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닷콩에서 퍼왔습니다!
* 출처; 마이클럽
* 글쓴이; withlarc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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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요즘 서태지 관련글이 많이 올라와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그래도 소심하게 글 올립니다.ㅎㅎ
며칠전에 서태지를 일본에서 봤다는 글을 보고,
저는 서태지가 다녔다는 미용실에 우연히 가게됐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궁금해하시는 분이 한 분계셔서, ^^, 적어 봅니다.
서태지를 만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흔적을 찾았다는 것도 기뻐요 >_<
그러니까 작년 11월 늦은 밤 하라주쿠 거리를 하릴없이 걷고 있는데
왠 쪼매난 아가씨가 저를 붙잡더니 뭐라뭐라 하더군요
'에이.. 여기도 도를 아십니까가 있네.-_-!' 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려고 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자기는 미용실 견습생인데, 내일 드라이테스트가 있어서 헤어모델을 찾고 있다고..
내 머리가 손 볼 때가 된 것 같아보여서 부탁한다고 하더군요.
왠 모델..-_-..
혹시 이거 뭐 사진촬영하고 잡지나오고 그러는 건 아닌가 걱정돼서-_-,,
물어봤더니 그런거 절대 없고, 컷팅에 염색 무료로 해준다고 하더군요..
헉.. 무료랩니다 무료..@.@
여기 일본 미용실 컷트 기본이... 3000엔정도 해요.
우리돈으로 30000원..헥~
그 당시 정말로 미용실 가고 싶은데, 돈이 딸려서 못가고 있었거들랑요..-_ㅜ..
그 여자 말이 진짠지 어쩐지 확인도 안하고 착하게 생겼다는 거 하나만 믿고
겁도 없이 그러자고 했죠. ㅎㅎ..
(제가 원래 이런거에 겁이 좀 없어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미용실 위치나 확인하는 겸 가봤는데..
무슨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밖에서 보이지도 않는 지하가....
자기네 미용실이라고..
간판은 있긴 있었는데...
흐미..-_-;;;...
암튼 그 담날 저녁 찾아갔었드랬죠.
가보니 가격도 꽤 비싸고 (컷트가 6000엔 이상 @.@)
인테리어도 꽤 귀엽게 잘해놨고(핑크 분위기)
디자이너 선생님들도 많고 멋있고.ㅎㅎㅎ
견습생은 드라이 테스트만 하는 거라
컷팅은 통통하신 헤어디자이너 선생님 한분이 해주셨어요.
지금 생각하니 생긴것도 그렇고, 활짝 웃는 모습이 노홍철을 닮은..
신나게 생기신 분이셨는데..ㅎㅎ
자기를 욘사마 센세라 불러달라고..ㅋㅋ
지금도 욘사마는 일본에서 최고 한류스타이고
그 때도 욘사마는 최고 스타였더랬죠.
그래도 차마 제 입으로 "욘사마 센세~"라고 부르지는 못했죠..ㅎㅎ
거짓말은 못하는 성격인지라..^^;
한참동안을 한국과 한류, 한류스타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얘깃거리가 점점 떨어져서
조용~해질 무렵.
선생님이 지나가는 투로 무심결히 뭐라고 말씀하시더군요
"혹시 서태지라고 알아요? 가수라던데"
전 일본인이 서태지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반갑기도 하고
그래도 한국인인데 서태지를 모를리가 있냐는 표정으로
"당연하죠~!!!. 제가 젤 좋아하는데.
근데 선생님도 서태지를 아시네요~ 와~"
라고 했더니, ..
"서태지 한국에서 유명해요?" 라고 묻더군요.
ㅎㅎㅎ..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보니, 순간 당황했었드랬습니다.
"네!! 유명해요!!! 정말!"
뭔가 유명하냐고 물어봐서, 유명하다고 대답은 했는데, 뭔가 어색..ㅎㅎ
"오.... 그래요? 서태지 여기 와서 머리 잘랐는데."
헥~ @.@
"제가 잘랐거든요."
My GOD!!!
그 때까지 조용하고 얌전한 말투로 (사실 그 당시 일본어가 많이 딸려서..ㅎㅎ.)
한류얘기하고,
한국음식 추천하고
한국영화 추천하고
그런 얘기 하다가..
선생님의 저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저 놀래서
진짜냐고 정말이냐고 뻥아니냐고 언제왔었냐고 어땠냐고 이럴수가 말도 안됀다고 혼자왔었냐고...등등등
거의 울부짖으며 눈똥그랗게 뜨고 쉬지도 않고 뎀비며 물어보니까
(거의 머리자르다 말고 뒤돌아서 뎀비는 분위기였음..ㅎㅎ)
좀 놀래신 것 같긴 하더이다..
저희의 대화를 듣고 있던 뒤쪽의 견습생들이랑 다른 센세들이 갑자기 웅성웅성 하더군요.
지네들끼라 좀 의외란 표정으로 조용조용 얘기하는데.
"에~?..서태지, 한국에서 유명하다는데??..."
ㅎㅎ..
순간 서태지 밴드 멤버들이 단체로 찾아와서 머리하면서
자기네들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라고 얘기했는데
여기 미용사들 거짓말인 줄 알고, 아무도 안믿어주고,
멤버들 계속해서 자기들 유명하다고 말했을 장면이 떠올라
순간 피식 했습니다.ㅎㅎ
센세말로는
최근에는 안왔고(그렇죠.. 한국에서 7집활동하고 있을 때니)..
'작년'에, (2003년 정도라 생각 됨. ) 3번 정도 왔었다고.
아마도 7집내기 전, 그러니까 일본생활 다큐에 나왔던 머리가
거기서 만들어낸 스타일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 그 머리 이뻤는데..~ (뭔들 안 이쁘겠냐마는요.ㅎㅎ)
"서태지님의 머리를 만졌던 손으로 제 머리를 해주신다는 사실이 너무 기쁩니다!!"
라고 얘기했더니..
저를 잡아온? 견습생이 뒤에서 조용히 말합니다..
"아.. 저는 서태지씨 머리를 감겨 줬어요."
아~~~~~ㄱ!!~~~~ @0@
순간 정신 잃음 @.@
서태지 머리를 잘라준 센세보다.. 그 견습생이 더 부러워 미치는 줄 알았음 >_<
그 당시 일본어도 딸리고, 뭔가 한국인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얌전하게 있으려 했다가 ... 완전 실패.
순간적으로 정신잃고 아마 한시간은 떠든 것 같네요.
뭐라 얘기해줘야.. 얘네들이 서태지의 존재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짧은 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지만....
워낙에 논리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 않은 터라..
머리속에 떠오르는데로 ....지껄였던 것 같습니다..-_-;;
서태지의 별명이 '문화대통령'이다 부터 시작해서
한국의 음악은 서태지 이전의 음악과 이후의 음악으로 나뉜다.
올해 한국대중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에 1위로 뽑혔다.
가수라고만 칭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명칭이다.
천재지만, 무언가에 미쳐서 열심히 노력하고, 꼭 해내고 마는 그 자세가 대단하다!
나이 청소년 시절을 지배했고 지금도 그를 존경한다!!!!
그가 은퇴발표를 했을 당시, 거의 정신을 놓았던 상황까지..ㅎㅎ..--;
등등등
뭐. 암튼 서태지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마~~악 떠들었더니
디자이너 선생님도 그러시더군요.
자기도 서태지 좋다고.
음악은 안들어봐서 잘은 모르지만
다른 연예인처럼 거들먹 거리는 것 없고
(이 때 거들먹 거리는 포즈 취해주심. 무쟈게 귀여우셨음.ㅎㅎ)
사람이 순수해보인다고.ㅎㅎㅎ
"하하 ~ 그럼요~ 물론이죠~"
제 얘기를 듣더니,
"아. 굉장한가보네~. 그럼 일본의 GLAY같은 위치인가?"
헉....-_-;;
제 설명이 한참이나 부족했나봅니다..
전 GLAY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비교에 무리가 있지 않나 싶어서 (글레이 팬이 계시다면 죄송 ~ ^^;;)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도대체 일본의 누구와 비교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어서..
거기까지는 얘기를 못했어요..ㅜ.ㅜ
그리고 역시나 견습생 아가씨에게도 제 피튀기는 설명이 제대로 전달이 안됐었나 봅니다..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그렇게 인기가 많은 걸 보니, 어디 드라마나 영화에서 연기를 하나봐요?
버라이어티에 많이 출연하거나."
-_-;;
뭐 초창기 때야 버라이어티에 출연하긴 했지만...
-_-;,, 그런거에는 출연 안한다고.. 음악만 한다고 했더니
흠칫 놀랩니다.
그런 것도 안하고 인기가 많다는 걸 신기해했습니다.
그 아가씨는 일본의 키무라 타쿠야의 인기와 비교하고 싶어했었던 듯.
키무라의 인기가 오랫동안 일본에서 대단한 건 알고 있지만..
아.. 키무라와 비교하는 것도 역시 .. 이상해요....ㅎㅎ..;;
센세가 다시 무언가를 물어봤는데
그 때 일본어가 제대로 안 들렸던지라, 제게 들린 단어는
'서태지, ~~하면, 팬, 자살, 사실?' 뿐이었습니다....
순간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당시,
정말 죽고 싶을 만큼 놀래고 슬펐을 팬들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죽어버릴꺼야'라고 말한 게
9시 메인뉴스에서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로 팬들 자살 모임 결성"
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던 어이없던 추억이 떠올라-_-
"아니에요. 서태지 팬들은 그가 뭘 하고 언론에서 뭐라고 떠들든
자살 같은 거 하지 않아요!
서태지가 말하는 것만 믿고,
죽는게 절대 서태지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걸 팬들은 알고 있어요!!!"
라고 떠뜸떠뜸-_-하지만, 강하게 말했더니..
다시 의외라는 표정으로 제게 그러더군요.
"엥? 서태지 멤버들이 그러던데,
서태지가 결혼을 하면 죽어버리겠다고 하는 팬들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_-;;..
제가 잘 못 짚어서 대답했네요..ㅎㅎ.
아마도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들과 견습생들이
이들이 한국에서 유명하다고 얘기해도 어지간히 안 믿었나 봅니다.
저런 얘기까지 한 걸 보면.ㅎㅎ
뭐 지금이야
오빠가 좋은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 한구석에서는..'우리'의 서태지라는 생각이 함께 공존하므로......
지만,
진짜로 누군가 한 명 데려온다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몰라 >_<
"아마도 자살하는 친구들은 없겠지만 굉장히 충격이 될거에요"라고 대답했습니다. ㅎㅎ...
머리 손질이 끝나고
서태지가 앉았던 자리가 어디냐고 물어봐서 사진도 찍고
서태지 머리를 만져주신 센세랑..
서태지 머리를 감겼다는.... 초 부러운... 견습생이랑 같이 기념사진도 찍고..-_-;;
했습니다.
견습생이 서태지 머리를 감겨준 그 장소까지 친절히 설명해 주더군요.
움직인 동선과 함께...ㅋㅋㅋㅋ
서태지 음악을 안 들어봤다길래
다음에 염색하러 갈때, 블라디보스톡 공연 동영상을 선물로 줬어요.ㅎㅎ.
제대로 포스를 느꼈을라나 모르겠네.^^;
아..
짧께 적을려고 했는데
쫌 길어졌네요. 저도 추억을 되살리며 흥분하며 쓰다보니..ㅎㅎ
아.. 일본에 있다는데.. 도대체 어디 계신 걸까..
잠복할 수 있는데....ㅎㅎ
첫댓글 이야-_-초부럽다ㅜㅜ
넘 부럽네요.. 일본에 가면 꼭 들러보고 싶네요..^^
일본에 가고 싶삼.
머리감겨 주신분.....>0<
아 그동네 어디요 어디 ㅠㅠ 부럽부럽 머리머리 ㅠㅠ 피부와 마찬가지잖소 ㅠㅠ
갑자기 일본이 좋아보이는건,,,,진짜부럽다ㅜㅜ
아,, 진짜 초초초 부럽다..
b.b 대박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