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은 5일마다 열리는 재래장이다.
끝자가 5.10일로 되는날은 진천장으로 알고 있으면 된다.
장날이면 나는 마음이 약간 들뜬다.
장날이면 으례..
장에 가야지 하는 할아버지 소리가 들린다.
옛날에..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장을 무지하게 좋아 하신것같다.
장날되면 어김없이 두루마기 하얗게 갈아입으시고..
마루에서 옷매무새를 다듬으시는 모습이 떠오른다.
왜 할아버지는 장을 저리 좋아하실까?나는 늘 그것이 궁금햇다.
하루는 내가 국민하교 5-6학년때인가...할아버지를 따라 장에 나섰다.
나도 따라 장에 가고 싶은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그냥 보통장이 아니고..소장이었다.
읍내 장터중에서 제일큰 장이 소장이었다..쇠전거리..
지금은 없어졌지만..중학교입구에 있었다..
소전이 열리는 날이면 진천군 소는 다 모이는것 같았다.
소한마리가 전재산의 밑천이었던 그때 소는 그야말로 귀중한 가족의 일부였다.
그날은 소팔러 가는 날이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신작로 긴 길을 걸어나섰다..무려 이십릿길..
미루나물 가로수 따라 끝도없는 신작로를 따라나선 난, 너무나 함들고 지쳐..아~~이대로 영원히 끝없는 길을 가는구나...속으로 무지 후회하였다..공연히 따라나선다고 했다가..
가다가 나는 미류나무를 세게 시작햇다.
하나둘.....아흔하나..아흔둘..백까지 세야지 하면서...
그러나 열심히 세던 미류나무는 마침 저만큼 달려오는 버스가 지나간뒤 자갈길 먼지속에 그만 깜박 잊어버리고...아니..어디까지 세었지하고 잃었던 나무를 살펴보았지만...어느나무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세기 시작하고..
나는 그렇게 걸었던 이십리길을 지금도 잊지못한다.
헐아버지 따라 나섰던 읍내장터길..신작로 이십리길..
소전은 소장수,소팔러나온사람들...사러나온사람들,,음메~하는 소들로 인산인해 아니 인산우해를 이루었다...
소장수들은 소의 입을 쩍 벌리면서 이넘 참 잘생겼다하니..나는 그때 아..소도 인물이 있나보다 생각햇고....
점심때쯤..할아버지는 장터국밥집으로 데리고가서 뚝배기국밥을 사주셧다.
소고기 말간국물에 나온 그 국밥은 평생 잊지못할 입맛으로 남아있고...국밥한그릇에 한잔 따르라시던 할아버지의 말씀에 난, 노란 양은 주전자에 철철 넘치는 막걸리를 따라주시고나니..나도 한잔 먹으라 하신다..
예..할아버지..하고 덥쑥 한잔 들이키니..알딸띨하니..크하~~ 조코나??ㅎㅎ
ㅎㅎㅎ이넘참...
할비닮아서 술도 잘하는구나 칭찬하시니...나는 술맛이 뭔지..그 칭찬소리에 기분에 좋아서...한잔 더 주세요.ㅎㅎ
그러나,,,
그 먼길을 따라 나섰던 소는 임자가 없어 필리지를 못했다.
팔앗으면 뻐스를 타고 오는건데...
나와 할아버지는 그먼길을 다시 걸어올 생각을하니..눈앞이 아찔하였다.
할아버지..
나 안가면 안돼요..
당시 나는 울집이 읍내에 있었으니..안가고 집으로 도망쳐 올생각을 하면서 물으니..
할아버지께서는 이넘아..국밥다 먹고나니...의리없이 할배혼자 가란 말이냐?불호령을 치신다.
아~~
국밥먹은 죄로 그 먼길을 다시가야한단 말인가?
이세상에는 꽁짜가 없구나라는 불변의 진리를 지금도 기억하고..
어둑어둑..
저녁해는 석양노을로 빨갛게 물들면서..터벅터벅 그길을 걸어오니..5.6학년 유년시절때의 추억중의 하나이다..
이동네가 중북깨야..
진천 봉화산에서 김석원장군과 북한군이 싸울때.포탄이 여기까지 날라온 동네야...
그때 니애비는 청주에서 고등학교 다니고..할미가 육이오 터지자 청주까지 걸어서 델고 왓지...너 육이오 알아?
예...북한 괴뢰군이 쳐들어온거말이죠?
그려..
그때 증조할아버지께서 니애비를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게 저쪽 관지미 동네너머로 피난갔지..
인민군이 난 그때 무서운줄 알았다..빨갱이라는 인민군..
진만아..
예...
이아이들 키우는것 네 몫이다..알았지? 예~~ㅎㅎ
매일같이 사료주고 물도 갈아주고..해라...나중에...가을에가서 우리 멋지게 파티한번하자...나중에 알낳은것은 너혼자 몰래 먹지말고 꼬옥 매일아침 나에게 주고..알앗지??예..
진만이는 정규대학교를 나온 36세 총각인데 너무 머리가 좋아 약간 머리가 돈 아이다.
매일같이 농장에 들러..농장일을거드는데 따악 현찰로 5천원만 달랜다..이천원은 담배한곽,,,삼천원은 하이트 한잔,,ㅎㅎ
트렁크에 넣었던 넘들이 더운날씨에 숨막힐까봐서 화장실도 못가고...
야들아~~빨랑가자.ㅎㅎ
진만이가 또 묻는다..쉬는요??집에가서 해..쉬이~~ㅎㅎ
차로 쌩 달려오는길은 불과 십여분밖에 안걸렷다..
그옛날 그토록 머언 미류나무 길이..
시간은 이렇게 빠른데 장은 그옛날 장 그대로엿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장..
첫댓글 어찌 글을 그리 정감있고 맛나게 쓰시나요? 아무래도 글쓰시는 분같애..우렁이님을 유엘 정식작가로추천합니다... ㅎㅎ...올리신글 시간있을때 마다 들어와서 꼼꼼히 읽어보겠습니다..읽는것은 무지 좋아하거든요...잘 쓰지는 못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