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섬유·패션업체들의 하계휴가 계획은 예년에 비해 기간은 늘리는 대신 상여금 지급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근로자들이 다소 짜증스러운 휴가를 맞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수출부진과 내수경기 침체가 맞물리는 복합불황이 장기화되자“휴가일수라도 늘려 직·간접비용을 보전하겠다”는 섬유·패션업체들이 예년에 비해 증가, 경기침체 여파가 여름휴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화섬·면방·모방 등 원사업체보다 직물·의류 등 수출업체 및 유통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이다.
본지가 섬유·패션업체 및 유통단지, 염색업체가 밀집한 산업공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섬유업종별 여름휴가 계획에 따르면 대부분 업체들이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약 보름간에 걸쳐 5∼6일간 일정으로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특히 일부 업체의 경우 보름간이나 장기휴가를 실시하는 곳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상여금 지급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은 예년에 비해 축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여름 섬유·패션업체들의 휴가기간은 예년에 비해 평균 하루가 늘어났으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하계 휴양소 운영 등 각종 복리지원은 거의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섬업계의 경우 효성·코오롱 등 대부분 대기업들은 주 5일제 근무제 도입과 함께 연중휴가제 실시로 회사 차원의 여름휴가 계획은 아예 세우지도 않고 있다. 특히 연봉제가 실시되면서 사무직의 경우 여름휴가비 계정조차 없어졌다. 다만 공장근로자의 경우 각 회사별로 인센티브를 마련해 사기진작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면방업계는 대부분 4∼5일 일정의 휴가기간에 50∼100%에 이르는 정기 보너스를 지급한다. 한국노총 섬유노련에 따르면 전방·동방생활산업·태창·신한방·삼일방 등 5개업체가 100% 상여금을, 경방·동일방·충방·영남방·태전방·전방군제 등 6개업체는 50% 상여금을 지급키로 했다.
특히 한국노총 섬유노련 산하 147개 섬유·패션 회원사의 경우 상여금은 지급하되 대부분 전년에 비해 축소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이는 섬유·직물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아예 지급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말했다.
염색업체가 밀집한 각 산업공단 염색사업조합도 대부분 4일간 일정으로 하계휴가에 들어간다. 각 사업조합별 산하 상여금 지급업체 수는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지급·미지급업체 비율은 7:3으로 나타났다.
반월사업조합은 7월31일부터 4일간, 시화사업조합은 8월1일부터 4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또 부산 녹산사업조합은 7월31일부터 4일간, 대구염색공단은 8월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하계휴가를 실시한다. 하계휴가 기간 중 각 사업조합은 폐수처리장 개·보수 등 협동화설비에 대한 정기점검에 나선다. 그러나 동두천사업조합은 회원사 개별일정으로 휴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남대문·동대문시장을 비롯 대규모 유통상가 역시 8월1일부터 15일까지 상가별로 대부분 3∼4일간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갖는다. 남대문 시장의 경우 수입상가는 8월4일부터 4일간, 아동복상가는 8월3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상가전체가 셔터를 내린다. 의류상가 여성숙녀복 매장의 경우 8월9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하며, 퀸 플라자 매장은 8월12일부터 15일까지 여름휴가를 진행한다.
동대문시장은 원단·혼수용품 매장을 중심으로 8월4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여름휴가에 들어갈 계획이다.
200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