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보니 까페지기님께서 단체쪽지 뿌리셨네요. 황공합니다. ㅎㅎ
오후 업무 시작하기 전에 짬 내서 잡설하나 풀어보려 합니다.
어릴 적 오락실에 좀 다녀보신 분들은 아마도 월광보합이란 게임기에 대해서 들어보셨거나 관심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PC에 MAME(마메)라고 하는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게임롬을 다운받아서 오락실 게임들을 종종 즐기셨던 분들도 계실거고요.
월광보합이란 것은 결론적으로 에뮬레이터를 사용한 마이컴 게임기입니다. 월광보합에 사용되는 마이컴은 대개 알려진 것이 라즈베리파이 류의 미니PC입니다. 이 라즈베리 파이에 유닉스 계열의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유닉스에서 돌아가는 MAME를 설치한 것이 월광보합 게임기 입니다.
그리고 월광보합에서 게임리스트가 보이고 게임을 고르는 화면... 즉, 겉으로 보이는 인터페이스 화면은 프론트 엔드라고 하는데 월광보합은 이 프론트엔드를 MAME 위에 덧씌운 것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원리로 만든 것이 월광보합이고, 중국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초창기 월광보합은 유닉스용 마메를 사용했고, 기능이 무척 단순했습니다. 전원을 끄면 게임이 초기화되고 중간에 이어서 플레이를 할 수가 없었죠. 죽, 세이브, 로드가 안되기 때문에 게임 엔딩을 보려고 끝까지 플레이 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치트(속임수-무한 생명, 무한 폭탄 같은) 및 난이도 조절 설정이 안되었기 때문에 어려운 난이도에 금새 포기를 하게 만드는 한계도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월광보합은 게임 가짓수만 늘려대는 식으로 후속 모델들을 찍어대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그 가짓수라는게 한가지 게임의 지역별 버전을 늘리는 식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갤러그 일본판, 미국판, 한국판, 유럽판 이런식이죠. 거의 장난질 같은 가짓수 늘리기가 많았지요.
그리고, 마이컴의 퀄리티를 조금더 높인 안드로이드 셋탑박스를 이용한 월광보합이 나오기 시작했죠. 안드로이드 셋탑박스에는 리눅스 버전의 운영체제를 사용해서 레트로아크 에뮬레이터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제품이 나옵니다. 게임롬이 들어있는 메모리카드에 리눅스 운영체제가 들어있어서 이걸로 부팅을 하면 월광보합 게임기로 작동이 되고,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면 안드로이드 셋탑으로 동작하는 방식입니다. CPU의 성능이 좀더 좋아진 덕에 플스 1 정도의 3D 게임을 구동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월활한 성능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CPU의 성능이 약하기 때문에 3D게임은 화면 프레임 스킵을 통해서 이빨 빠진 화면으로 플레이를 해야 하고, 그나마도 버벅이는 게임이나 구간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마이컴은 어디까지나 마이컴이고, 3D 게임 구동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그러나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데스크탑 PC나 이와 동급의 노트북 PC는 마이컴과는 비교도 안되는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3D 게임 구동에 강합니다. 그리고, 윈도우용으로 개발된 다양한 에뮬레이터를 적용해서 다양한 3D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결론은 게임은 결국 윈도우가 가장 강력한 운영체제라는 것이지요. ^^
그리고, 제가 만든 월광보합 프로젝트 게임프로그램 역시 윈도우용으로 만든 것이라 게임의 확장이 자유롭고 게임의 추가 삭제도 용이합니다. 외장하드에 담아서 데스크탑이든 노트북이든 연결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자유로움도 있습니다. 다만, 금액적인 면에서는 중국산 월광보합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싸게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만든 저가 제품과 핸드 메이드 제품이 가격 경쟁이 되긴 힘들죠.
일단, 제가 가지고 놀 게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굳이 돈도 많이 드는 방식으로 고생해가며 자작 게임기를 만드냐 하면, 앞서 말씀드린 중국산 월광보합의 근본적인 한계가 제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게임 세이브, 로드, 난이도 조절, 치트 사용 등 원하는 모든 기능을 갖추고, 오락실의 3D 게임까지 구동하는게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릴 적에 한판에 50원, 100원 하던 시절의 오락실에서 200원, 500원을 넣어야 했던 값비싼 고급 게임들을 다 즐기지 못했던 한풀이도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요. ^^;
첫댓글 수고한만큼 좋은 결과가 잇엇으면 좋겟습니다 나야 게임은 젬병이라...ㅎㅎ
고생하셨습니다ㅎ
사실, 앞으로가 더 고민입니다. 백업용 하드도 장만해야 하고, 포터블로 가지고 다니면서 놀 외장하드도 사야 하니까요. 별도의 조이스틱도 있어야 겠군요. 계속 돈 깨져야 하네요 ㅎㅎ
@amd64
명품과 상품의 차이는 언제나 작은 것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거 같아요.완성도가 높아질수록 가치는 더 커질거에요!기대가 되네요 ㅎㅎ
현존하는 에뮬레이터 중 거의 대부분이 수록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게 최종판입니다. 더이상의 완성도라 할 것이 없지요. 굳이 더 높인다고 해봐야 플스3 에뮬이랑 xbox 에뮬이 있지만 아직 완성도도 멀었고, 너무 고사양의 PC를 요구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추가할 단계도 아니고요. 현재로써는 더이상 추가할 에뮬도 없고 이게 끝판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