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샘 기도>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루카 2,11)
오늘밤, 우리의 아기! 구세주 나셨습니다. 왕방울의 소의 눈이 기쁨에 경악하고, 어린양의 떨리는 탄성에 잠들었던 만물이 깨어납니다.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첫 울음 속에서,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는 백인대장의 고백을 듣습니다.
포대에 싸여 있듯, 뭇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머리 둘 곳조차 없으시다가 눕지도 않은 채 십자가에 못 박혀 세워질 연약한 아기, 내가 휘두른 채찍에 온몸이 부서질, 그러면서도 생명을 주시고자 저를 부르신 이여!
당신을 품에 안게 하소서. 안은 당신 가슴에 머리를 묻고 새로 나게 하소서! “목마르다”라고 외치는 당신 음성을 듣게 하소서. 제 생명을 주신 이여!
당신은 남북이 철조망으로 가로막힌 우리의 마음 속 투박한 담 벽이 세워진 이 곳에 ‘평화의 왕’으로 오십니다. 여기, 다윗의 조그마한 고을 한반도, 가로막은 울타리를 걷어내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우리의 아성을 부수소서! 오, 임마누엘, 저희와 함께 계신 아기 예수여!
아멘.
- 성 베네딕도 수도회 양주 올리베따노 분회/이영근 아오스팅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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