pearl)을 안고 걸어 나옴으로써 본격적으로 그녀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감옥 앞에 모인 수많은 군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헤스터의 딸인 펄이 아니라 그녀의 앞가슴에 달린 A자다. 이후 호손은 서서히 이 글자의 의미 전도(顚倒)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세인들의 주목 속에 감옥 문을 통해 사회로 나온 헤스터는 예전과는 판이하게 변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헤스터는 계속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돕는다. 특별히 병간호를 하기도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삯바느질도 한다. 그녀는 근심 걱정이 가득한 집이면 어디든 찾아든다. 근심이 사라지고 새로운 빛이 비칠 때에는 어김없이 그녀의 모습도 사라진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헤스터가 가슴에 붙이고 있는 주홍 글자 A를 원래의 뜻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보스턴 주민들 사이에서 A자가 원래 의미했던 ‘간통(Adultery)’ 혹은 ‘간통을 범한 여자(Adulteress)’에 대한 기억은 점차 희미해져 간다. 처음에 이 A자는 인류 최초의 죄인인 ‘아담(Adam)’이나 헤스터의 간통 상대인 딤즈데일(Dimmesdale) 목사의 이름인 ‘아서(Arthur)’의 첫 글자를 나타냈다. 그러다가 점차 자원봉사자로서 헤스터의 능력을 함축하는 ‘능력 있음(Able)’을 가리키게 된다. 마침내 작품의 말미에 가서는 성스럽게 변모한 헤스터의 모습을 보여 주는 ‘천사와 사도(Angel and Apostle)’의 상징으로 바뀐다. 그래서 주홍 글자가 마침내 제 직분을 다했을 때, 그녀는 사회의 유대와 지속의 대행자로 변모한다. 헤스터가 죄인에서 성인으로 변형하는 모습은 딤즈데일 목사의 변모보다 훨씬 더 획기적이고 적극적이다. 헤스터는 뉴잉글랜드로 다시 돌아와 평생을 거기에서 살다가 죽어서도 거기에 묻힌다. 그렇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녀가 되돌아온 것도, 그녀가 다시 A자를 달았다는 사실도 아니다. 다만, 그녀가 그 글자를 자기 자신의 자유의지로 다시 달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소란했던 이야기에 화해의 장이 마련된다. 소설 전체가 이 마지막 화해의 순간으로 향한다. 하지만 화해를 위한 바탕과 헤스터의 새로운 비전의 원천은 완전히 설명되지 않은 채 남는다. 이야기 끝에 가서 호손을 대신한 서술자는 딤즈데일 목사의 비참한 생애가 남긴 교훈 가운데 한 가지를 친절하게도 소개해 준다. 그것은 바로 “진실하라! 진실하라! 진실하라!”는 것이다.
호손은 이 ≪주홍 글자≫ 덕분에 한국 독자들에게는 비교적 친숙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주홍 글자≫의 지명도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국내에서 나온 번역본의 숫자는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불가능할 만큼 다양하다. 대략 추정해 보면 90종 이상일 것이다. 필자가 직접 확인한 것만도 50여 종에 달한다. 이처럼 외국 문학 가운데 우리말 번역본을 가장 많이 산출한 작품 중 하나인 ≪주홍 글자≫는 우리말 번역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는 제목 자체의 오역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한국에서 번역 문학이 탄생한 아주 초창기부터 이 소설은 ‘주홍 글씨’라는 제목으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아마 1953년에 나온 최재서의 ≪주홍 글씨≫가 그 효시일 것이다. 이후 그 명칭은 관례적으로 마구 사용되어 왔기에 지금에 와서는 호손을 대신하는 고유명사나 상징으로 아예 굳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이 번역 제목은 번역학 전공자들 사이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오역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어 왔다. 저자인 호손이 <세관>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원제에서 ‘Letter’가 가리키는 것은 그가 세관 근무 중 어느 날 낡은 세관 건물 2층 구석방에서 발견한 A라는 글자다. 이 A자는 어디까지나 ‘Adultery’ 혹은 ‘Adulteress’의 이니셜이므로 구체적인 글자를 나타내는 것이지 추상명사인 글씨(writing)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물론 국내에서 간행된 ≪The Scarlet Letter≫의 번역본 90여 종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주홍 글씨’라는 제목을 여전히 달고 있고, 불과 몇 종만이 ‘주홍 글자’라는 제목을 갖고 있을 따름이다. 삼중당문고의 번역본(김종운 옮김)과 주우세계문학의 번역본(김승희 옮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번역본(김욱동 옮김), 계명대학교 출판부의 번역본(정문영 옮김), 그리고 펭귄클래식코리아의 번역본(졸역) 등이 그것이다.
≪주홍 글자≫의 우리말 번역본이 안고 있는 두 번째 문제점은 이 소설의 서장에 해당하는 <세관>이 번역 과정에서 대부분 빠져 있다는 점이다. 비록 <세관>의 쓰인 시점이 본 로맨스의 창작 시점과 다르고, 호손이 별도의 작품으로 이 스케치를 썼다손 치더라도, 출판 과정에서 작가 자신에 의해 분명히 ≪주홍 글자≫의 서장으로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번역본에서는 거의 대부분 생략되어 있다는 것은 아주 특이한 현상 중 하나다. 필자가 발견한 수십 종의 원서 중에서는 <세관>이 빠져 있는 책은 단 한 권도 없었다. 이에 반해, 필자가 확인한 국내 번역본 50여 종 중에는 상기한 김승희(주우세계문학), 정문영(계명대 출판부), 유정(학원사)의 역서와 졸역(펭귄클래식코리아) 등 극히 일부만이 <세관>을 싣고 있을 따름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주홍 글자
|
첫댓글 첫째 제목 자체의 오역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한국에서 번역 문학이 탄생한 아주 초창기부터 이 소설은 ‘주홍 글씨’라는 제목으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아마 1953년에 나온 최재서의 ≪주홍 글씨≫가 그 효시일 것이다. 이후 그 명칭은 관례적으로 마구 사용되어 왔기에 지금에 와서는 호손을 대신하는 고유명사나 상징으로 아예 굳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 지경이다. 이 번역 제목은 번역학 전공자들 사이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오역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어 왔다. 저자인 호손이 <세관>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원제에서 ‘Letter’가 가리키는 것은 그가 세관 근무 중 어느 날 낡은 세관 건물 2층 구석방에서 발견한 A라는 글자다.
이 A자는 어디까지나 ‘Adultery’ 혹은 ‘Adulteress’의 이니셜이므로 구체적인 글자를 나타내는 것이지 추상명사인 글씨(writing)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물론 국내에서 간행된 ≪The Scarlet Letter≫의 번역본 90여 종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주홍 글씨’라는 제목을 여전히 달고 있고, 불과 몇 종만이 ‘주홍 글자’라는 제목을 갖고 있을 따름이다. 삼중당문고의 번역본(김종운 옮김)과 주우세계문학의 번역본(김승희 옮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번역본(김욱동 옮김), 계명대학교 출판부의 번역본(정문영 옮김), 그리고 펭귄클래식코리아의 번역본(졸역) 등이 그것이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7.26 19:5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7.28 11:1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7.28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