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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 이하 정평위)는 제1회 사회교리 주간이 시작하면서 지난 12월 5일 정기회의를 열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 나서는 천주교 신자 후보들에게 사회교리를 제대로 알고 실천할 수 있는지 묻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진실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참된 일꾼인가”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교회의 차원에서 이런 지침을 마련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그만큼 한국교회가 충분하고도 마땅한 사회적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러한 노력은 지난 2~3년 동안 주교회의 차원에서 4대강 문제 등에 깊숙이 관여해 온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선언적 의미를 넘어서서 실천적 함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적어도 천주교 신앙을 고백하는 신자 국회의원과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적 압력과 검증과정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교회의 정평위가 한미FTA, 핵발전소, 종편, SNS규제 등 문제 삼아
이날 주교회의 정평위는 사안별로 도덕적 평가와 입장을 제시했는데, 먼저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살피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제라도 정부가 재협상 등을 통하여 약자의 생존권과 공공성을 보장하고 양국 간에 공정한 국제 무역협정이 되도록 재고하라고 촉구했으며, 정부의 핵발전소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강력한 우려와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이어 ‘종합편성채널’ 개국에 대해 언론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으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제 움직임 역시 개인의 의사소통과 양심의 자유,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이므로 강력히 반대한다고 전했다.
가톨릭신도의원회 소속 천주교 신자 62명 중 한나라당 32명으로 제일 많아
이와 관련해 일차적으로 교회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천주교 신자 18대 국회의원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현재 ‘가톨릭신도의원회’에 가입한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은 모두 62명으로,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소속이 32명, 민주당이 20명, 자유선진당이 7명, 통합진보당이 2명, 국민중심연합이 1명이다.
한나라당 소속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은 강승규, 고흥길, 권영세, 김세연, 김소남, 김영우, 나경원, 박대해, 백성운, 손숙미, 신상진, 심재철, 안상수, 원유철, 원희목, 유정복, 유재중, 이애주, 이종혁, 이주영, 이학재, 이한구, 임해규, 장광근, 전여옥, 전재희, 정병국, 정진섭, 차명진, 한선교, 홍일표, 황진하 등이다.
이 가운데 서울시장 선거에 입후보했던 나경원 의원의 경우에는 ‘18대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전반기 부회장을 맡기도 했는데, 한때 <서울주보>에 컬럼을 싣기도 했다. 전여옥(글라라)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 10월 17일 국회 앞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미사에서 이명박 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한 박무학 신부(원주교구 안흥성당)를 비난하며, “북한의 이 처절한 인권탄압과 우스꽝스러운 3대 세습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이명박 독재 운운'하는 것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라며 “진정 독재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 아닌지. 정말로 독재투쟁을 하려면 북한에 가서 ‘진짜 정의구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외치고 싶은 심정”이라며 색깔공세를 편 바 있다.
한편 민주당 소속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은 김우남, 김재균, 김재윤, 김춘진, 노영민, 문희상, 박지원, 백원우, 백재현, 신학용, 신건, 오제세, 우윤근, 이강래, 이미경, 이석현, 이종걸, 장세환, 정동영, 조영택 등이다. 그밖에 자유선진당 소속은 김낙성, 김창수, 박선영, 이명수, 이상민, 이영애, 임명호 등이고, 통합진보당은 강기갑, 권영길 등이고, 국민중심연합 의원은 심대평이 천주교 신자이다.
29명의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 한미FTA 비준안 국회 통과시켜
마지막으로 지난 11월 25일 한미FTA 비준안을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시킨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이 명단을 살펴보면, 비준안 통과에 찬성한 151명 가운데 ‘18대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에 가입한 천주교 신자 29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28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며, 1명이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이다.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기권하고, 국민중심연합의 심대평 의원과 자유선진당의 김낙성, 임영호 의원은 비준안에 반대했다. 또한 민주당 의원 20명 전원과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권영길 의원 등은 비준안 반대의 입장이며, 한나라당의 날치기 통과로 회의장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한미FTA 비준안 통과 참여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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