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은 필수, 하루 30분 조깅하면 효과적
마라톤은 레이스 못지않게 휴식과 피로 회복이 중요하다. 적절한 휴식을 통한 회복은 다시 달릴 수 있는 재충전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큰 대회를 마치고 나면 근육이나 관절을 비롯, 신체 곳곳에 손상을 입게 마련이다. 근육 내에 쌓여있는 피로 물질을 제거하고 근육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마냥 푹 쉰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완전한 휴식은 근력을 약화시키고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강도의 운동은 근육 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피로 회복을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현대 마라톤이 스포츠과학과 접목하면서 새로운 피로 회복 방법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최근 크게 유행하고 있는‘냉탕에 몸 담그기’이다.
래드클리프식 ‘냉탕에 몸 담그기’
예전에도 격렬한 운동을 한 후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선수들이 종종 있었다. 구기 종목에서 어깨, 무릎 등 자주 사용하는 부위를 경기 후 얼음 팩으로 찜질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야구 경기에서도 투수들의 경우 경기 후 얼음 팩을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을 정도다.
마라톤에서 얼음물 목욕이 화두로 등장하게 된 것은 여자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인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 때문이다. 거의 뛸 때마다 세계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래드클리프는 레이스 후 욕조에 얼음과 물을 가득 채운 후 몸을 담그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장면은 이색 사진으로 전 세계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42.195km를 뛰면 당연히 근육, 연골, 인대 등이 마찰에 의해 열이 많이 나고, 또 늘어난다. 가만히 있어도 상온에서 서서히 열이 식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 사이 부상 위험도 높다. 얼음물의 도움을 받아 이를 짧은 시간에 회복시킨다는 게 바로 냉탕 효과다.
가급적이면 차가운 물에 목까지 몸을 푹 담그고 10분에서 20분 정도 하면 좋다. 레이스를 한 당일에 실시하면 더욱 효과가 있고, 한 번에 오래 있기 힘들면 잠깐 나왔다 들어가는 식으로 반복해도 된다. 래드클리프처럼 하기 어렵다면 목욕 시설을 찾아 냉탕을 활용해도 충분하다.
경기 다음날 가벼운 조깅은 필수
국내에서는 이런 피로 회복 방법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는데, 래드클리프 이후 몇몇 전문 선수와 동호인들이 즐기는 것으로 알고있다. 사실 이봉주 선수도 오래 전부터 레이스 후 찬물 샤워를 즐기고 냉탕을 들락거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냉탕 효과를 몸으로 익히고 있었던 셈이다.
그리스 아테네의 올림픽 마라톤 코스 답사를 갔을 때 일이다. 워낙 짧고 빡빡한 일정인 까닭에 마지막 날 간신히 시간을 내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보러 갔다. 처음 가본 곳인데 이봉주 선수가 마치 와본 사람처럼 길 안내를 하기에 이상해 물어봤더니 “아침에 조깅 삼아 올라와봤다”고 했다. 파리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풀코스를 뛴 지 채 3일도 안 된 시점인데 숙소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산을 운동 삼아 갔다온 것이다.
풀코스든 하프 마라톤이든 총력을 다해 레이스를 펼친 후 휴식을 취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푹 쉰다면 향후 슬럼프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동안 애써 단련한 몸을 허무하게 망쳐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레이스 후 휴식의 철칙은 한마디로‘뛰면서 쉰다’고 정의할 수 있다. 이봉주와 같은 엘리트 선수의 경우 풀코스를 뛴 후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까지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경기 바로 다음날에도 최소한 60분의 조깅은 절대로 거르지 않는다. 위의 아테네 얘기가 좋은 예다.
일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흔히 레이스를 뛴 후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는데 잘못된 상식이다. 엘리트 선수처럼 하루 60분 이상은 아니더라도 30분 정도는 가볍게 뛰는 게 가장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몸을 회복하는 휴식 방법이다. 생업에 바쁘다고 해도 최소한 스트레칭과 맨손체조를 하루 1회 이상은 꼭 해줘야 한다.
마스터스들은 엘리트 선수에 비해 운동량에 비례한 기록 단축이 쉽다. 하지만 풀코스 기록이 4시간 이내인 경우 의외로 기록이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잘못된 휴식으로 훈련 때마다 다시 몸을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마라토너에게 휴식은 마치 커피 광고의 카피처럼 ‘뛰면서 즐긴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회 종료 직후의 휴식도 중요하다. 결승점을 통과했다고 해서 바로 휴식을 취하지 말고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5분 정도 가볍게 뛰거나 걸어주는 것이다. 10분이 지난 뒤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 통증을 예방한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스트레칭!...뼈가 저리도록 필수라는 사실...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