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에 자리한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일종의 환상과 같은 것이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경이 될 만큼 수려하고도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땅이라는 점, 황사도 모자라 미세먼지, 나아가 초미세먼지까지 들이닥치는 이곳과는 달리 공기마저 달콤한 지구 상 마지막 청정지역이라는 점, 그리고 경쟁보다는 상생을 우선시하며 살아가는 복지국가 중 하나라는 점이 그것이다.
말만으로도 천국 같은 뉴질랜드에 사는 이들이 삶에 대해 하는 고민은 우리네 것과 다르지 않을까. 초등학생만 되어도 밤늦은 시각까지 학원에 메여 사는 우리와 달리 9시도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드는 뉴질랜드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도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것을 추구하며 살더라도 인간이기에 갖게 되는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인도네시아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5개 부분에서 수상한 다큐멘터리 영화 ‘체인지 ; 생명전자의 효과(Change)’의 뉴질랜드 첫 시사회에서 이를 목격할 수 있었다고 일지리오피스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체인지’의 뉴질랜드 첫 시사회가 지난 4월 2일(현지시각) 노스랜드(Northland, 북섬) 최북단에 자리한 파노스의 가장 큰 도시인 케리케리(Kerikeri)에서 열렸다. 미국에서 ‘체인지’ 영화를 접한 자녀의 소개로 영화를 알게 된 지나 가르시아(Gina Garcia, 82) 씨가 ‘체인지’의 총감독 겸 제작자인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이 뉴질랜드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시사회를 마련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 한국 등지에서 ‘체인지' 시사회는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천 명에 가까운 관객들이 모여 대성황을 이뤘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의 시사회는 갑작스럽게 진행되어 가르시아 씨의 지인 20여 명이 그녀의 집에서 모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어느 대규모 시사회보다 특별하게 진행되었다.
뉴질랜드 ‘체인지’ 시사회는 그 시작부터 특별했다. 시사회가 시작할 시간이 되어 관객들이 자리를 잡고 화면 앞에 모여 앉자마자 이 총장은 “모두 밖으로 나오시라”고 했다. 영화 시사회로 알고 온 관객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해가 저물어가는 마당에 모여 섰다.
그러자 이 총장은 “우리에게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 다만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라며 “지금 해가 지고 있다. 저물어가는 태양 빛을 통해서 우리가 모르고 있던 감각을 깨우고 빛을 느끼는 명상을 하겠다”고 했다. 노을 명상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저마다 마당에서 자리를 잡고 서서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얼굴, 팔, 배, 다리… 온몸으로 태양 빛을 받으며 관객들은 빛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 다큐멘터리 영화 '체인지'의 뉴질랜드 첫 시사회에 앞서 관객들이 감독 이승헌 총장의 지도에 따라 노을 명상을 하고 있다.
[제공=일지리오피스]
특별한 노을 명상으로 준비를 마친 뉴질랜드 ‘체인지’ 첫 시사회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한국인 감독이 미국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이지만 이 영화가 인도네시아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것도, 일본과 한국에서, 그리고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서도 큰 인기를 끈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뉴질랜드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누구나 바라는 삶의 변화를 이루는 비밀을 뇌에서 찾는 ‘체인지’는 뉴질랜드의 관객들에게도 명쾌하게 다가갔다. 자칫 모호할 수 있는 개념을 최신 과학인 양자물리학에서부터 시작해 인간의 본성까지 폭넓게 풀어냄으로써 이해를 넘어 공감과 감동의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체인지’ 영화 상영에 이어 마련된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졌다. 감독인 이 총장은 가장 먼저 “인간은 반신반수(半神半獸)라 한다. 동물적인 부분도, 신과 같은 영적인 부분도 모두 갖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개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인간은 ‘Who am I?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 영혼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해 끈질기게 답을 구하는 이는 아주 드물다. 이 총장은 “인간에게는 모두 아름다운 영혼이 있지만 그 영혼을 제대로 느끼는 감각을 터득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는 수영이나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이 훈련을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명쾌하게 말했다.
수영, 자전거 타기와 같이 훈련하면 누구나 자신의 영혼, 자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훈련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 변화를 바라는 것이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삶의 변화는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들을 때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 자신의 영혼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자신의 마음, 영혼, 존재와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을 잊고 돈, 집, 차, 명예와 같이 눈에 보이는 가치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더 중요한 가치, 절대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일까.
▲ '체인지' 시사회 이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이승헌 총장이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느끼는 '지감수련'을 지도하고 있다.
이 총장은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에너지 트레이닝’을 소개했다. 에너지는 광(光) 음(音) 파(波) 세 가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빛 힐링’과 ‘뮤직 트레이닝’으로 생활 속에서 자신을 훈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에너지 수련법의 하나로 한국의 고유한 선도문화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지감(止感)’ 수련을 전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눈을 감고 자신만의 리듬, 자시만의 에너지 흐름을 찾아가며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너지를 느낀 관객들에게 이 총장은 “진정한 변화를 만나고 싶다면 자신만의 에너지,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며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린 시절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에너지를 찾고 자신감을 회복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후 삶의 매 순간 변화를 선택하며 뇌교육을 만들었다. 또한 온 세상의 지구인들이 자신과 같이 뇌의 참 주인, 자기 삶의 진짜 주인으로 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난 30여 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총장은 “모든 인류가 자기 뇌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에너지를 찾아서 삶의 주인, 이 지구의 주인으로 널리 이로운 지구를 꿈꾸고 있다”며 “이곳 뉴질랜드에서 바로 지구인들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고 말하며 시사회를 마무리했다.
뉴질랜드 첫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관객들은 저마다 ‘체인지’에 대해, ‘에너지 수련’, ‘지구인 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질문을 쏟아냈다. 관련 서적이 있느냐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이웃 나라 호주에서도 이런 수련법이 있느냐는 질문, 뇌교육을 가족과 지인에게 알리고 싶다는 관객들까지 뜨거운 호응 속에서 시사회가 끝났다.