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유니폼
모자·띠로 팀 구분하다가… 야구에선 1849년 뉴욕 니커보커스가 처음 입었대요
입력 : 2023.07.11 03:30 조선일보
유니폼
▲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원반 던지기 선수 모습을 그린 암포라(항아리). /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최근 축구 등 구기 종목 유니폼을 일상복으로 입는 패션 스타일이 늘고 있다고 해요. 경기에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제작한 유니폼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시켜주면서, 우리 팀과 상대 팀을 구분하는 역할도 합니다. 유니폼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고대나 중세 사회에서는 유니폼이라고 부를 복장이 없었어요.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 제전에서는 남성 선수들이 유니폼은커녕, 나체로 경기에 나섰다고 해요. 초창기에는 중요한 부분만 가리는 작은 천 조각을 입고 경기에 임했지만, 나중에는 천 조각도 없이 나체로 경기를 했다고 합니다. 이후 유럽 사회에 기독교 문화가 퍼지면서 나체를 드러내는 것을 죄악시하는 경향이 짙어졌어요. 그렇다고 운동 경기를 할 때 유니폼을 갖춰 입은 것은 아니고 평상복 차림이었다고 해요. 경제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전근대 사회에서는 운동 경기를 자주 하기가 어렵기도 했고, 운동 경기만을 위한 별도의 복장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유니폼은 19세기 전후 주로 축구와 야구 등 구기 종목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영국 공립 학교에서는 축구 경기에서 팀 구분을 위해 서로 다른 색상의 옷을 입도록 했어요. 1850~1860년대 영국 기록을 보면, 복장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두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모자를 쓰거나 띠를 두르고 경기에 참여하도록 해 모자와 띠 색으로 팀을 구분했다고 하네요. 1867년 한 경기 책자에는 한쪽 팀은 붉은색 줄무늬, 다른 팀은 청색 줄무늬를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이후 1870년대 들어 각 구단은 팀의 역사와 배경에 따라 유니폼 색상을 지정했어요. 야구 역시 비슷한 시기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는데, 기록상 최초로 유니폼을 지정해 입은 팀은 뉴욕 니커보커스라고 합니다. 1849년 이 팀이 입은 유니폼은 흰색의 얇은 모직물 셔츠와 푸른색 털바지, 밀짚모자로 된 단순한 의상이었어요. 이후 유니폼을 입는 문화가 여러 팀에 퍼졌죠.
유니폼을 막 만들어 입기 시작한 시기에는 규정이 없는 경우도 있었어요.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올림픽에서는 유니폼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같은 국가 선수끼리도 서로 다른 복장으로 경기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팀 스포츠가 발전하면서 유니폼으로 선수의 소속 팀을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유니폼 규정은 점차 자세해졌어요.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종목에 따라 유니폼 규정을 두고 선수들 라커룸에 이를 게시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실격 처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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