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무척 쌀쌀하네요.
점심먹고 카페에 들어오니 루미 소식에 마음이 아픕니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하나의 생명체인데 이렇게 버리고 이렇게 생명을 걷어갈 권리는 대체 누구에게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루미를 잘 보살펴 주셨던 메리님 기운내세요. ㅜㅜ
마지막까지 따뜻한 품에서 살다 갈수 있어서 행복했을꺼예요..
제 얘기를 조금 하자면, 저는 15년째 포메(여)를 기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때 처음 만나, 다섯살이 되던날에 쿠싱(부신피질기능항진증) 판정을 받고 이틀에 한번씩 그 독한 약을 먹고 살았어요.
국내에서는 구하기도 힘든 약이었고, 2키로 남짓한 우리 강아지에겐 너무 독한 약이었지요.
그 약은 양날의 검처럼 쿠싱치료는 되면서 또 그에 대한 합병증을 일으켰어요.
다른 장기에 무리가 되었던거였죠.
얼마전 기운이 없고 밥을 안먹길래 병원에 데려갔더니 심장이 비대하게 커져있고, 폐수종이라고 하더라구요.
위급상황 이었고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다고 했어요.
다행스럽게 위급상황을 넘겼고, 노심초사 밤새 돌보았더니 안정을 찾고 잘지냈어요.
근데 얼마전 또 2차 폐수종이 왔었어요. 그냥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픽 쓰러져 버리더라구요.
심장이 잠깐 멎고 뇌에 산소공급이 안되면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다른생각 할 겨를도 없었어요. 바로 병원에 또 입원,
현재까지 회복은 빠르지 않았어요. 그래도 지금은 잘 먹고, 걷고, 놀기도 해요.
병원에선 길어야 1년이라고 하더라구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많이 힘들어하면 안락사도 생각해보라고.. 참 힘든 말입니다...
사실, 이 카페에 가입을 하게 된 이유도 어쩌면 이기적이지만 위로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하나..대체 마음의 준비라는것은 어떻게 하는건가..
고작 15년밖에 안살았는데 도대체 무슨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건가..
아픈 노견을 돌보면서 요즘 참 하루하루 시간이 아깝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인기척이 없으면 사색이 되어서 집안을 둘러보곤 해요. 혹시 어떻게 되었을까봐..
하루종일 혼자 지내는데, 저 없을때 혼자 어떻게 될까봐 제일 걱정입니다.
여행갈때 항상 데리고 다니고, 아프면 무조건 병원에, 좋다는건 다 사먹이고 입히고..
넌 참 행복한 견생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생각해보면 못해준거 투성이에 밀려드는 후회뿐입니다.
지금 바라는것은 조금만 오래 제옆에 머물러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예요,
아직 저렇게 너무너무 제눈에 넣어도 안아플만큼 이쁜 내 강아지를 어떻게 보내라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건지요..
참 속이 상하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보내야 하겠지요..
참 마음이 아픕니다.
헤어지는건 힘든 일입니다.
짜가리 영승오라방님이 그러시더라구요.
태어나서 마지막까지 니옆에서 살다가는 그 강아지는 행복한거라고. 그러니 너무 슬퍼말라고..
반려견은 우리가 선택해서 기르고, 또 우리의 손에 버려집니다.
그들에게 함부로 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어요.
버리지 마세요. 그리고 사랑해주세요. 참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네요. 루미의 소식도 아프고, 제 마음도 아픕니다.
다음생애는 꼭 행복하길 바래봅니다...
첫댓글 저도 올해 13~15년키운 강아지3마리를 2달사이에 모두 떠나보내서 이진님이마음 이해가갑니다
힘내세요 ㅜㅜ
저도 작년2월에 16년기른 아가가.무지개다리 건너갓어요
제가집에오기.직전에.눈을감앗는지..
인정하기싫어서 모른척하고싶엇지만...아직온기가잇엇어요..
기다렷엇나보ㅏ요..혼자잇다 눈을감아서..
아직두미안해요..그래도 아이의.평생에 내가잇엇다는것에
감사해요 ..아 보고싶다..
아 정말 겪기 싫은 순간...슬퍼요 ㅜㅜ
늘상 하는말중에 하나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있단말...그걸 아는순간..이미 우린 누군가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있는게 아닌가싶어요..
당장은 슬프고 힘들고 하겠지만...또다른 만남이 있으니 그걸 기대하며 사는게 아닐까싶네요...오잉이(호랑이언니 아가) 아마 지금 많이 행복할꺼야..^^힘내라규~~~!!!
열두살에 폐수종으로 제 첫사랑이 8월8 일 떠났습니다 ㅠㅠ 우리 딸기생각에 아직은 눈물날때가 많습니다만.호랑이언니님의 마음이 몇달전의 저를보는것같아 ㅠㅠ 부디 힘내세요 ^^
글을 읽으면서 생각한것이 역시 있을때 잘해주자 예요.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울똘이도 올4월에 신부전진단받고 심장비대..폐수종으로 열여섯해만에 엄마곁을 떠났어요.ㅠㅠ
아픈아가땜에 맘조리는 호랑이언니님맘..저도 같은맘이었어요..울큰아들생각에 지금도 눈물짖고있지만..
둘째아들이생겨서 조금씩 큰아들빈자리를 채워가고있습니다..우리 겁많고 샘많고 소심쟁이였던 큰아들
영원히 사랑합니다.. 낼모레가 울큰아들 49제입니다..
많은 위로에 말씀들이 내 일이되면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으로는 갈피를 못잡는거같아요..
그래도 함께있는동안 많이많이 사랑한다고 안아주고 뽀뽀해주세요..^^
아~~모든 말씀들이 감사합니다. 우리 강아지 힘내!!
이진님 품에서가 제일 행복했을거에요..저두 우리 상준이 생각함 눈물이 앞서지만 행복한기억을 가지고 떠났다고 생각하며 살고있습니다..
며칠전 떠난 본가에 흰비도 심비대와 폐수종이었어요..
흰비를 화장해서 엄마가 좋아하시는 화분에 뿌려줬는데 아빠는 흰비가 좋아하던 닭가슴살을 건조기에돌려 매일아침 흰비가 잠든 그 화분에 하나씩 올려주신다고해요..
'흰비야 아빠갔다올게 잘놀고있어..' 그소리에 엄마는 매일이 눈물바람이구요..
그래도 한평생을.. 죽어서도 우리 가족인 흰비는 참 복이많은 녀석입니다..
20년을 살던 30년을살던 헤어지는순간이 슬프지 않을수는 없는거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눈감을때 나와 우리가족들이 지켜줄수 있다는것만해도 감사한일인것 같습니다.
기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