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광주 상권 진출이 본격화된다. 6월1일에는 현대백화점 광주점 자리에 NC백화점을 오픈하고, 6월28일에는 옛 밀리오레 자리에 젊은 층을 겨냥한 쇼핑몰인 NC웨이브를 선보인다. 불과 한 달 사이 대형 판매시설을 2곳이나 개점하는 이랜드의 공격적인 점포 확장이 잠잠했던 지역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랜드그룹의 이랜드리테일(이하 이랜드)은 지난 29일 (주)송원과 위탁경영 계약이 만료된 현대백화점 광주점 자리에 NC백화점 광주점을 새롭게 개점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랜드는 송원과 5년 장기임대로 계약을 맺었다. 이랜드는 특별한 리뉴얼 작업 없이 현대백화점이 철수하는 대로 광주 송원백화점에 ‘NC백화점’의 간판만 바꿔달고 곧바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NC백화점 광주점은 연면적 4만1500㎡ 지하 5층, 지상 11층 규모로 1층 패션잡화, 2층~4층 여성의류, 5층 남성정장, 6층 골프, 유니캐주얼, 7층 아동·스포츠·아웃도어, 8층 가정용품으로 구성된다.
또 6월28일엔 동구 충장로4가 옛 밀리오레 자리에 20~30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쇼핑몰인 NC웨이브가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은 1~2층 패션 매장의 80%를 SPA 브랜드와 편집샵, 메가샵으로 구성하고 1~2주 단위로 콘텐츠가 교체 되는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기존 유통 채널과는 차별화된 전혀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구성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NC백화점 순천점을 제외하곤 광주·전남에 이렇다할 유통 채널이 없었던 이랜드의 광주 상권 진출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이와 관련, 이랜드는 지난 2011년 옛 밀리오레 건물을 약 2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이 자리에 백화점 또는 아울렛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랜드가 현대백화점 광주점 자리까지 꿰차 다음 달에만 2개 점포를 오픈하기로 하면서 지역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랜드는 NC백화점을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하며, 중저가 형태의 상품 공급으로 고객층을 확보해왔지만, 광주점의 경우 기존 백화점 운영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30일 이랜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광주점을 이용하던 고객층을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여 전혀 새로운 방식보다는 기존의 백화점 운영 형태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반대로 밀리오레 자리에 선보이는 NC웨이브를 통해서는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제품들을 판매해 20~30대 고객 확보에 나서는 ‘투 트랙(Two Track)’으로 시장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특히, NC백화점 광주점의 입점 브랜드 역시 지금과는 큰 변동이 없을 예정이다. 기존 현대백화점 광주점을 이용하던 30~40대 고정 소비자들이 NC백화점을 고급스러운 기존 백화점과 다르다고 보고 이탈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랜드가 다른 지역에서는 100개가 넘는 자체 패션브랜드(PB)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운영 전략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NC백화점 광주점도 안정기를 거쳐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랜드 관계자는 “NC백화점과 함께 NC웨이브까지 운영에 들어가기 때문에 급하게 NC백화점을 차별화하는 것보다 우선 고정 고객 이탈을 막고, 안정화한 뒤 새로운 시장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역의 유통업계 종사자는 “NC백화점은 기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백화점’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게 사실이기 때문에 현대백화점을 이용했던 고객들이 얼마나 유지될지 의문이다”면서도 NC웨이브에 대해서는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패션 아이템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보니 20~30대 소비자들이 많이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다른 아울렛이나 비슷한 SPA브랜드 매장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전체적으로 침체된 구도심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랜드가 2곳을 한 꺼번에 운영해 일시적인 `개장 효과’는 분명 있겠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지속하느냐는 이랜드가 향후 시장 전략에 달려있다”며 “이미 지역 상권이 롯데, 신세계로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 이랜드가 과연 광주 유통시장의 새로운 `빅3’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1~2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NC백화점 광주점은 기존 현대백화점 광주점에서 제공하던 신용카드 혜택 등을 계속 유지하고, 미처 사용하지 못한 현대백화점 상품권도 올해 12월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