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쑤저우에서 7일 개막식, 8일부터 더블 일리미네이션 32강전 한국 17명 해외 원정 출정… 사상 첫 해외 개막식, 중식시간 폐지
이처럼 많은 병력이 한꺼번에 해외로 출정한 적은 없었다. 17명의 태극 군단이 '대륙 정벌'을 위해 중국 쑤저우로 출격한다.
변화와 혁신의 기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열다섯 번째의 본선 무대를 맞는다. 1996년 출범 이래 바둑대회의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는 삼성화재배는 오는 7일 중국 쑤저우에서 개막 전야제를 시작으로 8일부터 사흘간 32강전 열기 속으로 빠져든다.
▲ 바둑대회의 이정표를 세워 나가고 있는 변화와 혁신의 기전 삼성화재배가 9월 7일 중국 쑤저우에서 사상 첫 해외 개막식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해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렸던 14회 대회 개막식 및 32강전 장면.
올해는 해외 개막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회 사상 최초일 뿐 아니라 1988년 세계대회 개인전이 창설된 이후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글로벌화를 지향하고 있는 삼성화재의 의지이며 실천이다.
혁신적인 전면 오픈제와 완전 상금제로 바둑대회를 선도해 온 삼성화재배는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의 도입, 여자조 및 시니어조의 신설 등 매년 연구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올해도 어김없이 선보인다.
중식 시간을 없애 시작부터 종국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하는 것. 중단 없는 대국으로 바둑의 스포츠화와 공정성에 발을 맞추는 한편 팬들에겐 박진감을 더하고 흥미를 고취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국 결과(집 차이)에 따라 일정 금액을 어린이 장학기금으로 적립한다. 관객들로선 단순히 승패뿐 아니라 그 차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됨으로써 즐길거리가 늘어난다.
본선엔 한국 17명, 중국 12명, 일본 3명이 나선다. 각국의 타이틀 보유자 등으로 구성된 시드와 지옥의 예선 관문을 통과한 정예 선수들이다.
지난해 라이벌 중국에 내줬던 우승컵을 되찾기 위한 열망은 높고 전망은 밝다. 병력수에서 능가하며 전력도 강하다. 삼성화재배를 통해 유일한 세계대회 3연패 기록을 수립한 이창호 9단과 3회 우승자이자 한국랭킹 1위 이세돌 9단이 선봉에 선다. 이세돌은 지난해 휴직과 불참으로 3연패 기회를 잃은 것을 만회하겠다는 각오가 높다.
이 밖에도 ‘황소 삼총사’ 최철한ㆍ박영훈ㆍ원성진 9단과 차세대 에이스 박정환 8단 등이 가세한 한국 대표진은 하나같이 쟁쟁하다.
중국도 못지않다. 현역 세계 4관왕이자 전기 챔프 콩지에 9단를 필두로 중국의 자존심 구리 9단, 맏형 창하오 9단 등이 출정식만 기다리고 있다. 90년대생의 나이 어린 신예들도 한국으로선 요주의 인물들이다.
일본은 전통의 강호 야마시타 게이고 9단과 하네 나오키 9단, 그리고 일본 선수로는 3년 만에 예선을 통과한 신예 무라카와 다이스게 5단에게 기대를 건다.
여기에 삼성화재배 시스템의 혜택을 입은 여자조 및 시니어조 통과자들의 선전 여부, 유일한 아마추어인 민상연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도 무척 궁금하다.
본선 1차전인 32강전은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더블 일리미네이션은 토너먼트와 리그의 장점을 살린 시스템으로 한 번 지더라도 나머지 두 판을 이길 경우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다. 이변과 요행은 줄어들고 강자만이 살아남는다.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한다. 각자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2억원(준우승 7000만원), 총상금 규모는 6억6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