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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혜숙(자유기고가), 사진 | 박재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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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이야기와 짙은 정서가 담긴 러브 스토리가 안방 시청자를 찾는다. 냉동 인간이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등장시킨 진한 멜로드라마 <그녀가 돌아왔다>가 그 주인공. 특이한 소재, 80년대의 아날로그적 향수 자극, 파격적 러브 스토리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와 시청 포인트를 찾아본다. |
짜릿하고 치명적이다
1980년서울. 아버지의 반대를 꺾고 어렵게 결혼 승낙을 받아 하루하루가 꿈만같은 여대생 소령과 그녀의 약혼자 하록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결혼식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 지병인 심장이상으로 돌연사한 소령의 소식을 들은 하록은 망연자실 하늘만 쳐다볼 뿐이다. 그리고 25년뒤, 일도 사랑도 실패한 일상에 찌든 40대로 전락한 하록에겐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소령이 나타난 것이다. 더욱 믿기 어려운 건 죽기 전 바로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의대 교수이자 저온생물학 박사인 아버지는 언젠간 딸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냉동 인간 실험을 소령에게 했고 25년이 지나 그녀를 다시 살려낸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그녀에겐 연인이었던 하록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녀는 오히려 또래인 민재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이때부터 중년의 올드 보이와 20대의 영 보이 간의 기막힌 사랑이 펼쳐진다. <러브홀릭> 후속으로 6월 27일 첫 전파를 탄 새 월화 미니시리즈 <그녀가 돌아왔다>는 러브 스토리다. 인생에 딱 한 번 그 사랑에 목숨 걸었고,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더 슬프다고 생각하는 중년 남자와, 사랑을 믿지 않다가 어느 날 진짜 임자를 만나 사랑의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하게 되는 바람둥이 20대 남자, 그리고 사랑은 있되 영원한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20대 여성의 짜릿하고 치명적인 러브 스토리다. 작년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이동건과 한지혜를 스타덤에 올려놨던 <낭랑 18세>의 김명욱 PD가 연출을 맡아 전작에서 보여줬던 깔끔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명욱 PD는“스토리의 기본 골격은 여타 멜로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냉동 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진부한 멜로에 시공을 초월하는 다소 파격적이면서도 독특한 구조의 러브 스토리를 덧입혔다.”며 여타 멜로드라마와의 차별성을 피력했다. 김 PD의 말처럼 <그녀가 돌아왔다>는 냉동인간이라는 소재를 등장시켜 80년대에서 2005년으로 훌쩍 날아온 여주인공과, 중년과 20대의 남자가 펼치는 슬픈 멜로드라마로 탄생했다. 그 과정에서 드라마 초반부에는 80년대 젊은이들의 연애와 사랑을 보여주며 아날로그적 향수를 자극한다. 또한 병원을 무대로 냉동 인간과 관련해 생명연장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의학 드라마적 성격도 띠고 있다.
멜로드라마에 냉동 인간이?
냉동인간을 소재로 한 멜로드라마라, 언뜻보기엔 참 맞지않는 궁합인 듯하다. 소재 만듣고는 왠지 여름 납량특집SF물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그녀가돌아왔다>는 분명 멜로드라마다. 그것도 강렬한 이야기와 짙은 정서가 담긴 멜로드라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김명욱 PD는“냉동 인간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냐에 대해 철저한 분석은 안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화 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며“ 강렬한 이야기와 짙은 정서가 담겨 있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또한“연애를 주제로 하는 통속적 멜로드라마에 참신함을 첨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냉동 인간 장면은 결혼식 날 심장에 이상이 생겨 쓰러진 딸을 살리기 위해 의대 교수 겸 저온생물학 박사인 아버지 김 박사가 냉동 보존 기술로 딸의 죽음을 막는 부분에서 등장해 25년의 시공을 뛰어넘는 매개 역할을 한다. 1부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이 장면을 위해 제작진은 경기도 파주에 지하 세트를 제작, 냉동 인간을 만드는 장면을 완벽하게 촬영했다. 덕분에 소령 역을 맡은 김효진은 하루종일 수조 안에 들어가 연기했을 뿐 아니라 지금껏 고수해오던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삐죽삐죽 고슴도치 머리로 변신했다.
세월은 가도 사랑은 온다
흔히 가슴 끓는 사랑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라 단정 짓는다. 그러나<그녀가돌아왔다>는여기에 반기를 든다. 나이든다는 것, 그것은 사랑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중년에게도사랑이 온다고 말한다. 아버지 하록과 아들 민재가 한 여자를사랑하게 된다는 다소 파격적인구조를 통해 중년과 20대의 각각 다른사랑법을 재조명한다. 이혼, 꿈에 그리던 영화감독으로서도 실패해 지루하고 남루한 중년 생활을 하고 있는 하록에겐 더 이상 가슴 뛰는 사랑은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첫사랑 소령이 나타나고, 그의 삶이 변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사라졌을 줄로만 알았던 사랑의 감정이 분수처럼 폭발한다. 마치 다시 열정적인 20대로 돌아간 듯한. 그가 사랑을 욕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20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소령 앞에서 40대 중년인 자신의 나이든 육체가 원망스럽다. 게다가 기억상실증인 소령은 하록을 알아보지 못하고 아들인 민재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녀이지만, 하록은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그녀를 포근히 감싸며 마치 아버지처럼 그녀를 현실 위에 똑바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거기에 영화배우로 성장 할수있는 발판까지 마련해준다. 이처럼 하록의 사랑은 앞뒤가리지 않는 20대의 불같은 사랑과는 달리 안정적이고 부드럽다. 바로 연륜이 묻어나는 사랑이다. 이에 반해 20대인 민재는 사랑을 믿지 않는 바람둥이다. 미국 유학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이자 병원 동료인 주하와 몇 개월 전에 약혼했지만, 처음부터 편의와 필요성으로 이루어진 관계라 서로의 사생활은 노터치다. 일이든, 연애든 자기 통제하에 있다고 믿는, 흔히 말하는 쿨한 연애주의자다. 민재는 그렇게 사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다. 상처 줄 일도, 상처 받을 일도 없으니. 그러다 소령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사랑에 눈뜨고, 패기 있는 젊은이답게 첫사랑의 희로애락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그제서야 아프지 않고선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때문에 민재의 사랑은 마치 서서히 다듬어지는 조각처럼 때로 치기 어리고, 때로 서툴기도 하다. 이처럼 <그녀가 돌아왔다>는 이 두 남자의 사랑을 통해 세대별로 다른 사랑을 말한다. 여기에 마야, JK김동욱과 감미로운 보컬의 신예 서현수 등 많은 실력파 뮤지션이 참여한 드라마 음악이 어우러져 주인공들의 멜로 연기를 절묘하게 표현한다.
1980년과 2005년 사이
80년대를 살아가던 이가 갑자기 2005년에 떨어진다면? 그에게 현실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것인가. 언급했듯이 드라마는 냉동인간으로 보존된 채 25년을 잠자던 여주인공이 깨어나면서겪는, 그녀의 눈을 통해서 변화된 세상의 모습과 사랑을 반추한다. 때문에 길지는 않지만 드라마 초반에 대학생 소령과 하록의 풋풋한 러브 스토리가 1980년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당시 유행했던 젊은이들의 패션과 연애방식, 캠퍼스 풍경 등은 젊은시청자들에겐 잘 몰랐던 부모세대의 젊은시절을 구경할수 있는 기회를, 중년의 부모세대들에겐 80년대를 공유했던 20대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해 줄 것이다. 또한 80년대의 고전적이면서도 단아한 사랑과 현대의 쾌활하고 발랄한 사랑등 상반되는 두가지 사랑도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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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저널 2005년 7월호 |
첫댓글 치명적이죠^^
민재 오늘 참 이쁘더라~드림비님 감사합니다.
드림비님 감사드려요..민재 너무 멋졌어요..검은색 의상..에 십자가 목걸이..만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인물같았어요..
5회 민재.. 정말 베리 굿.. !! 환타스틱 !! ^^
드림비님 감사드려요.. 민재 너무 멋있었어요..저도 검은색의상에 십자가 목걸이...만화 캐릭 같다고 느꼈어요. 와...기분이 좋아요...
잘하면 20대도 잡고 40대도 잡는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