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년 13척으로 적선 330척을 물리친 명량대첩 이후 12일을 이곳 선유도에서 머물면서 임금에게 승전 장계를 올렸던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얼이 숨쉬는 곳! 섬의 수호신 장자할매바위와 망자봉 당집같은 숱한 전설과 민속풍습의 수천년 해양문화유산을 간직한 곳! 정감록의 1000년 도읍지 예언설이 내려오는 곳! 대한민국 미래 1000년을 준비하는 새만금사업을 품고 있는 곳, 바로 고군산군도였다!
작년에 태안해안국립공원 학암포에서 영목항까지 7개 코스중 일부를 하며 해안가 백사장과 약간의 능선을 걷는게 등산이 될 수 있나? 하는 섬 산행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없앤 적이 있다. 산(山)은, 특히 명산(名山)은 높이와 관계없음을 그때 깨달았다. 오래간만에 섬여행길에 나섰다. 오전 6시30분이 조금 못돼서 인천 동수역을 출발하여 서천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군산시 옥도면에 있는 선유도를 향했다.
군산시내를 벗어나자 33.9km에 이르는, 방조제 사상 세계에서 가장 길어 기네스북에 오른 새만금방조제가 나타난다. 차창밖으로 가벼운 연무( 煙霧)가 내린 끝없는 지평선이 정말로 장관이다. 나는 2013년 9월 새만금개발청 개청 전후 때 국토부 자문위원 자격으로 이곳을 다녀온 적이 있다. 지난 6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차에서 살펴봤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것 처럼 2017년 12월부터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가 전면 개통이 되어 선박없이 선유도와 장자도 버스접근이 가능해졌고, 1~4호방조제와 우리가 지나온 바로 옆 신시도 배수갑문과 부안쪽 가력배수갑문이 모두 완성되었다. 19년 공사 끝에 만들어진 새만금방조제 완공을 비롯해 새만금사업법이 만들어졌고 용지공급과 개발공사 설립, 태양광재생에너지사업, 외자유치가 진행되고 있다. 정감록의 퇴조300리설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수도가 송악에서 한양으로, 한양에서 계룡산으로, 다시 서해의 고군산군도가 1000년 도읍지가 된다는 예언설(豫言說)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되면서 정감록의 예언처럼 고군산군도 중심의 새만금이 국제적인 천년읍지로 발전하게 되면 대한민국 수도가 안되라는 법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만금사업은단군이래 최대의 사업이고 정부가 보증하는 개발이라고 해도 50년 100년가는 사업이니 환경보전이나 보상, 외자유치 등 난관이 있을 것이다. 부디 새만금사업이정감록의 예언을 넘어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상징이 되기를 소망한다. 3시간쯤 걸려 선유도에 도착했다. 배낭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해풍이 넘실대는 옥돌해변 백사장 인도를 따라 선유봉 정상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곳곳에 섬을 돌아볼 수 있는 관광용 전기쓰리윙, 스쿠터, 자전거대여 교통수단들이 완비되어 있었다. 시멘트포장 경사로 우측에서 아주 작게 휘이휙~하며 나는 방풍용 대나무숲 소리가 마치 우리 일행을 반긴다고 말을 거는 것 같았다. 땅바닥에는 노란꽃대가 올라온 봄채소와 야생화가 새봄을 알린다. 작은 언덕을 넘어 '도보여행 구불길' 표지판을 만나고 선유터널 우측 상판 위로 고도를 높였다. 해안가 바위가 숱한 바람에 깍여 마치 공룡의 비늘처럼 무척 날카롭다. 보통의 바위색깔과 달리 적황색을 띠면서 땅속에 깊게 박힌 모습이다. 조심 또 조심하며 올랐다. 막 개화하고 있는 진달래꽃이 부끄러운 듯 수줍게 피어있다. 선유대교와 무녀봉이 멀리 보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이 배 12척으로 명량해전을 대승으로 이끈 후 선유도로 올라와 12일간(1597.9.21~10.3) 머물며 승전 장계를 올린 장계터와 선유8경중 하나이면서 '만선을 이룬 돛배가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오는 풍경같다'는 삼도귀범이 발아래 그림같은 모습으로 바다위에 솟아있다. 올망졸망한 섬 조망이 계속된다. 선유해수욕장과 망주봉, 짚라인타워도 시야에 들어온다. 드디어 선유봉112m에 닿았다. 선유봉은 절벽암릉으로 이루어졌다. 비교적 완만하다. 정상의 형태가 마치 '신선이 마주앉아 바둑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선유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선유봉 정상에서 본 동봉 기암이 검은 듯 거친 듯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남성미를 자랑한다. 장자교까지 가파른 하산이 이루어진다. 순간 방심하면서 자갈길에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장자교(2009.12.14~2018.2.5)를 건넌다. 교량밑 해변에는 낚시꾼들이 띄엄띄엄 있다. 썰물에 바닥을 드러낸 맨땅에 빈 배들이 한가하게 줄지어 누워있다.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대형 장승이 회전도로 가운데 우뚝 솟아있다. 도로를 벗어나자마자 왼쪽으로 꺽어 오르면 장자도마을 정자가 있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었다. 삶아온 두릅에다 초고추장에 곁들인 낙지안주를 먹어보니 기절초풍할 맛이다. 한입씩 드신분들 모두 쓰러지는 표정들이다. 무겁게 가져온 이의 마음씀씀이를 떠올리며 '음식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다. A팀과 B팀 모두 합류한 후 걸어온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대장봉을 향했다. 대장교를 건너 대장도로 진입한다. 해산물을 파는 노점을 지난다. 도로를 벗어나 접어든 흙길이 호젓하다. 통나무로 된 계단 길이 정겹다. 조금 올라서면서 대슬랩(slap)구간이 나타난다. 경사가 그리 크지않다. 계단이 잘 단장되어 있다. 전망이 참 좋았다. 거대한 암릉에 뿌리를 박고 서있는 소나무 허리에 대장봉142m 표지판이 매달려있다. 나무에 매단 것도 그렇고 봉우리 이름에 걸맞지 못한 관리부실은 그냥 '목메달'감이나 조망만큼은 금메달이다. 선유봉과 장자대교, 장자도와 대장도를 이어주는 대장교, 저 멀리 가야할 망주봉이 눈에 잡힌다.대장봉 아래 폐허가 된 신당 조금 떨어진 곳에 8m 높이의 장자할매바위가 우뚝 서 있다. 아기를 업고 밥상을 차려 들고 나오는 형상을 하고 있다. 섬의 수호신으로 불린다. 몇몇 펜션주택이 잘 꾸며져 있다. 솥뚜껑, 괴목, 관상수, 들꽃이 내려오는 손님들을 맞아준다.
장자도 인도교를 지나 망자봉을 향한다. 선유도 스카이타워를 지난다. 외줄에 매달린채 뛰어내리는 모습이 아슬아슬하다. 도로는 차와 사람이 섞여 다소 위험하다. 선유8경중 제2경인 명사십리(名沙十里)해수욕장 백사장이 아름답다. 부지런히 걸어 망자봉 입구에서 A팀 선두와 만났다. 바위로만 이루어진육중한 골산(骨山) 두 개가 북쪽을 향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젊은 부부가 임금님을 기다리다 그만 굳어져버려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로프하나 없는 그저 날 것 그 자체. 조심스럽게 바위틈을 찾아 손가락으로 버티며 한발두발 올랐다. 다소 불안전하게 오르는 내 모습과 달리 연세 지긋한 형님 누님들께서 능숙한 손놀림과 균형, 담력으로 오른다. 암릉 릿지(ridge)를 하는 것 역시 힘으로 밀어부치는 것이 아니라 연륜으로 오른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다. 오르막 곳곳에 진달래꽃이 피었다. 정상은 넓직하니 수십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다. 이곳 표지판 역시 선유봉이나 대장봉에서 처럼 주변 소나무에 애처롭게 매달려 있다. 작은 망주봉과 명사십리해변, 선착장과 빨간등대, 대장봉등이 내려다 보인다.남쪽 기슭에 오룡묘라는 당집 두개가 있다는 얘기를 염두에 두고주변을 살폈다. 신당터가 있으면 바위 꼭대기 어딘가에 기도를 드렸던 치성터가 있는 법. 드디어 찾았다.닭이나 염소같은 제물의 피를 내서 채우고 흘러내리도록 하여 수십 낭떠러지로 비산시켰던 용알터 두 개가 표지판 소나무 주변 바위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수많은 항해선들이 들고 나면서 해로의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처임이 분명했다.간단하게 물과 간식을 먹고 하산하여 원점회귀 산행을 마쳤다.
새만금사업에 행정적인 관여를 하셨구만요.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감록에도 나와있다니 놀랐습니다. 섬 산행이 어떻게 보면 비슷비슷해요. 포구와 해변, 먼 수평선 등 그런데 선유도에서 트레킹은 맛이 다릅니다. 그래도 몇 개의 봉우리도 오르고 해변도 걷고 말입니다.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
첫댓글 음식은 손맛이다 ㆍ 가아니고
음식은 사랑이다 신조어
대단 바다님 ᆢ
잘 읽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
끝나고 맛난회에 잔도 대보고 즐거웠습니다
즐감~~^^
태화에 바다님이 계시니 든든합니다,
팔방미인 바다님 화이팅~!!!!!^^
새만금사업에 행정적인 관여를 하셨구만요.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감록에도 나와있다니 놀랐습니다.
섬 산행이 어떻게 보면 비슷비슷해요. 포구와 해변, 먼 수평선 등
그런데 선유도에서 트레킹은 맛이 다릅니다.
그래도 몇 개의 봉우리도 오르고 해변도 걷고 말입니다.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
심부동 사삼사 월척 브라베리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화와 함께하는 주말산행이 즐겁습니다. 즐거운 오후되세요
망주봉 오르는암벽에 계단을만들지 않는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높지않은 산이라 네발로 기어오르는 맛도 별맛이 아닐까요~^"^
그러고보니 세월따라님생각이 좋아요. 그러기위해서라도 입산금지 하나 박아놓는 정도는 안될말이라 생각이 들어요. 인공요소를 줄이되 안전만큼은 지자체나 이용자 모두가 꼭 해야겠죠. 이 카페어서라도 방법론에대한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의견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