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저:네이트판
겪어 본 자만이 알 수 있어. 난 코르셋을 벗기전부터 단발에 화장도 안하고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다녔어. 사람들도 나도 나 정도면 외모 코르셋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나는 자유롭지 않았어. 내가 예뻐야 할 의무, 꾸며야 할 의무에서 도망다닐 뿐이라고 느꼈거든. 항상 빚쟁이마냥 마음이 불편했어.
별로 편한것도 아니었지.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로 말리는게 귀찮고 힘들었고, 사방으로 뻗친 머리를 고데기로 누르며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건지 궁금했어.
거울로 본 나는 그저 그랬어. 모든게 지긋지긋했거든. 그러다 미용실에 갔어.
단발이라 주기적으로 미용실에 갔는데, 그날따라 완전한 숏컷이 하고 싶더라고. 폰으로 여자 숏컷 검색하다가... 충동적으로 반삭했어. 머리칼이 밀리는걸 보면서 생각보다 내 머리칼이 길었다는 사실에 놀랐어...
처음엔 마음이 뭔가 불안하고 싱숭생숭 하더라고.
외모에도 관심 없고 머리칼을 밀 때도 아무 느낌 없었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진 않았어... 거울로 본 내가 마음에 안 들더라고. 그래서 집안 모든 거울을 신문지로 가려버렸어;
그러자 나는 깨달았어. 나는 거울을 볼 때마다 내 얼굴을 얼평하고 있었던 거지. 천 번의 '나를 사랑해'보다 한 번의 거울 가리기가 효과를 보이더라고. 변화는 빨랐어. 나는 난생 처음 나 자신이 온전한 주체로 존재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도사리고 있던 내 자신에 대한 평가조차 느껴지지 않게 되었어.
나는 그저 주체로, 시야로만 존재했지. 나 자신조차 인식되지 않으니 어떤 일을 할 때 완전히 그 일에만 매진할 수 있었는데 어쩌다 거울을 봐도 내 외모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게 되었어.
그냥 하늘을 보는 기분. 나 자신이 자연물로만 인식되더라? 나는 평가의 대상이 아닌 시야의 주체, 절대자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되더라고... 점점 세상이 내 시야가 존재함으로서 따라붙는 부속으로만 느껴지기 시작하더라. 그러니 세상의 말을 무시하기가 수월해졌어.
아무리 내가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관심 없어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후려치는건 통제할수 없잖아?
꾸미지 않아서 생기는 실질적인 불이익과 무시가 분명히 있었어. 왜 여자가 화장도 안하고 꾸미지도 않냐는 시선을 견디긴 했지만 짜증나고 힘든건 사실이었지.
이런게 반삭을 하자 확 줄더라. 나에게 고나리 하던 사람들이 '어차피 안 들을 여자' '미친여자' 라고 눈 깔고 피하더라고. 나는 안팎으로 자유로워졌어. 그건 놀라운 경험이었지.
정말로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어.
밖에서 사람들이 나를 위아래로 훑고 이상하게 보는게 느껴져도 아무렇지 않았어.
먼지보다도 신경쓰이지 않았어. 당연히 자존감도 멘탈도 튼튼해졌어. 체력적으로도 엄청나게 이득이더라. 매일 머리 감고 말리는 일, 그게 별 거 아닌것 같아도 엄청난 노동이야. 그게 진짜 별 게 아니라면, 왜 남자 락커들은 항상 '긴 머리 관리'에 대한 고충을 그렇게나 토로하고 징징대는건데?
남자들이 여자들을 꾸밈 노역으로 내모는 이유가 이것이야. 여자들이 꾸미지 않았다면 애초에 세상은 여자들이 지배하게 되었을 거야. 자신이 남자따위에게 지배를 받을만한 존재가 아니라는걸 모두 깨달았을 거야.
나는 고작 반삭을 했을 뿐인데 온전한 나 자신을 경험했어. 남자들은 이제껏 평생 이렇게 살아왔을거 아니야? 여자들에게 긴 머리 족쇄를 채움으로서 여자가 자기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고 타의에 머리채 잡히도록 만들어 왔던거야.
여자를 세뇌시켜서 꾸밈노동을 강요하게 만든 남자들이 원망스럽고 억울하더라.
깨달은 이상 이전으로 돌아 갈 순 없어. 앞으로 나는 기회만 되면 반삭 혹은 삭발을 하고 살 예정이야. 내가 주인으로 존재하는 것, 내 외모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 것, 나 자신에만 집중하는 것 모두 이전까진 하지 못했던 경험이거든. 만약 생각이 바뀌더라도 이 기억을 토대로 나는 내 삶의 중심을 잡을거야.
무턱대고 너네에게 반삭을 추천하는건 아니야.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다만 나는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어. 그리고 거울 가리는건 한 번 생각해보길 권유할게.
첫댓글 아휴 ㅅㅂ
누가 누더기옷쳐입고 거지같이 다녀야 페미니스트라고 했냐고~ㅅㅂ
댓글 모냐 ㅋㅋㅋ
아니ㅣ 씨발 네이트온은 븅딱밖에없냐 좆같은ㄷ댓글쳐다네
아니 줜나 뭐라는거야 판에 글쓴이의 말은 억압하는 시선을 벗어나니 자기 자신을 돌아볼 기회랑 시간이 생겼고
그로인해 자기 자신을 발전시킬수있었다 이런소리잖아;
강요 안한다는 말 안보이냐 존나
난 긴머리 평생 해왔는데 이 글보고 숏컷 고민하게됐음
선택의 자유를 달라는 거잖아;;;;; 여자도 인간인데 그런 자유 조차 없는게 현실 아니냐? 하 댓글 하나하나 다 빻았네
그리고 메릴스 트립 존나게 페미니스트인데 저런 발언 한적 없음 참고로 나 메릴팬인데; 존나 주작오지네 나머지 발언도 주작가능성있을듯
ㅁㅊ
판 댓글 한남이냐?
누가 누더기 주워입으랬나;; 말귀 존나게 못알아먹죠
무식한거보니 한남 ㅇㅇ
네이트판 한남쿵쾅이들이 점령했네ㅋㅋ느그 남초로 꺼지라 이기야!
나도 스물한살부터 화장 시작했는데 그전엔 아예 신경을 안 썼다곤 못 말하지만 자다 일어나서 머리만 감고 휘리릭 나가기도 하고 ㅋㅋㅋ 그랬는데 화장 시작하고 꾸미기 시작하니까 옷 별론거 같으면 못 나가겠고 쌩얼로 못 나가겠고 ㅋㅋ 그렇더라... 그래서 조금씩 줄이고 있다....
댓때메 기분 재기했네 씨펄
ㅂㅅ댓글들 이해력딸리냐? 뭔 역코르셋이여 그럼 남자들은 역코르셋속에서 살고있냐? 남자처럼 하는거면 반삭하고 누더기옷입고 그지같이하고 다니는거냐? 헛소리만 하고 있어 존낰ㅋㅋㅋㅋㅋㅋㅋ
속터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