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서방이랑 한달 죽어라 일해서 버는 가계수입 꼴랑 165만원.
나는 택배사무실 다니고 서방은 편의점 알바하고. 둘이 집에서 아침7시에 나가서 밤7시에 들어온다.
월급 들어오면 60만원은 빚갚고, 105만원이 남네.
서방 차(가스,휘발유 겸용) 기름값이며, 아파트 관리비며, 두 명 휴대폰요금, 집전화, 인터넷, 가스요금, 어쩌다 날아오는 딱지값이며, 민노당비까지 기타등등 공과금이 나가면 대략 50만원이 남고,
그 돈으로 고양이 사료도 사고, 술값에 두 명 담뱃값에 점심값에 이마트에서 장보고 어쩌고 저쩌고 다 한다.
그래서 오늘도 점심값이 없다. 어제는 누가 점심에 자장면을 시켜줘서 참 행복했는데, 오늘은 밥 얻어먹을데도 없고,
회사에는 난로도 없어서 춥고 진짜 배고프다.
주말엔 시댁이 이사를 하셔서 한 번 찾아뵈었다.
나는 낯짝이 두꺼운 년이라 빈 손으로 갔다. 사실 지갑에 한국도로공사 톨비 낼 돈 꼴랑 천원짜리 2장이랑 동전밖에 없었다.
시어머니께서는 차린건 없지만 배고프니까 많이 먹으라고 돼지등갈비가 4조각이나 들어있는 김치찌개를 주셨다.
내가 고기를 다 뺏어먹을까봐 국자로 두 덩어리씩 나눠 주셨다.
나랑 서방은 오후3시가 넘은 시각에 시댁에서 점심을 얻어먹고 이제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시어머니께서 시댁에 쌀이 떨어
졌으니 근처 홈플러스에서 쌀을 사오라시네.
나는 서방이랑 홈플러스에 가서 거기 있는 쌀 중에 제일 비싼 철원오대쌀(햅쌀)과 귤 한봉다리를 사서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내 비상용 신용카드 한도 50만원짜리를 꺼내서 긁고 갔다드렸다. 추석 전주에 과로에 스트레스로 쓰러져서 내가 급하게 입원을 했었다. 그때 나온 병원 입원비 3개월 할부도 아직 다 못갚았는데 진짜 죽을 맛이다. 서방은 나 아파서 입원했던거 시댁어른들께
말씀드리면 괜히 걱정하시니까 나한테는 입도 뻥끗 하지 말라고 해서 진짜 입도 뻥끗 안했다.
며칠전엔 친정집도 아파트 관리비 낼 돈이 없다고 하시길래 아버지께 택배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소개시켜 드렸는데,
오늘 택배배달 가시다가 그 무지막지한 한진택배 트럭으로 신형 소나타를 들이 받으셨다고 하신다.
눈으로 대충 봐도 견적이 150인데 보험도 안되고, 아버지 일주일 알바비가 35만원인데 아주 지금 난 정말 죽을 맛이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 사실을 알리면 아버지나 나나 엄마나 좋을게 없을 것 같아 그냥 게시판에나 쓰고,
내일 소장님이 출근하시면 트럭이 소장님 명의로 되어 있으니 제발 소장님이 운전했다고 거짓부렁 좀 해서
우리 아버지 살려달라고 바짓가랑이 붙잡고 늘어져야겠다.
돈 때문에 울고, 그 놈의 돈 때문에 거짓부렁도 하고,배고프니까 진짜 눈물난다.
2009.11.18 점심 굶은 500냥.
첫댓글 500냥 힘내요 쨍하고 해뜰날 있을것이여쬐매 지려요햇뜰날 있을것이여
참 시상 조껀네... 우예 사능기 내캉반 다릉기 엄노... 아, 흰손의 비애여
참, 어지 점슴은 배타는 행님이 오뎅을 사주서 뭇는데, 두치서 22,400원어치 묵으이 우찌나 내 배가해 하던지... 근데 주위 사람들은 우리를 소(牛)보듯하데
그치 사는게 참 빡시지. 아 요즘 가슴이 막 아픈게 무슨 병이나 안걸린건지 막 무서워.돈 쪼들리는건 그래도 참을만한데 아프면 아프니까 아프고 -..- 돈없으니까 더 아퍼.그냥 몸뚱이나 건강했으면 좋겠음. 무슨 30대 중반에 병원신세나 지고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